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6월 05일 07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는 기관투자가들에게도 엄혹한 시간이었다. 전통자산인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고꾸라지면서 국민연금을 비롯한 대다수 국내 기관들의 수익률이 하락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한국 기관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은 아니다. 마이너스(-)이기는 하나 기준수익률인 벤치마크(BM)를 상회하는 등 글로벌 최상위 연기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한 경우도 있다.그러나 기관들은 '할많하않'(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이다. 무슨 말을 한들 가입자들에게, 상위기관들에게는 변명으로 들릴 것이 뻔했다. 오히려 더 큰 불호령으로 돌아오고 얼마 없는 보상마저 뺏길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숫자를 통한 증명이다. 그리고 올해가 절반이 채 지나기도 전에 국내 기관들은 실력을 입증하고 있다. 공적연금인 국민연금,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거두며 선전하고 있다.
특히 공무원연금의 활약상이 눈에 띈다. 올 5월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입었던 손실을 전액 회복했다.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거두며 템포 빠른 반전에 성공했다.
공무원연금은 다른 공적연금보다 규모가 작다. 또 주식과 채권 비중이 다소 작아 상하 진폭이 적은 구조이기는 하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절대 과소평가할 수 없는 성과다.
최근 대체투자 자산을 다변화하는 과정에서도 한국 출자자(LP)의 존재감을 키우는 데 일조하고 있다. 공무원연금은 설립 후 처음으로 해외 바이아웃(경영권 거래)·그로쓰캐피탈(성장형투자) 전략 사모투자펀드(PEF) 위탁 운용사 선정을 추진 중이다.
공무원연금은 그간 점진적으로 해외 사모대출펀드(PDF) 등 대체투자를 확대했다. 입소문을 타고 글로벌의 쟁쟁한 PEF 운용사들이 운집했다. 총 29곳이 서류를 접수했다. 글로벌의 유명한 PEF 운용사는 모조리 출사표를 던졌다. '과열 경쟁'이 벌어지면서 해프닝도 있었지만 공무원연금은 노련하게 대처했다
이런 고군분투가 내부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뤄졌다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다. 현재 공무원연금 이사장은 공석 상태다. 연금개혁 논의로 공단 직원 사이에 불안감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모두 맡은 일을 묵묵히 해내고 있다.
작년 경제위기에 수익률이 저조했을 때 거친 언사들이 난무했다. 기관의 수익률 저조를 분노로 직결시키기 전에, 어떤 점을 보완해 주고 제도를 개선할지 고민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이는 꼭 공무원연금만의 얘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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