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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바이낸스 2인자 "UAE, 가상자산 허브로 빠르게 성장 중"비샬 사첸드란 지역시장 총괄 "한국 진출 의지 여전…다양한 영역 검토"

노윤주 기자공개 2024-06-04 10:54:16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3일 13: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낸스는 전세계 가상자산거래 시장 점유율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1위 거래소다. 현물로만 하루 약 20조원의 거래대금을 발생시키고 있다. 한 해 매출은 200억달러(약 28조원)로 추산된다.

가상자산 시장 최대 규모 기업이지만 무국적 점조직으로 운영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각 중점국가에 지사를 두고 있지만 아직 본사 소재지는 밝혀진 바 없다. 최근 들어 프랑스 파리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두 지사가 헤드쿼터격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두바이를 필두로 중동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바이낸스뿐 아니라 국내 기업들도 블록체인 사업에 우호적인 아부다비, 두바이 등 UAE 토호국을 적극 공략 중이다.

더벨은 지난달 29일 한국을 찾은 비샬 사첸드란(Vishal Sacheendran·사진) 바이낸스 지역시장 총괄을 만나 중동의 블록체인 열풍에 대한 이야기를 현지 전문가의 시선에서 직접 들어봤다. 또 한국 시장 진출에 대한 바이낸스의 변함없는 의지를 확인했다.

◇인재 필요한 UAE 토호국, 막대한 지원 무기로 해외 기업 유치

지난해 말 부임한 리차드 텅(Richard Teng) CEO와 샤첸드란 총괄은 UAE 규제당국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조직 내 1, 2인자가 UAE 출신이라는 점에서 바이낸스가 중동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사첸드란 총괄은 2022년 바이낸스 합류 전 아부다비글로벌마켓(ADGM) 금융서비스 규제당국(FSRA)에서 자본시장 승인 선임 관리자를 역임했다. 운용사, 브로커-딜러 등 중개기관이 ADGM에 가입하는 역할을 수행했으며 후반에는 아부다비 가상자산 프레임워크도 함께 만들었다.

이때 리차드 텅 바이낸스 CEO와 인연을 만들었다. 텅 CEO는 싱가포르 금융감독청(MAS)을 거친 후 아부다비에서 ADGM FSRA CEO를 역임한 바 있다. 과거 함께 근무한 인연을 바탕으로 사첸드란 총괄도 바이낸스로 적을 옮겼다.

그는 아부다비, 두바이 등 UAE 토호국이 공격적으로 블록체인·가상자산 기업을 유치 중이라고 설명했다. 비자발급부터 운영자금과 거주자금 지원까지 파격적인 혜택이 UAE 국가들의 무기다.

글로벌에서는 데이터분석기업 체이널리시스와 가상자산 옵션거래소 데리비트가 본사 또는 지역본부의 두바이 이전을 진행 중이다. 국내서도 라인넥스트와 카카오의 합작재단인 카이아(옛 핀시아), 네오위즈홀딩스의 H랩 등이 아부다비에 둥지를 틀었다.

그는 "UAE 국가들은 투자 분야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라며 "혁신 서비스라면 투자유치부터 무상주거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짧은 기간 내에 지원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섰다"라며 "혁신 기업을 선제 유치하기 위해 기업에게 실질적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규제를 설계한 게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UAE 인구 90%는 해외 주재원들이다. 포스트 오일머니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해외 기업과 인재 유치가 필수라는 게 사첸드란 총괄의 설명이다.

그는 "규제를 만들 때 대상이 누구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며 "가상자산 사용자(소비자)를 보호하는 게 결론이라면 기업의 성장은 장려하고 리스크는 낮출 수 있는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은 새로 생겨난 영역이기에 전통금융의 시선에서 규제를 만들면 안된다"라며 "해당 산업의 관계자들을 만나보고 필요한 규제와 육성정책이 무엇인지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이퍼 아닌 실제 사업할 기업 원하는 UAE…세분화된 규제 정책 운영

UAE의 가상자산 관련 규제는 지원정책과 비례하게 촘촘하다. 기업들이 코인발행용 페이퍼컴퍼니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서 실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아부다비는 최소 자본금 규정을 만들었다. 먼저 가상자산거래소는 12만5000달러(약 1억7260만원), 일반 가상자산사업자는 2만달러(약 2760만원)의 인허가 비용을 내야 한다. 추후 감독비용과 자본금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자본금으로는 거래소는 1년 치 운영비용, 기타 가상자산 사업자는 6개월 치 운영비용을 출자해야 한다.

두바이는 2022년 가상자산규제법을 만들고 가상자산규제청(VARA)을 설립했다. 자유무역지대 뿐 아니라 본토에서도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가상자산사업자 유형을 △브로커딜러 △거래소 △대출 △관리 △이전 등 7가지로 세분화했다.

사업자 허가도 임시허가, 최소기능제품(MVP) 임시허가, MVP운영허가, 완전제품(FMP)허가 등 4단계로 나눠놨다.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두바이에 진출하도록 방안을 마련해 둔 것이다. 바이낸스는 가상자산거래소 중 최초로 두바이에서 MVP운영허가를 취득했다.

사첸드란 총괄은 이미 중동에서 가상자산 혁신이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바이 상업지구인 월드트레이드센터는 최근 가상자산 기업들로 가득 차 있다"며 "혜택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면서 가상자산 기업들의 이주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거버넌스 투명성 강화…본사 소재지 공개할 것

바이낸스가 지사 확장에 공을 들이면서 바이낸스 본사 소재지에 대한 업계 궁금증도 함께 커지고 있다. 각 국가가 가상자산 관련규제를 신설하면서 언제까지나 본사 없는 점조직 형태로 운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첸드란 총괄은 지배구조를 명확히해 본사를 외부 공개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그 연장선에서 바이낸스는 올해 처음으로 이사회 임원 명단을 공개하는 등 정보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다.

그는 "탈중앙화 관점에서 보면 점조직으로 운영하는 게 어쩌면 당연하다"면서도 "글로벌 지사들을 총괄하는 본사를 만들지 않겠다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본사 소재지를 밝히겠다고 이미 공표한 바 있다"며 "너무 서두르지는 않겠다"고 덧붙였다.

여전한 한국시장 진출 의지도 드러냈다. 바이낸스는 가상자산 거래가 활성화된 한국시장에 진입하고자 꾸준히 시도해 왔다. 작년에는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를 인수하기도 했으나 금융당국의 요구에 따라 지분율을 낮추고 있다.

그는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한국 뿐 아니라 아태지역 국가들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지는 무게감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바이낸스는 중요 국가에 지사를 세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여러 이해관계자가 엮여 있어 소통이 상황을 앞으로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거래소를 고집하지 않고 다른 사업을 통해 한국에 진출하겠다는 점도 시사했다. 사첸드란 총괄은 "이제 바이낸스는 단순히 거래소만 운영하는 기업이 아니다"라며 "교육사업도 진행 중이고 자선단체도 설립하는 등 다양한 지역에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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