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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자본재분배 성적표]IPO 서두르지 않는 HD현대로보틱스[HD현대]⑤물적분할 때 현금 위주 자산 구성해 투자 여력 확보

김형락 기자공개 2023-05-25 10:18:12

[편집자주]

지주사의 주요 역할 중 하나가 그룹 각 계열사에 대한 자본재분배다. 지주사는 재무건전성 우위 계열사로부터 배당수익과 상표권사용수익 등을 수취해 이를 재원으로 유상증자나 사채인수 등 방법으로 열위 계열사를 지원한다. 하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무리한 자본재분배는 우위 계열사까지 망가뜨리고 지주사의 재무건전성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 THE CFO가 각 그룹 지주사의 자본재분배 형태와 이에 따른 재무지표상 변화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9일 10:3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로보틱스는 경쟁사와 달리 기업공개(IPO)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 지주사 HD현대에서 현금을 넉넉히 들고 독립한 덕분이다. 2대주주 KT도 투자금 회수가 시급한 상황은 아니다. 서비스 로봇 등 향후 로봇 수요 성장에 대비해 시장을 조기에 선점하는 확장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현대로보틱스는 2020년 KT에서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 IPO)를 유치할 때만 해도 빠르면 2년 안에 상장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 판단했다. KT는 현대로보틱스 기업가치를 5000억원으로 평가하고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500억원(지분 10%)을 납입했다.

현대로보틱스는 지난해 이른 상장을 선택하지 않았다. 올 상반기에도 IPO 움직임이 없다. 연내 상장을 목표로 잡은 협동로봇(로봇팔) 제조사 두산로보틱스(지난해 자산총계 636억원)와 다른 행보다. 현대로보틱스 주주 구성은 최대주주 HD현대(지분 90%)와 2대주주 KT(10%)로 변동이 없다.

◇ 2년 치 설비투자 상회하는 현금 보유

현대로보틱스는 당분간 조달 활동을 펼치지 않아도 될만큼 현금을 들고 있다. 지난해 말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은 967억원이다. 올해 현대로보틱의 예상 설비투자액은 101억원이다. 내년 설비투자 계획은 27억원 수준이다.


생산능력 확충이 시급한 과제는 아니다. 현대로보틱스는 2021년부터 생산시설 가동률이 31~32% 수준이다. 지난 1분기 말 수주잔고는 7361만달러(약 983억원)다. 연간 생산능력은 △산업용 로봇 8160대 △평판디스플레이(FPD) 로봇 8880대다. 올 1분기 서비스로봇 120대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보했다.

연구개발(R&D) 비용 부담이 과중한 편도 아니다. 매출액 대비 8%선에서 R&D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R&D 지출은 △2021년 147억원 △지난해 152억원이었다.

현대로보틱스는 지주사에서 떨어져 나올 때부터 투자금을 감당할 재무 여건을 갖췄다. HD현대는 2020년 5월 투자사업 부문 등을 제외한 로봇사업 부문을 현대로보틱스로 물적분할하고 순수 지주사로 전환했다. 분할 설립 당시 현대로보틱스 별도 기준 자산총계는 3678억원이었다. 이 중 현금성 자산이 22%(800억원)로 가장 비중이 컸다.


물적분할 직후 프리 IPO 투자금도 들어왔다. 현대로보틱스는 2020년 6월 KT에 신주를 발행하고, 운영자금 500억원을 확보했다. KT와 서비스 로봇·스마트팩토리 사업 협력 계약도 체결했다. 현대로보틱스는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KT는 운영 소프트웨어 개발·적용을 담당하기로 했다. 지능형 로봇과 자율주행 알고리즘은 양사가 공동으로 개발한다.

현대로보틱스는 지난해까지 설립 첫해 수준의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자본총계는 2857억원, 부채총계는 1275억원이다. 부채비율은 45%다. 2020년 말 부채비율은 46%였다.

◇ 매출 1800억원대 정체, 수요처 다각화·해외시장 공략 성과내야

HD현대그룹은 로봇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투자는 로봇시장 성장 속도에 맞춰 집행하고 있다. 1984년 현대중공업 용접기술연구소 내 로봇전담팀에서 출발한 로봇사업은 분할·합병을 거쳐 지금의 현대로보틱스로 이어졌다.

매출은 정체 상태다. 현대로보틱스의 2020년 연결 기준 매출은 1953억원이었다. 2021년과 지난해 매출은 각각 1893억원, 1807억원을 기록했다. 주력 시장인 자동차 제조 분야 설비투자가 저조해 외형성장을 달성하기 어려웠다.

수익성도 일정하지 않다. 2020년 연결 기준으로 영업이익 28억원을 올렸다가 이듬해 영업손실 160억이 발생해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다시 영업이익 106억원을 거두며 흑자로 전환했다.


HD현대가 2019년 로봇사업 분사를 준비하며 수립했던 2024년 매출 목표는 1조원이다. 현대로보틱스는 전기·전자, 건설, 식품·유통 등으로 로봇 수요처를 다각화해 매출을 늘려갈 예정이다.

현대로보틱스의 주력 제품은 자동차·일반 산업 공정에 쓰이는 산업용 로봇이다. 지난해 산업용 로봇 매출 비중은 66%(1193억원)다. 그 뒤로는 △디스플레이 패널 운반용 FPD 로봇이 17%(306억원) △로봇 부품 판매·AS 등이 13%(238억원) △스마트팩토리가 4%(65억원)를 차지했다.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2019년 지주사 사업부 시절 중국 판매법인(Hyundai Robotics Investment(Shanghai)) 설립을 시작으로 분할 후인 2021년에는 유럽 법인(Hyundai Robotics Europe)을 설립했다. 지난해 현대로보틱스의 지역별 수익은 △국내 1230억원 △아시아 439억원 △유럽 117억원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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