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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해외사업 점검]'급 성장' 이룬 KB국민카드, 이제는 '숨 고르기' 시간①2020년부터 매년 해외법인 신설…3년새 총 자산 약 9배 증가

이기욱 기자공개 2024-04-05 08:06:42

[편집자주]

국내 카드사들에게 있어 글로벌 사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경제성장률 둔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인해 본업인 신용판매의 수익성이 악화되자 카드사들이 일제히 해외 사업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주요국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아시아 저개발 국가들의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위기 상황 속 카드사별 해외사업의 현 주소와 미래 사업 전략 등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4일 14: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카드는 2020년대 글로벌 사업의 신흥 강자로 성장한 곳이다. 선두 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은 시기 해외 시장에 진출했으나 최근 매년 해외 법인을 늘려나가며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이제는 '숨 고르기'의 시간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신흥국 경제 불안이 모든 해외법인에 악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기존 성장 위주의 글로벌 전략을 수익성 중심 사업재편, 비용 효율화 등 내실 경영 전략으로 수정할 방침이다.

◇2018년 캄보디아 시작으로 인니·태국 등 확장…2022년 총 순익 254억

국민카드는 지난 2018년 캄보디아 현지 법인 'KB Daehan Specialized Bank'(이하 KDSB)을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해외 사업에 진출했다. BC카드(2008년)나 신한카드(2014년 11월) 등 글로벌 선두 주자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늦은 시점에 진출했다.

첫 진출은 성공적이었다. 2018년 7월 첫 영업을 개시한 이후 KDSB는 신차 및 중고차 할부금융을 중심으로 빠르게 자산을 늘려나갔다. 2018년말 430억원이었던 총 자산은 이듬해 1443억원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순익 역시 출범 첫해 3억원 순손실에서 1년만에 1억원 순익으로 흑자전환했다. 2020년에는 자산이 1694억원으로 17.4% 늘어났고 순익도 6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국민카드의 전체 해외사업 역시 2020년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하나 씩 총 3개의 해외법인을 늘렸다. 2020년에는 인도네시아 법인 'KB Finansia Multi Finance'(이하 KB FMF)를 설립했으며 2021년에는 태국 법인 'KB J Capital'을 출범했다.

KB FMF는 인도네시아 현지 여신전문회사 'Finansia Multi Finance'를 인수해 설립한 회사다. 중고차 및 중고 오토바이 담보대출과 내구재 할부금융, 중고차 할부금융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KB J Capital 역시 태국 현지 법인 'J Fintech'를 전신으로 한다. 영위 사업으로는 개인신용대출과 자동차담보대출, 주택담보대출 등이 있다. 국내 금융사가 태국 시장에 진출한 유일한 사례기도 하다.

두 회사 모두 새로운 주인 국민카드의 품 안에서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2020년말 3437억원이었던 KB FMF의 자산은 이듬해 4659억원으로 35.6% 증가했다. 순익도 2020년 35억원 순손실에서 2021년 61억원 순이익으로 흑자 전환했다. 2022년 자산은 6316억원으로 35.6% 증가했고 순익도 1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KB J Capital의 자산도 2021년말 1481억원에서 2022년말 1979억원으로 33.6% 늘어났다. 순익도 14억원에서 31억원으로 증가했다.

기존 캄보디아 법인 KDSB 역시 해당 기간 성장세를 이어왔다. 2020년 1694억원이었던 자산은 2022년말 4471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고 순익도 6억원에서 102억원으로 대폭 성장했다.

2022년에는 캄보디아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리스사 'i-Finance Leasing'도 인수했다. 법인 규모는 자산 145억원 수준으로 크지 않지만 리스업 라이선스를 인수함으로써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

해외 법인 전체 자산 규모는 2019년말 1443억원에서 2022년말 1조2911억원으로 약 9배 성장했다. 순익 합계도 1억원에서 254억원으로 급증했다.

◇신흥국 경제 불안에 선제적 충당금 적립…법인별 구조조정으로 수익성 개선

3년 동안의 성장 가도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한 풀 꺾이기 시작했다. 세계 주요국 금리인상과 그로 인한 신흥국 경제 불안이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태국 등 모든 진출국에 큰 악영향을 미쳤다.

가장 규모가 큰 KB FMF의 지난해 순익은 19억원으로 전년(121억원) 대비 86% 줄어들었다. 인도네시아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고객들의 실질 상환 능력이 저하되자 건전성이 악화됐고 KB FMF는 안전자산 위주의 보수적 영업 전략을 펼쳤다.

캄보디아 KDSB 역시 순익이 102억원에서 54억원으로 절반 가량 줄어들었다.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상 중국의 경기 부진이 국가 경제 전체의 성장성 저하로 이어졌다. KB J Capital과 i-Finance Leasing은 각각 38억원, 31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체 해외법인 자산은 1조50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6.9% 늘어나며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증가율은 전년(39.5%) 대비 다소 둔화됐다. 전체 순익은 254억원에서 4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국민카드 글로벌사업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중국경제 둔화, 고객 상환 능력 저하 등 동남아 국가의 비우호적 거시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추가 충당금을 적립한 것이 실적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카드는 향후 2~3년을 글로벌 미래 성장을 위한 '숨 고르기' 시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2020년대 초반 성장 위주의 글로벌 전략에서 벗어나 한 동안은 내실 경영에 집중할 예정이다. 비용을 효율화하고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 각 법인별 구조조정도 단행할 방침이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유사한 대외환경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존 성장 위주의 글로벌 추진 전략에서 벗어나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등 내실 있는 성장을 목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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