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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보험사는 지금]라이나생명, 매각에도 변함없는 보장성·전기납 집중⑤생보업계 자산 19위, CSM은 5위…보장성 집중전략 처브그룹에서도 지속

강용규 기자공개 2024-05-09 12:55:00

[편집자주]

외국계 보험사는 한국 보험시장의 한축이다. 적지 않은 점유율로 소비자의 보험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시장 경쟁을 촉진하는 '메기' 역할도 수행한다. 최근 한국 보험시장의 위기론이 불거지는 가운데 외국계 보험사의 대응 전략에 관심이 크다. 사별로 본사의 사업 지속 의지에 따라 상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보험사의 경영 현안과 전략을 살펴보고 이들의 앞날을 조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7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이나생명은 '알짜 보험사'로 통한다. 생명보험업계에서 자산규모로 따지면 하위 5위권의 소형사지만 이익 창출능력은 상위 5위권인 고효율을 자랑한다. 이는 전기납 구조의 보장성보험에 집중해 구축한 포트폴리오에 기반을 둔다.

효율 좋은 수익구조를 갖춘 만큼 라이나생명은 시그나(Cigna)그룹에서 처브(Chubb)그룹으로의 주인 '손바뀜'을 통해 최근 국내 보험업계에 부는 외국계 보험사들의 한국 철수 바람에서도 비껴났다. 주인이 바뀌는 가운데서도 기존 경영 전략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처브그룹의 한국 사업에서 무게감 있는 비중을 할애받은 것으로도 파악된다.

◇’보험사 본연’ 경영 원칙이 만들어낸 고효율

라이나생명은 보험사 미래이익에 해당하는 보험계약마진(CSM)이 지난해 말 기준 5조515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49.8%, 급증한 수치다. 이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신한라이프, 교보생명에 이은 생보업계 5위다.

눈여겨볼 지점은 2023년 말 라이나생명의 자산총계가 5조7271억원으로 국내 22개 생보사 가운데 19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 기간 라이나생명에 앞서 CSM 잔액 4위에 오른 교보생명은 CSM이 6조1647억원으로 라이나생명보다 11.8% 많을 뿐이지만 자산총계는 115조796억원으로 라이나생명의 20배다.

높은 CSM 효율의 비결은 포트폴리오에 있다. 라이나생명은 작년 말 기준 보유계약 124조3509억원 가운데 99.83%에 해당하는 124조1401억원이 CSM 확보에 유리한 보장성보험에 집중돼 있다. 나머지 0.17%는 저축성보험 0.13%, 변액보험 0.04%로 구성돼 있다.

라이나생명은 1987년 국내 진출 당시 주인인 미국 시그나그룹으로부터 보장성 보험에 집중하는 경영 원칙을 이식받았다. 보험사 본연의 상품을 판매하라는 것이다. 이 원칙은 2022년 스위스 처브그룹에 매각된 이후로도 유지되고 있다.

보험료 납입구조 역시 보장 전 기간에 걸쳐 균등하게 유지되는 전기납을 기반으로 일정 기간마다 계약이 갱신되는 보험사 본연의 방식이다. 이 구조는 지난해 말 CSM 산출과 관련한 금융당국의 회계지침 통일로 빛을 봤다.

대다수 생보사들이 보험계약의 예상 만료기간을 기준으로 CSM을 산출하는 것과 달리 라이나생명은 계약의 갱신 시점까지만을 기준으로 CSM을 산출했다. 그러나 당국이 보험사 간의 비교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산출 방식을 예상 만료기간 기준으로 통일하도록 하자 라이나생명은 계약 갱신 시점 이후부터 예상 만료시점까지 발생하는 기대이익을 CSM에 합산하게 됐다.

지난해 라이나생명의 전년 대비 CSM 증가액은 생보업계 1위에 해당하는 3조3073억원이었으나 이 중 신계약 CSM은 7222억원뿐이었으며 나머지는 당국의 지침 효과다. 이 해 라이나생명을 제외하면 CSM 증가 규모가 가장 컸던 보험사는 1조5000억원가량 늘어난 삼성생명이었으며 삼성생명의 자산총계는 279조4740억원으로 라이나생명의 49배다.


◇처브그룹도 인정한 라이나생명의 경영 원칙

라이나생명은 2022년 7월자로 대주주가 미국 시그나그룹에서 스위스 처브그룹으로 변경됐다. 2021년 10월 양사는 라이나생명을 포함해 시그나그룹의 7개국 보험사업을 처브그룹이 6조8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당시 라이나생명의 몸값이 계약금액의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후 처브그룹은 조지은 라이나생명 대표이사를 변함없이 신임하며 라이나생명이 시그나그룹 산하에서부터 유지해 온 경영 원칙에 손을 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난해 3월 조 대표를 처브그룹의 한국 수석대표에 임명해 라이나생명-처브라이프-ACE손해보험 등 한국 3사의 경영을 총괄 지휘하도록 하는 등 시그나 시절의 시스템을 인정하고 있다.

라이나생명이 시그나그룹에서 이식받은 원칙으로 전기납·보장성 집중전략 이외에 부동산 투자 금지가 있다. 이 역시 보험사 본연의 업무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정신에서 비롯한 것이며 처브그룹 산하 체제에서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라이나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388억원 규모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라이나타워, 즉 한국 본사 건물의 가치다. 이외에 다른 건물은 없으며 부동산 관련 담보대출이나 채권 역시 보유하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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