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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C형 VC 톺아보기]BNH인베, 기관 LP·원펀드 전략 '이유 있는' 고집③벤처투자 이해도 높은 금융기관 협업…중대형 펀드로 팔로우온, '이해상충' 방지

구혜린 기자공개 2024-05-02 08:36:08

[편집자주]

2005년 LLC(Limited Liability Company·유한책임회사)형 벤처캐피탈(VC)의 등장은 변곡점이었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자본금이 없어도 회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수많은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독립을 꿈꾸는 계기가 됐다. 실제 프리미어파트너스를 시작으로 LLC형 하우스가 생겨났고, 2016년 모태펀드에서 마이크로 VC 계정을 신설하며 그 수가 크게 증가했다. 곳간이 넉넉하지 않는 LLC 특성상 필연적으로 펀딩에 어려움을 겪지만 내공을 쌓으며 수천억원 규모까지 AUM(운용자산)을 불린 곳들도 있다. 더벨은 업력 5년 이상, AUM 1000억원 이상의 LLC형 VC의 성장 과정을 짚어보고 미래 방향성과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9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NH인베스트먼트는 설립 이후 펀드레이징 및 투자 면에서 두 가지 철칙을 지키고 있다. 개인투자자가 아닌 기관투자자만 출자자(LP)로 받는다는 점, 파트너 모두가 펀드레이징에 참여하고 함께 소진하는 '원펀드(One Fund) 전략'을 구사하는 점이 그것이다. 바이오 전문을 표방한 여타 벤처캐피탈(VC)과는 다른 행보다.

VC가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해선 기관 LP의 벤처투자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일정기간 하나의 펀드에 집중해야만 이해상충을 방지할 수 있단 하우스의 철학도 깔려있다. 이는 한 번 BNH인베스트먼트에 출자한 LP가 지속 재출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모태 '3관왕' 저력, 연기금공제회도 LP 확보

BNH인베스트먼트는 설립 이후 세 차례 단독 블라인드펀드를 만들었다. 2018년 495억원 규모의 'BNH 스타트업 3호 투자조합'을, 2년 뒤 612억원 규모 'BNH 4호 기술금융투자조합'을 결성했다. 지난 2022년엔 '스마트 바이오헬스케어 BNH 5호 투자조합'을 750억원 규모로 결성했으며 지난해 초 증액에 성공, 약정총액 1000억원을 돌파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 펀드들은 모두 한국모태펀드 출자로 조성됐다. 설립 3년차 루키 VC 시점에 높은 경쟁률을 뚫고 혁신모험계정 창업초기 분야 자펀드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됐다. 2020년에도 특허계정 특허기술사업화 분야에 지원해 GP 자격을 확보하며 펀드를 쾌속 결성했다. 2022년엔 중진계정 백신·바이오 분야 GP에 또다른 바이오 전문 VC인 데일리파트너스와 나란히 선정된 바 있다.

모태뿐만 아니라 쟁쟁한 기관들이 LP로 참여했다. 3호 펀드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아주캐피탈 등이 매칭 자금을 댔다. 4호 펀드는 모태뿐만 아니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서울특별시, 효성캐피탈,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한국IT펀드(KIF), BNH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기업 노터스 등을 신규 LP로 맞았다. 5호 펀드는 연기금공제회까지 뚫었다.

'휴젤'로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한 게 유인이 되기도 했으나, 장기간 기관 영업에 공들인 결과로 풀이된다. BNH인베스트먼트는 설립 이후 개인이 아닌 기관 LP의 출자만 받겠다는 철칙을 고수하고 있다. 바이오 전문 하우스의 경우 투자영역의 한계 및 업황 한파로 최근 몇년간 펀드레이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PB센터를 통해 개인 LP를 모집해 부족한 자금을 채울 수 있는 방안도 있으나 뚝심 있게 어려운 길을 고집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엔 안정적인 운용을 위해선 기관 LP의 벤처투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단 생각이 깔려있다. 김명환 BNH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기관의 경우 출자를 이끌어내긴 어렵지만, 기본적으로 벤처투자에 대한 이해가 깊기 때문에 출자 이후 원활한 협조가 가능하단 장점이 있다"면서 "개인 출자는 반대로 단기적 펀딩에는 좋지만, 불필요한 에너지가 소모될 수 있기에 장기적으로 볼 땐 하우스에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모든 파트너 중대형 펀드 소진 집중, LP 마찰 최소화

펀드레이징에는 파트너 전원이 참여한다. 김명환 대표와 더불어 2017년 합류한 강지수 전무 및 김진섭 전무 등 총 세 명의 파트너가 합심해서 자금을 모은다. 새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하기 전까진 해당 펀드 소진에 집중한다. 펀드를 함께 모으고 함께 쓰는 셈이다. BNH인베스트먼트는 펀드 결성 후 반년 만에 약정총액의 50%를 소진할 만큼 소진율도 매우 빠른 편이다.

원펀드 전략에 부합하도록 중대형 펀드를 고수하고 있다. 첫 블라인드펀드부터가 500억원의 중형 사이즈였다. 지난해 멀티클로징한 펀드는 1000억원대의 대형 펀드다. 초기 투자한 기업이 기업공개(IPO) 시점에 이르기까지 지속 리딩하며 후속투자(팔로우온)하는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해선 소형 펀드보단 중대형 펀드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원펀드를 고집하는 배경이 투자 전략을 위해서만은 아니다. 돈을 맡긴 LP간 그리고 GP와 LP간의 '이해상충'을 미연에 방지하겠단 결연한 의지가 깔려있다. 김 대표는 "펀드가 여러개면 이 투자 대상은 어디에 담아야 하나 고민해야 하고, 결과에 따라 늘 오해를 받는다"며 "팔로우온 투자를 하면 전기보다 후기에 비싸게 들어가는데 펀드별 LP가 달라 서로간 불편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LP간 마찰을 최소화 한 하우스 철학 덕에 선순환 구조가 구축되기도 했다. 2018년 첫 출자 이후 IBK기업은행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아주캐피탈 등은 BNH인베스트먼트에 꾸준히 출자하는 LP다. 또 휴젤에 투자한 'WF바이오헬스케어투자조합' 등 프로젝트 펀드에 출자한 LP가 블라인드펀드에도 지속 재출자하는 모범사례를 낳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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