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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 CEO]"디지털트윈 선두, 글로벌 톱티어 반도체 회사 러브콜"이승호 이안 대표 "S사 중심에서 고객 다변화, SK하이닉스부터 글로벌 기업까지"

양정우 기자공개 2024-02-22 07:36:30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1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지털트윈 팹(FAB·반도체 제조라인)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안이 코스닥 상장을 시도하고 있다. 이미 현금을 창출하고 있는 견조한 펀더멘털에 최근 반도체 섹터의 가파른 상승까지 IB업계에서는 성공적 증시 데뷔를 점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창업 후 국내 굴지의 S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디지털트윈은 가상공간에서 먼저 설계를 한 후 시뮬레이션을 거쳐 시공하는 기술이어서 초대형 제조라인을 구축할 때 요긴하게 쓰이기 때문이다. 그간 고객 다변화에 시동을 건 결과 S그룹 계열뿐 아니라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글로벌 톱티어 반도체 기업을 든든한 우군으로 확보해 나가고 있다.


◇SK텔레콤 협업, SK하이닉스 랩 공략…대규모 설비 구축, 디지털트윈 솔루션 필수

이승호 이안 대표(사진)는 "SK텔레콤과 맞손을 잡고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팹에 디지털트윈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들 계열이 이안의 기술력을 신뢰하고 있어 향후 SK온 등 대규모 생산설비가 필요한 다른 계열사까지 고객사로 확보할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안은 2011년 디지털트윈 기술의 개발에 착수했고 2014년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그 뒤 S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파트에 성공적으로 솔루션을 제공했다. 반도체, 플랜트 등 대규모 공장의 경우 전통적 설계 방식은 준공 단계에 따라 작업자별로 개별 설계에 나서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이 때문에 기존 설계 간의 상호 간섭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 재작업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난제 탓에 초대형 제조라인을 구축할 때는 시공 지연과 비용 상승이 늘상 뒤따랐다. 하지만 디지털트윈 기술을 통해 가상공간에서 '선 설계→시뮬레이션'을 미리 마치고 건설 현장에서 '후 시공'에 나선다면 공장 준공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게 가능하다. 이 덕에 S사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톱티어 기업이 이안의 솔루션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트윈은 단순한 3D 설계 기술이 아니다. 3D 건설 모델링 데이터에 실시간 운영 기술과 데이터 연동 지능화 기술이 추가된다. 설계사와 시공사, 감리사에게 실시간으로 협업할 수 있는 가상 공간을 제공해 업무 효율성을 확연하게 개선시킨다. 그간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생산량 예측, 생산 프로세스 최적화 등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표는 "그간 굴지의 대기업을 상대로 노하우와 기술력을 입증한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부한다"며 "다른 글로벌 기업에 좀더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동시에 디지털트윈 접목 섹터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IB업계에 따르면 기존 고객사는 평택, 용인, 미국 텍사스 등 여러 공장에서 추가 증설이 예상되고 있다. 이런 플랜이 현실화되면 이안도 디지털트윈 사업의 추가 수주가 유력하다. 해외 반도체 제조사의 팹 건설을 놓고 이안은 공격적 영업에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S사를 상대로 실적을 거둔 트랙레코드를 갖고 있는 건 강력한 세일즈 포인트로 여겨진다.

여기에 2차 전지, 바이오 산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초대형 제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면 섹터의 유형을 불문하고 새로운 고객사로 확보할 수 있다. 2차 전지의 경우 국내에서 가장 '핫'한 산업으로 자리잡았고 바이오 영역 중에서는 약품 생산의 볼륨이 중요한 바이오시밀러 기업이 디지털트윈 솔루션에 관심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는 쏠림이 지나친 사업 모델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게임업체 중에서는 '원게임' 리스크에 발목을 잡힌 기업이 적지 않고 매출처가 특정 대기업인 업체도 실적 부침이 클 것으로 짐작한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기업이라면 오히려 추가 고객사를 확보할 가능성이 성장 잠재력으로 평가받는다.

◇CAD 전문가서 디지털트윈 기업 창업…중·미 현지 공략 전초기지 확보

이 대표는 어릴 때부터 디자인에 남다른 소질을 갖고 있었다. 학창시절 설계 프로그램인 CAD를 접하면서 설계와 디자인에 한층 더 매료됐다. 대학교에서 전공도 기계설계와 연계된 치공구설계과를 선택했다. 이 때부터 머리 속 상상을 형상화하는 작업에 대한 애착이 컸던 셈이다.

벤틀리 시스템즈의 국내 총판인 율시스템에서 일한 것도 이안을 설립하는 데 한몫을 했다. 벤틀리 시스템즈는 CAD 프로그램 전문기업이다. 당시 벤틀리의 250개 솔루션 가운데 약 100여 개를 분석해 교재까지 만들어 고객을 상대로 직접 교육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확보한 고객은 약 200여 곳에 달했다. 3D 기반의 CAD 설계에 대한 기술력은 물론 신뢰를 내세운 영업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 뒤 이안의 창업을 결심했고 글로벌 최초로 디지털트윈 팹 기술을 개발했다. 이제 전 세계 반도체 기업을 자사 고객으로 확보하는 제2의 도약에 드라이브를 걸 정도로 성장했다. 2014년 12월 중국 서안과 2022년 2월 미국 텍사스에 각각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기존 고객사의 반도체 공장 건설에 맞춰 설립했지만 세계 진출의 전초 기지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안은 산업용 디지털트윈 플랫폼에도 힘을 싣고 있다. 설계 산출물을 기반으로 공장의 설계, 시공, 유지보수 단계까지 전체 생애주기의 관리를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디지털트윈 팹 설계 사업을 소화하면서 대용량 3D 데이터를 대거 축적한 끝에 시공 현황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한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시공 현황, 공정, 실적, 안전관리 등 각종 업무를 소화할 수 있다.

이안의 상장주관사는 하나증권이다.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향후 거래소측에서 승인 여부를 확정지으면 곧바로 코스닥 입성에 나설 방침이다. 심사 과정에서 돌발 이슈가 생기지 않으면 하반기 내로 증시에 이름을 올리는 게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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