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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기업 밸류 분석]'차량용 카메라' 세코닉스, 독점적 지위로 '승승장구'①자율주행 부품 전반에 적용, 작년 매출 5000억 첫 돌파

이상원 기자공개 2024-04-04 07:57:42

[편집자주]

테크(Tech) 기업은 원재료 가격과 판매단가에 따라 이익 변동 폭이 큰 경우가 많다.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 테크기업들은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만큼 밸류에이션도 글로벌 추이에 따라 움직인다. 주가를 밀어 올리는 원동력은 실적이지만, 글로벌 시장 트렌드 변화 속에서 기업의 기존 사업과 신사업 전략 등이 방향성을 잘 맞춰가고 있는지를 투자자들은 평가한다. 더벨은 각 테크기업이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 밸류는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보고 앞으로 밸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요인과 변수는 무엇인지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3일 0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코닉스는 광학렌즈 기술력으로 자율주행 수혜주로 거론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2000년대 초 국내 최초 모바일용 카메라 렌즈 국산화에 성공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마침 휴대전화에 카메라 탑재가 본격화되고 이후로는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면서 성장을 거듭해 왔다.

모바일용 카메라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가던 중 중국이란 암초를 만났다.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지자 세코닉스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이 시장에서 밀려나게 됐다. 그렇게 경쟁사들은 사라져갔지만 세코닉스는 발 빠르게 차량용 카메라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기존 렌즈 기술력을 차량용 카메라에 이식한 것이다.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세코닉스는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기술 '드라이브 PX2' 개발에 참여를 제안받기에 이르렀다. 이후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로 큰 주목을 받자 세코닉스의 주가도 출렁이는 모습을 보여왔다. 다만 세코닉스가 참여하는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하드웨어 사업이 실적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유일하게 살아남는 광학렌즈 기업, 엔비디아와 인연 주목

세코닉스 전신은 일본 광학렌즈 기업 세키노스가 1988년 한국에 설립한 법인이다. 1996년 고 박원희 회장이 이를 인수했다. 광학렌즈 국산화를 꿈꾸며 투자를 이어간 끝에 1998년 삼성전자로부터 모바일용 제품 개발 사업을 따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성장을 이어갔고 2001년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 뒤 코스닥에 상장했다.

2006년경부터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며 차량용 카메라 렌즈 개발에 돌입했다. 기존 모바일용 렌즈가 더이상 중국과의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란 점을 고려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에도 중국산 렌즈가 탑재될 정도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모바일용 렌즈 회사들이 실적 악화로 시장에서 발을 뺐다. 이중 상장사도 포함됐다.

세코닉스가 살아남은 것도 2007년 무렵 차량용 카메라 렌즈 개발에 성공한 결과다. 당시만 하더라도 국내에서 차량용 렌즈 기술을 보유한 곳은 흔하지 않았다. 광학렌즈 기업 가운데 사실상 세코닉스만 유일하게 생존했다. 그 후로도 MEGA급 디지털카메라, 조향연동카메라 등 국내 개발을 여전히 주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차선인식(LDWS), 차선유지지원(LKAS), 전방추돌경고(FCW), 하이빔어시스트(HBA), 카메라모니터시스템(CMS) 등 자율주행 기술에 적용되는 부품 개발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주요 부품은 현대모비스, 컨티넨탈, 젠텍스 등 글로벌 기업에 공급 중이다.

2018년부터는 엔비디아와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세코닉스가 차량용 렌즈 시장에 뛰어든 지 약 10년째 되던 2016년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인공지능(AI)을 구현하는 슈퍼컴퓨터 '드라이브 PX2'를 선보였다. 세계 첫 차량용 슈퍼컴퓨터로 자율주행 기술에 딥러닝을 접목해 신개념의 자율주행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였다.

세코닉스는 차량을 통제하는 보드에 탑재되는 카메라에 렌즈를 공급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작사가 선보인 자율주행차 기술에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분위기였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 파트너를 물색하던 과정에서 세코닉스를 접하게 됐다. 이후로 엔비디아의 주가가 상승할 때마다 세코닉스의 주가도 연동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엔비디아가 자율주행 기술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레벨3 자율주 반도체 분야에서 엔비디아는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보유하며 토요타, 폭스바겐 등과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협력을 확대하는 등 일부 성과도 있었다. 반면 하드웨어 사업이 구체화되려면 완전 자율주행차 상용화가 필수다. 따라서 세코닉스가 엔비디아와 협력을 통해 실적을 내기는 당장 어려운 게 현실이다.


◇XR 핵심 기술력 보유, 높은 단가에 새로운 성장동력

차량용 카메라 렌즈 시장의 성장과 함께 세코닉스 실적도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매출액은 5028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차량용 부품 매출이 4082억원으로 전년 대비 13.5% 증가한 결과다. 전체 매출 가운데 81.2%의 수준을 보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2.6% 늘어난 159억원, 순이익은 11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현재 세코닉스의 사업은 광학과 필름으로 구분된다. 광학 부문은 모바일 카메라 렌즈, 차량용 카메라 렌즈·모듈, 차량용 램프, 광학 부품 등을 생산한다. 필름 부문은 시인성 개선 필름, 워치용 심박센서 필름 등이 있지만 매출 비중은 3%로 미미한 수준이다. 광학 부문 중에서도 차량용 카메라 렌즈는 핵심으로 통한다.

시장에서는 세코닉스가 올해 매출액 505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189억원, 142억원으로 제시했다. 차량용 부품 판매 호조를 기반으로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확장현실(XR)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실적 성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세코닉스는 XR 핵심 부품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유일 VR용 접안렌즈, AR용 투사모듈 기술을 보유한 상장사다. 접안렌즈는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 VR 기기에 공급한 경험이 있다. 투사모듈은 미국 '뷰직스(Vuzix)'에 납품하며 추가적인 고객 확보에도 나섰다. 모두 공급 단가가 높다는 점에서 매출 기여도를 높여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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