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LG생건 이정애 체제 1년 점검]실적 악화 속 재무 체력은 강화, 올해 '성장' 변곡점①브랜드 리뉴얼·해외 사업 재정비 적극 추진, 경영 목표 제시로 의지 표명

정유현 기자공개 2024-03-25 14:08:06

[편집자주]

18년간 LG생활건강을 이끌어온 차석용 체제가 막을 내리고 이정애호(號)가 출항한지 1년이 지났다. 지난해 사업 구조조정과 브랜드 리뉴얼 등을 추진했지만 중국 부진 여파 영향으로 수익성은 회복되지 않았다. 올해 역성장 고리를 끊어내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더벨은 이정애 대표의 부임 첫 해인 2023년의 성과를 짚어보고 반등을 위한 넥스트(Next)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0일 0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LG생활건강의 구원투수로 투입된 이정애 대표(사진)가 부임 첫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중국 부진 여파가 지속되면서 역성장의 고리를 끊지 못했다. 이익 규모는 줄었지만 부진 사업 구조조정 등의 노력으로 재무 체력은 강화된 점은 눈길을 끈다.

이 대표가 지난 1년간 사업 전반을 탐색하고 산적한 과제 해결법을 구상하는 시간을 가졌다면 올해는 성장 전환을 이루기 위한 전략을 본격 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사업 재정비와 화장품 리브랜딩 등을 통해 성장 모멘텀을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의 과제로 꼽힌다.

◇이정애 대표 구원투수로 등판, 산적한 과제 해결 진행 중

LG생활건강은 17년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이 우상향했지만 중국 수요 침체로 2022년 첫 역성장을 기록했다.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화장품 브랜드 '더후'의 매출 하락 여파가 거셌다.

이 시기 17년 연속 성장 신화를 쓴 차석용 전 대표가 용퇴를 결정하며 18년만에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2023년 정기인사를 통해 이정애 대표가 수장으로 올랐고 LG생활건강은 분위기 쇄신을 통해 반전을 도모했다. 이 대표는 화장품·음료·생활용품 3개 사업부를 모두 거치며 마케팅 분야 역량을 쌓은 점에서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대표는 공채 출신 최초 여성임원으로서 '그룹사 첫 여성 CEO' 수식어가 붙는 등 의미있는 인물이지만 아직까지는 LG생활건강의 구원투수로 더 불리는 분위기다. 수익성 반등, 해외 사업 체질 개선 등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고 취임을 한 영향이다.

부담감이 큰 이 대표는 지난 1년간 주력 매출원인 화장품 사업 체질 개선에 나섰다. 중국 현지 매장을 철수하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북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시장과 고객 변화 방향에 맞춰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현지 유통 기반 확대를 위해 전열을 가다듬었다.

지난해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화장품 브랜드 리뉴얼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후 실행했다. 가장 먼저 주력 브랜드인 '더후'를 13년 만에 리뉴얼했다. '후(后)' 디자인은 그대로 남기되 'The history of 后'를 'The Whoo'로 축약해 가독성을 높였다. 2030 여성을 공략한 '로얄 레지나' 라인을 신규로 론칭하고 배우 안소희를 모델로 기용했다.

숨 37℃은 브랜드는 클린 뷰티로 리빌딩하면서 MZ세대로 고객층을 확대하고 있다.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씨엔피(CNP)는 현대인의 민감성 피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신규 라인을 출시했다.

◇화장품 매출 비중 41.4%까지 축소, 재무 지표 흐름 '긍정적'

이 같은 노력에도 화장품 매출 비중 축소 흐름을 반전시키지는 못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41.4%(2조8157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54.9%에서 2022년 44.7%로 대폭 축소됐는데 지난해도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주력 매출원인 화장품 비중이 줄어들며 전체 성과도 2년 연속 뒷걸음질쳤다. 지난해 전사 연결 매출은 6조8048억원, 영업이익 4870억원, 당기순이익 163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3%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1.5%, 36.7% 줄었다.

지난해 수익성은 아쉬웠지만 재무 건정성은 제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외형과 내실 모두 성장한 영향으로 LG생활건강은 탄탄한 재무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실적은 악화되며 재무 체력이 떨어질 수 있었지만 건전성 유지에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해석이 된다.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30.1%다. 2022년 말 33.5% 대비 3.4%포인트 낮아졌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자본적 지출(CAPEX)와 배당금 지급금을 뺀 잉여현금흐름은 3984억원을 기록했다. 1297억원을 기록한 2022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차입금 의존도도 4.8%로 최근 5년래 최저치다.

2년 연속 외형과 내실 모두 역성장하며 부담이 컸지만 이 대표는 올해 매출 목표치를 제시하며 성장의 변곡점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LG생활건강은 실적 발표 후 공개한 IR 자료에 '2024년 경영목표'를 담았다. 최근 3년간의 연간 실적 발표 자료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겨있지 않았다. 성장 전환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LG생활건강 측은 "올해 매출 목표는 전년 대비 한 자릿수 성장이다"며 "2024년을 근본적인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부진을 털어내는 동시에 성장의 변곡점으로 만들어 가고자한다"고 설명했다.


◇목표 실현 위한 전략 가동, 채널·지역 다변화 승부수

성장의 변곡점을 맞이하기 위해 이 대표는 올해 국내에서는 차별적인 신제품을 출시하고 온라인과 H&B 채널을 중심으로 성장을 도모한다. 중국의 경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의 자산 가치를 제고하며 더후를 중심으로 브랜드와 채널을 선별적으로 육성한다.

북미, 일본,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의 다변화를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 각 지역별 특화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북미는 M&A, 중국은 더후 브랜드 가치 제고, 일본은 색조에 무게를 둔다.

온라인 전략을 살펴보면 이미 네이버 쇼핑의 '도착보장' 서비스에 입점해 화장품과 생활용품 2000여 종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쿠팡과 5년 만에 직거래를 재개했다. 알리 등 신규 채널에 진입하며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브랜드별 자사몰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숨37°, 오휘, 글린트 등의 직영몰을 개설했다. 올해 1월 더후 직영몰을 오픈하며 온라인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브랜드별로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채널까지 구현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 측은 "글로벌 브랜드 육성과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