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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증권 새주인 찾기]시작만 창대했던 비운의 주인공 '펀드 슈퍼마켓'만년 적자 꼬리표…돌파구 신사업도 성과 전무

윤기쁨 기자공개 2024-02-19 08:13:00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4일 14: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포스증권이 한국증권금융에 인수된 지 6년여만에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등장했다. 설립 이후 현재까지 '만년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한국포스증권은 매해 지속된 적자로 부분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수차례 주인이 바뀐 한국포스증권은 한국증권금융과 파운트로 등으로부터 수차례 긴급 수혈을 받았다. 그러나 미비한 경쟁력으로 재기에는 사실상 실패했다. 유상증자와 무상감자로 누적 결손금을 해소해도 그 때 뿐이었다. 수익화와 미래 성장 가능성이 전무한 상황에서 주주들은 매각을 결정했다.

현재 최대주주는 지분 51.68%를 보유한 한국증권금융이다. 2022년 200억원대 유상증자에 참여한 파운트는 28.64%로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외에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등 운용사들이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다.


◇'폭탄돌리기'된 포스증권, 주인 바뀌어도 수익화 실패

한국포스증권은 2013년 9월 47개의 자산운용사와 펀드평가사들이 200억원을 출자해 펀드온라인코리아로 설립됐다. 판매사나 특정 운용사 입김에서 벗어나 중립적인 펀드 시장을 만들고 온라인 판매를 활성화 시키자는 취지로 세워졌다. 오프라인 지점 없이 온라인 펀드 전문 쇼핑 애플리케이션인 '펀드슈퍼마켓'을 출시했다.

이들이 내세운 강점은 오프라인 대비 저렴한 수수료였다. 공모펀드 활성화라는 공익적 목적을 인정받아 일반 펀드 판매 보수 대비 3분의 1에 불과한 'S클래스'를 독점하고 있다. 가령 A 펀드에 1000만원을 투자한다고 가정하면 생명사나 증권사, 은행 지점에서는 최대 20만원에 가까운 보수와 수수료를 지불해야한다. 반면 한국포스증권을 통해 가입하면 5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그러나 오로지 저렴한 수수료에만 의지한 빈약한 경쟁력은 시장에서 외면을 당했다. △2014년 순손실 78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2016년 73억원 △2018년 62억원 등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동시에 결손금 규모도 △2016년 239억원 △2018년 328억원으로 증가했다.

2018년 한국포스증권은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400억원 긴급 수혈을 받는다. 한국증권금융은 한국포스증권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쇄신에 나선다.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한 것도 이 때 부터다. 아울러 판매 채널 정비, 신사업 확대 등에 나섰지만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다. 이에 2022년 또 다시 새로운 주주로 파운트가 등장,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지원사격에 나선다. 당시 AI(인공지능) 스타트업이 증권사를 인수한 최초 사례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2015년 설립된 파운트는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파운트 입장에서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파운트는 기존에는 우리은행, 삼성생명, 메트라이프 등 20개 금융사에 솔루션을 공급하는 등 B2B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로보어드바이저에 기반한 다양한 금융상품을 선보였다.

외연 확장과 먹거리 발굴을 위해 선택한 건 한국포스증권이었다. 파운트는 파운트자산운용과 파운트투자자문, 파운트인슈어런스 등 자회사를 출범하면서 운신의 폭을 확대해 나갔지만 B2C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계약자산 규모는 1조3000억원, 일임계약 고객 수도 1만6000명에 그쳤다.

파운트는 모바일 비대면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개인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을 세웠다. 핀테크 기술을 활용해 계좌개설과 투자실행에 나서는 등 한국포스증권에서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전 사업 부문에 연결시켰다. 펀드슈퍼마켓 플랫폼을 활용해 ETF(상장지수펀드) 매매나 개인연금, 사모펀드 등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구상이었다.

특히 한국포스증권이 퇴직연금사업자라는 점과 수수료가 절대적으로 저렴한 'S클래스'에 주목했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개인연금 시장을 잡기 위해 로보어드바이저를 결합한 연금저축, 개인형퇴직연금(IRP)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었다.

◇빈약한 경쟁력…신사업 지지부진 '밑빠진 독에 물붓기'

하지만 당초 파운트 기대와 달리 한국포스증권의 신규 사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파운트의 자본확충 실탄을 등에 지고서도 계획한 신규 서비스 출시가 계속해서 지연됐다. 2년여간 별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적자에 허덕이게 되면서 결국 매물로 나오게 된 것으로 업계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한국포스증권은 파운트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개인연금, ETF 등 수익원 확대에 나섰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일반펀드와 연금저축계좌에서 ETF를 실시간으로 거래, 차별화된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제공할 예정이었다. 2021년부터 실시간 매매 시스템 개발에 나서는 등 의지를 보였지만 서비스 론칭은 계속해서 미뤄졌다.

사모펀드 판매업, 개인형 퇴직연금(IRP) 신탁업, 부동산·특별자산 펀드 컨설팅업 등 다양한 라이선스도 획득했지만 실제 의미있는 성과로 이어지진 않았다. 야심차게 내놓은 맞춤형 상품 큐레이션, 연금전문 VIP센터 등도 가시적인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

파운트가 주목했던 저렴한 수수료와 편리한 펀드 매매 플랫폼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미 치열해진 온라인 펀드 판매 시장에서 유사 서비스가 다수 등장한 영향이다.

특히 개인투자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온라인 특화 증권사로서 장점도 퇘색됐다. 2018년 82.65%에 달했던 개인 비중은 △2019년 73.94% △2020년 54.76% △2021년 42.41%로 △2022년 66.37% △2023년 57.45% 등 유의미한 수치를 내진 못했다.

펀드 판매 점유율도 1%를 밑돌고 있다. 내부적으로 손익분기점(BEP)을 넘기는 수탁고를 3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판매잔고는 1조8162억원으로 증권 판매사 34사 중 22위에 불과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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