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프로그램 리뷰]2세 단독 경영 3년차 백산, 적극적 주주 환원 방점①배당·자사주 기조 전환, 외국인 지분 10% 육박…1000억대 잉여금 재원 활용
김소라 기자공개 2024-05-28 08:27:25
[편집자주]
금융당국은 2024년 1월 상장사 주주가치 제고 독려 및 정책적 지원을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발표했다.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증시 대비 유독 낮은 한국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을 개선하겠다는 목적이다. 이와 맞물려 많은 상장사들은 대규모 주주 환원책을 내놓는 등 정부 정책에 부응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종목들의 주가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더벨은 주요 상장사들의 밸류업프로그램에 대해 리뷰해보고 단발성 이벤트에 그칠지, 지속적인 밸류업이 가능할지 점검해 본다. 이 과정에서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되는 거버넌스에 미칠 영향과 개선방안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2일 08:1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합성피혁 제조사 '백산'이 주주 정책에 힘을 주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이를 핵심 현안으로 두고 경영을 전개하는 모습이다. 설립 후 40여년간 관련한 정책이 뚜렷이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됐다. 창업주 2세인 김한준 대표가 주주 정책 강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된 후 이같은 기조가 뚜렷이 감지된다. 변화에 힘 입어 밸류에이션(기업가치)도 반응하는 추세다.
백산은 올해로 김한준 대표 단독 경영 체제 3년차에 접어들었다. 김 대표는 창업주 김상화 전 대표의 차남이다. 김 전 대표가 2022년 5월 별세하면서 기존 각자 대표 체제에서 변경됐다. 당시 김한준 대표가 입사 25년여에 접어든 해였다. 학부(보스턴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직후 곧장 입사해 실무 경험을 쌓은 김 대표는 51세가 돼서야 온전히 경영 운전대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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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곧장 주주 정책 손질에 돌입했다. 2015년 이후 7년여만에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 전체 발행 주식수의 약 4%인 100만주를 사들이는 거래였다. 총 101억5000만원을 매입 자금으로 투입했다. 부친이 작고한 직후 신속히 이를 추진했다. 매입한 주식은 곧장 소각해 유통 물량을 조절했다. 이는 주당 가치 상승으로 이어졌다. 당해 주당순이익(EPS)은 전년대비 약 140% 뛰어올랐다.
넉넉한 잉여금 재원을 활용했다. 이를 활용해 자기주식을 소각했다. 2021년 말 연결 기준 백산은 약 1000억원의 이익잉여금을 쌓아둔 상태였다. 이를 재원으로 별도 자본금 변동 없이 주식 소각을 진행했다. 이 당시 자기주식 취득액 한도 또한 1340억원으로 재정적으로 무리가 따르지 않는 수준이었다.
백산 관계자는 "아무래도 경영 체제 변동 후 주주 정책에 각별히 더 신경쓰는 분위기"라며 "내재 가치 대비 1주당 가액이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지속되고 있던 점을 고려해 경영진 단에서 결단을 내린 것"이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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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도 이러한 변화를 눈여겨보고 있다. 이달 기준 백산 외국인 지분율은 10.25%로 집계됐다. 최근 몇 년간의 능동적인 주주 정책이 외국인 지분을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앞서 2020~2021년까지만 해도 외국인 소진율은 5%에 못 미쳤다. 하지만 김한준 대표 단독 체제 전환 후 주주 환원 정책이 본격화되며 해외 기관투자자의 관심도도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IR(기업설명회) 문의도 활발히 대응 중이다.
밸류에이션은 이에 화답하는 분위기다. 지난 1년간 백산 시가총액은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올 1분기 말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53배를 가리킨다. 당분간 흐름도 낙관적이다. 내달 전체 발행 주식의 2.2% 물량(51만5000주) 추가 소각을 앞두고 있다. 총 56억6500만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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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배당 정책 확대도 예고했다. 백산은 지난해 1986년 설립 후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이를 위해 당해 초 정기 주주총회에서 중간배당과 관련한 정관을 신설, 근거를 마련했다. 그 결과 지난해 백산 주당배당금(DPS)은 전년대비 2배 늘어난 300원을 기록했다.
배당 확대 기조는 올해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영업 실적이 전년대비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주주 환원 금액 증액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중간배당 정례화 여부는 향후 2~3년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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