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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랜드는 왜 상장할까 [thebell desk]

이경주 기자공개 2023-05-25 10:16:56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4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이 기업공개(IPO)를 하는 데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성장속도를 높이기 위한 재원마련이 가장 긍정적 케이스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공급 능력보다 앞서 생산을 늘려야 하는데 투자할 돈이 없는 경우다. 신주모집을 통해 회사로 자금을 유입시켜 투자에 활용한다. 상장 후 실적과 기업가치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구주주와 공모주주 모두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는다.

재무적 부담을 낮추기 위한 목적일 때도 있다. IPO는 재무개선을 동반하는 조달활동이다. 신주모집을 하면 자본이 늘어나고 부채비율이 낮아진다. 유입된 현금으로 차입을 상환하면 유동성 리스크와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다. 대주주가 현금이 필요해 구주매출 목적으로 IPO를 할 때도 있다. 후자들은 기업성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공모주주 입장에선 매력적이지 않다.

다양한 목적이 혼재된 경우도 있다. 성장과 함께 재무부담도 낮추려 하거나, 성장과 구주매출을 노리는 경우다. 확실한 것은 후자(재무, 구주매출)가 1순위 목적이라고 밝히는 기업은 없다. 성장에 대한 스토리를 기본적으로 장착한다. 공모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노브랜드(nobland)는 재무지표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의류 ODM(제조자개발생산)으로 우수한 펀더멘털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매출(5529억원)과 영업이익(477억원)이 상당하다. 10년전인 2012년에 비해 매출(2910억원)은 두 배 가까이, 영업이익(132억원)은 세 배 이상 늘었으니 사업기반이 안정적이라 볼 수 있다.

다만 재무부담이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총차입금이 1028억원이다. 그 중에서도 만기가 1년이내인 단기성차입이 약 1000억원으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단기차입금의존도가 38.5%다. 벌어들이는 돈 대비 차입규모가 크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지난해 EBITDA가 477억원이었고 전년은 208억원이었다.

현금흐름 측면에서보면 더 큰 금액을 빌리고 갚고 있다. 지난해 2085억원을 단기차입했고, 또 2279억원을 갚았다. 현재와 같이 변동성이 큰 시기 신용도가 낮은 중견사 체급에선 피해야 할 자금운용 구조다. IPO 목적이 어떻든 구조적으로 차입해소나 장기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주목할 포인트가 더 있다. 노브랜드가 지난해 창업주인 김기홍 회장의 개인회사 H.W.I인터내셔널(H.W.I International Inc)을 1018만달러를 주고 사들였다. 한화로 약 135억원 규모다. 회사 입장에선 IPO를 앞두고 성장이나 유동성 관리와 거리가 먼 거래를 했다. 덕분에 노브랜드는 IPO에서 공모주주들이 기피하는 대주주의 구주매출 가능성을 줄였다. 이미 대주주가 현금을 쥐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하게 된다. 노브랜드의 IPO 목적은 무얼까. 공모 과정에서 유심히 살펴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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