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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공모주 광풍, 코스피 시총요건 트랙 '급부상''기준시가총액+알파' 증시입성 카드…유가증권본부 우호적 분위기 '한몫'

양정우 기자공개 2024-05-28 07:38:57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3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퓨리오사AI가 코스피행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기준시가총액 상장 트랙에 IB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대형 기업공개(IPO)에도 공모주 투자의 광풍이 불고 있어 시총 허들을 넘어서는 게 어느 때보다 유리한 여건이다.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본부가 성장성이 유망한 대형 기업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코스닥시장본부의 경우 몇몇 기술특례 상장 기업이 불미스러운 이슈에 휘말리면서 미래 성장 여력을 중심으로 상장하려는 업체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대형 딜 수요예측도 밴드 최상단 행진…기준시총 허들 넘기 '최적 여건'

IB업계에 따르면 조 단위 대어인 퓨리오사AI가 기준시가총액 요건을 토대로 코스피 시장에 입성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파두 사태'의 여진이 여전한 가운데 팹리스 스타트업으로서 동일한 상장 트랙을 선택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파두와 얽힐 구석이 없는 기업도 기술특례 상장으로 코스닥 행을 선택하는 게 녹록지 않은 건 마찬가지다. 전문평가기관의 기술성평가 단계에서부터 기술성보다 사업성을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기관 등급을 받아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자체가 어려워진 터라 상장 트랙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 와중에 코스피의 기준시총 트랙은 증권사 IPO 파트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상장의 핵심 조건이 공모시 시총의 규모인데 지난해 말을 전후해 공모주 투자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중소형과 대형 IPO를 불문하고 기관 수요예측마다 희망 공모가 밴드의 최상단을 초과해 대다수 IPO의 공모가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 기준시총이라는 허들을 넘는 데 단연 유리한 여건이다.

기준시총을 구하는 산식은 '상장예정주식수X모집 또는 매출시의 발행가액'이다. 이 수치가 1조원을 돌파한다면 기준시총만으로도 상장이 가능하다. 또 다른 요건으로는 '기준시가총액 & 자기자본기준(시가총액이 5000억원 이상 & 자기자본이 1500억원 이상)' 등이 제시되고 있다.

실적과 기준시총을 조합한 요건도 있다. △매출액&기준시가총액(매출액이 최근 사업연도에 1000억원 이상 & 기준시가총액이 2000억원 이상) △이익액&기준시가총액(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이 최근 사업연도에 50억원 이상 & 기준시가총액이 2000억원 이상) 등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근래 공모주 시장에서는 기관 수요예측 때마다 투자자의 공격적 베팅이 이어지고 그 뒤 시간이 흐를수록 주가가 하락하는 추세가 거듭되고 있다"며 "기준시총 상장 트랙은 공모시 확정되는 시총이 중요한 만큼 조 단위 볼륨을 확신하는 기업이면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유가증권본부 '토종 유니콘 뉴욕행 막자'…입성 요건 크게 낮춘 기준시총 트랙

성장 유망 기업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유가증권시장본부의 스탠스도 기준시총 트랙의 매력을 높이는 대목이다. 대규모 기업집단 계열사나 수천억원 대 이익을 거두는 기업만 코스피에 입성할 수 있다는 건 성급한 판단에 불과하다.

현재 기준시총 트랙은 이미 한 차례 완화된 요건으로 구성돼있다. 본래 '기준시가총액 & 자기자본기준'에서 요구하는 규모는 시총 6000억원과 자기자본 2000억원 이상이었다. 하지만 이 트랙의 활성화를 꾀하고자 시총 5000억원과 자기자본 1500억원 이상으로 조건을 낮추는 결정을 내렸다. 기준시총만으로도 상장할 수 있는 요건 역시 당시 처음으로 도입됐다.

거래소측은 미래 성장 기업이 해외 증시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쿠팡의 미국 뉴욕증시 상장에 이어 컬리(마켓컬리), 야놀자 등 대표적 빅딜이 줄줄이 해외 증시의 상장을 검토했었다. 이 때문에 아직 흑자 기조는 아니지만 조 단위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비상장사를 유치하고자 기준시총 트랙에 힘을 실어왔던 것이다.

한 IPO 본부장은 "기준시총 상장의 경우 향후 영업이익이 개선될 수 있음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며 "하지만 기술특례 상장의 난이도가 크게 높아진 것을 고려하면 코스닥 상장시 제시해야 하는 자료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퓨리오사AI가 코스피에 입성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코스피행으로 선회하는 유망 기업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코스피행이 인기를 끌면 난감해지는 건 코스닥시장본부다. 코스닥 시장은 그간 '한국판 나스닥'을 표방하면서 미래 성장 기업을 유치하는 데 힘써왔다. 하지만 유니콘 기업도 코스닥에 입성한 후 안정 궤도에 오르면 대부분 코스피로 이동하는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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