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07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제조업은 기존 산업 분류 체계로 쉽게 재단하기 어려운 업종이다. 기본 바탕은 리튬, 니켈 등을 배합하는 화학 산업이다. 전극, 배터리 셀 등을 설계하는 전기 산업 측면도 빼놓을 수 없다. 설비 라인을 깔고 양산하는 장치 산업이기도 하다.올해 국내 배터리 3사 최고경영자(CEO)는 모두 공학도 출신 엔지니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시기 재무 관리보다 기술 역량이 뛰어난 이들이 의사결정 권한을 쥐었다. 이들에게 주어진 공통 과제는 생산 조절, 전기차 세그먼트별 수요를 충족하는 배터리 성분(Chemistry)·폼팩터(형태) 다변화, 비용 경쟁력 확보, 주행 거리·충전·안전성 관련 기술 개발 등이다.
배터리 전문가를 CEO로 내세운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재료공학 박사로 LG화학 시절부터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지낸 김동명 사장이 지난해 3월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삼성SDI와 SK온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전문가를 배치했다. 삼성SDI는 KAIST 전자공학 박사 출신으로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를 역임한 최주선 사장에게, SK온은 미국 스탠퍼드대 재료공학 박사로 SK하이닉스 대표이사를 지낸 이석희 사장에게 CEO를 맡겼다.
인사에는 각사의 고민이 담겼다. LG에너지솔루션은 K배터리 맏형답게 생태계를 주도할 기술력 확보에 적합한 리더십을 구축했다. 기술적 해자를 구축할 레시피 개발로 한 걸음 앞서겠다는 구상이다.
삼성SDI와 SK온은 제조업 노하우를 접목할 리더를 택했다. 레시피대로 양품을 대량 생산하는 공정 관리 경험이 풍부한 이들에게 해법을 주문했다. 양산에 돌입한 해외 공장 수율(합격품 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게 주요 임무로 꼽힌다.
배터리 3사는 연구·개발(R&D)과 생산 관리라는 사업 본질로 돌아가 캐즘 극복 방안을 찾고 있다. 배터리 한 우물만 판 이에게 맡기느냐, 새로운 관점으로 사업을 바라볼 이에게 맡기느냐만 다를 뿐이다. 올바른 리더십 구축은 모두가 어렵다고 하는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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