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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desk]카지노·호텔 임원이 기다리는 '비행운'

이윤정 산업3부장공개 2024-05-09 09:23:49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7일 0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마전 리조트 및 카지노 회사 임원과의 저녁 자리에서 앞으로의 바람을 묻자 올해는 비행운이 많아졌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국내외에서 복합리조트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비행운은 비행할 때 좋은 자리, 좋은 시간 아니면 많은 해외 출장 기회 등으로 이해했다.

비행운의 운을 행운(幸運)의 의미로 생각했다. 이를 간파라도 한 듯 그는 비행운을 봤냐고 반문하면서 비행운에 대해 설명을 해줬다.

비행운(飛行雲)은 비행기가 하늘을 날아갈 때 생기는 가늘고 긴 꼬리 모양의 구름을 말한다. 항공기 엔진의 연료 연소 과정에서 배출되는 뜨거운 배기가스의 수증기와 매연 입자가 높은 고도에서 찬 공기와 만나면서 얼어붙어 비행운이 생긴다.

즉 고도가 높은 비행에서만 비행운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장거리, 국제선에서 비행운이 형성된다. 비행운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 만큼 국제선 즉 해외 관광객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사태 전까지만 해도 카지노 회사들은 호황기를 누렸다. 많은 비행편으로 동남아시아, 중국 큰손들이 자주 드나들면서 카지노 회사들의 수익은 직상승 곡선을 그렸다. 자연스럽게 투자도 활발해졌다.

기존 숙박, 레저 시설을 업그레이드 하는 등 카지노 방문 고객들과 가족들이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복합레저시설을 확장 및 신설했다. 막대한 비용 투자도 뒤따랐다. 하지만 고객도 폭발적으로 늘고 수익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충분히 감내할 만한 규모로 판단했다. 회사뿐 아니라 오너들도 개인 주식담보대출까지 끌어들이며 투자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천재지변에 가까운 코로나19사태가 발생했다. 국경이 봉쇄되고 다중 이용 시설이 제재를 받으면서 카지노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실적은 급하강했고 카지노 회사에 대한 금융권의 부정적 시각이 강화되면서 금융 비용까지 상승했다.

절벽끝으로 내몰린 카지노업계는 생존을 위해 자산 재배치, 강도 높은 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살기 위한 변화였지만 근 4년 동안의 체질개선을 통해 카지노 회사들의 재무관리, 사업관리는 탄탄해졌다.

실제로 한 카지노 회사는 만기도래하는 자금에 대해 금융회사들과 금리 인하를 논의하고 있다. 카지노 회사들에 대해 부정적이던 금융권 시각이 조금씩 완화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카지노 고객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금융 비용 인하도 가시화되면서 이제 좀 희망이 보이고 숨통이 트인다고 했다.

명동거리를 가면 외국인 단체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여전히 카지노업계 정상화를 기대하기엔 이르다는게 업계 분위기다. 카지노 시장에 훈풍이 불기 위해서는 외국인 방문객 중에서도 '큰 손' 고객이 많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주 그리고 쉽게 오갈 수 있게 국제선편이 우선 정상화를 되찾아야 한다. 국제선편이 더 많아져 비행운이 하늘을 채워야 비로소 카지노업계도 웃을 수 있다.

비행소리를 백색소음 삼아 잠을 청하는 카지노 회사 임원에게 비행운의 운이 구름 운(雲)이 아닌 행운의 운(運)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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