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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국내 ESG채권의 미래

손현지 기자공개 2024-05-03 07:39:17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2일 0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 ESG채권 시장은 꾸준히 호황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주 2024년 더벨 캐피탈마켓포럼의 마지막 세션인 '해외채권시장 현황' 브리핑 중 유독 귀에 들어온 부분이다. 총 두시간에 달하는 발표 내용 중에서도 해외 ESG채권 발행에 귀를 쫑긋인 건 국내 채권 시장의 분위기와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아서다.

최근 국내 회사채를 취재하다보면 ESG채권 발행은 많지 않다. 카드, 캐피탈 등 여전사 위주로 발행할 뿐 기업은 드물다. 얼마 전 KT&G가 발행한 5년물 ESG채권이 시장의 주목을 받은 것도 워낙 오랜만에 등장한 발행물인 영향이 크다. ESG채권의 인기가 사그러들었다고 생각했던 터라 해외 상황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브리핑이 끝난뒤 연사자에게 재차 물었고 그는 "글로벌 투자자들 중 ESG채권을 싫어하는 곳은 없고 최근엔 특히 '그린본드' 위주로 발행량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해줬다.

얼마전 자본시장연구원 관계자와의 티미팅에서도 ESG채권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ESG채권은 포장지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는 우스갯소리로 시작해 ESG워싱이 문제라는 점을 꼬집었다. 실질적인 발행량과 기업의 조달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선 그린, 소셜, 지속가능, 지속가능연계 등으로 채권을 세분화한 뒤 '그린본드(녹색채권)'가 얼마나 늘었는가를 파악해보라는 조언을 얻었다.

그린본드만 추려야 하는 건 공사채와 MBS 발행량을 제외시키기 위함이다. 두 채권 대부분 '소셜채권'으로 발행하는 경향이 있어 이를 빼고 취합을 해야 기업들의 ESG채권 발행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인포마 글로벌마켓( Informa Global Markets) 자료를 찾아봤다. 작년 한해 미국 '그린본드'의 발행량은 전년 대비 17.5% 늘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정반대 흐름이다. 2년간 절반 가까이 줄었다. 반면 소셜본드는 작년 한해동안 31억에서 65억달러로 두배 넘개 급증하며 전체 ESG채권 감소폭을 방어했다.

해외와 국내 차이가 나는 이유가 뭘까. 국내 ESG채권 발행 기조는 정권 흐름에 따라 바뀌는 측면이 있다. 그린본드 발행량만 보더라도 그렇다. 2021년 100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2022년부터 72억원, 2023년 54억달러로 감소세를 보였다.

정권교체와 함께 국민연금 이사장까지 바뀌면서 연금 등 공공기관에서 ESG와 관련한 관심도가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일반 회사채보다 2bp나 낮은 이자율을 감수하고서라도 ESG 투자이력을 채우려던 기관 투자자들의 의지도 약해졌다는 평가가 자자하다.

이런 와중에 4월 총선을 기점으로 여소야대 정국이 펼쳐졌다. 민주당은 앞서 ESG워싱에 대한 규율 강화, ESG평가체계 구축, ESG평가 우수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강화 등을 강조했다. 여소야대 속 국내 ESG채권 기류에 변화가 생길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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