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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대수술]조병규 행장, '글로벌 비이자이익' 당부한 까닭은④ELS 사태 피하며 1등 은행 선언 "이자이익 부족분 채워라"

황원지 기자공개 2024-04-17 13:00:02

[편집자주]

우리은행이 정기 인사 3개월 만에 글로벌그룹장 교체 강수를 뒀다. 실적 부진 만을 인사 배경으로 설명하기엔 파격적인 조치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지난해 공언한 대로 2030년 글로벌 순이익 비중을 25%로 늘려 아시아 1위 은행으로 도약하려면 조직 문화 개혁이 수반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일회성 충격 요법에 그치지 않고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의 현주소와 개혁 과제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2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올해 1등 은행에 올라서겠다고 공표했다. 타 은행들이 ELS 사태로 충당금을 쌓는 가운데 기회를 잡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순이자마진(NIM)이 하락중인 만큼 비이자이익 확대를 성장의 키로 강조하고 있다.

글로벌그룹 회의에서도 비이자이익 확대가 중심이 됐다. 조 행장은 법인별로 실적을 살피며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구체적인 비이자이익 개선안을 주문했다. 국내에서는 자산관리(WM) 영업으로, 글로벌에서는 기업금융을 통해 비이자이익을 끌어올리려는 모습이다.

◇피할 수 없는 NIM 하락세…“글로벌 법인별 타개책 강구하라”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지난달 말 이뤄진 글로벌 영업전략회의에서 시종일관 비이자이익 확대를 강조했다. 조 행장은 “이자이익에서 부족한 부분은 비이자이익에서 채울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서 영업 수익 목표를 달성해달라”며 “2027년까지 전체 이익의 20%를 글로벌에서 내야 한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각 법인별로 구체적인 비이자이익 확대 방안도 주문했다. 법인장이 1분기 실적을 보고하면 조 행장이 저조한 진도율을 지적하며 타개책으로 비이자수익 확대 방안이 있는지 묻는 식이었다. 20곳이 넘는 해외 법인, 지점 중 상당수를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피드백을 진행했다.

특히 국내 수출 대기업이 많이 진출해있는 국가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확장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주요 국가들엔 공장 설립 등을 위해 자금조달이 필요한 국내 기업이 많다. 이들을 중점적으로 수출입금융, 선박금융, 보험 등의 여러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비이자수익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조 행장이 글로벌그룹에서도 비이자이익을 강조한 배경엔 최근 NIM 하락세가 있다. 2022년 시작된 급격한 금리인상은 은행들에겐 호재로 작용했다. 조달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NIM이 올랐기 때문이다. 22년 1분기 1.49%였던 우리은행의 NIM은 22년 4분기 1.68%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고금리 시대가 이어지며 조달금리도 함께 올라오면서 지난해 4분기 다시 1.47%까지 빠진 상태다.

NIM 하락세가 예상되면서 더 강조점을 둔 게 비이자이익이다. 이자이익 중심 성장이 지속되면 수익구조가 경기에 민감해진다.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비이자이익 확대가 필수적이다. 조 행장은 "국내에서도 NIM이 떨어지고 있지만 이를 비이자 쪽에서 커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글로벌에서도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등 은행 꿈, 필수조건 ‘비이자이익 확대’

조병규 은행장은 올해 우리은행이 1등 은행에 올라서겠다는 전략을 대내외에 공표한 바 있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를 피한 것을 기회로 삼아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심산이다.

타 은행들이 관련 배상금을 위해 충당금을 쌓는 사이 순이익을 끌어올린다. 올해 경쟁사인 국민, 신한, 하나은행은 대규모 충당금 적립이 예정돼 있다. 자율배상을 결정한 만큼 최소 수천억원대 충당금이 예상된다. 판매가 가장 많았던 KB국민은행의 경우 쌓아야 할 충당금이 약 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 순이익도 그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다.

ELS 사태로 경쟁사들이 몸을 사리는 사이 적극적인 영업에도 나선다. 최근 송현주 우리은행 자산관리그룹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포트폴리오 영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홍콩H ELS를 상품 라인업에서 제외하지 않고 있다. ELS도 ETF, 공모펀드, 채권 등 다른 자산과 함께 분산 투자 수단으로 활용하면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는 판단이다.

궁극적으로는 이를 통한 비이자이익 확대가 목표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비이자이익은 하락세였다. 1분기 217억원에 달했던 비이자이익은 2분기 165억원, 3분기 176억원에서 4분기 116억원까지 떨어졌다. 올해에는 이를 반대로 끌어올려야 경쟁사를 추월할 기반이 생긴다. 국내에서 WM지점 영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동시에 글로벌에서도 비이자이익을 끌어올리는 구상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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