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씨엔씨는 지금]엑시트 숨 고르기, 배당에 쏠리는 '눈'④EOD 맞물려 매각 시도했지만 불발, 실적 회복·내실화 방점
변세영 기자공개 2025-04-22 10:14:10
[편집자주]
에이블씨엔씨는 국내 1세대 화장품 로드숍 기업으로 2017년 IMM PE에 인수됐다. 이후 중국 한한령과 코로나 타격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최근 들어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해외사업을 확대하는 등 터널을 지나 약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벨은 에이블씨엔씨가 걸어온 길을 조명하고 현재 경영 상황과 앞으로의 과제 등을 폭넓게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7일 14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블씨엔씨는 2000년 설립된 화장품 제조 및 판매 기업이다. 국내 1세대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 ‘미샤’로 유명하다. 설립 약 10년 만인 2011년 매출 3000억원 벽을 넘어서며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이후 2017년 IMM PE가 에이블씨엔씨의 새로운 주인으로 등극했다. 글로벌 확장성과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IMM PE는 에이블씨엔씨에 4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했다. 다만 현재까지 ‘엑시트’는 요원한 상태다. 인수 직후 한한령을 비롯해 코로나 팬데믹까지 겹악재가 터지면서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어려웠다. 현재는 배당을 통해 일부 자금을 회수하는 동시에 건전성 기초체력을 기르며 ‘숨 고르기’에 접어든 상태다.
◇2022년 EOD 위기, 이후 1년 만에 정상화 ‘반등’
IMM PE는 2017년 특수목적법인(SPC) '리프앤바인'을 통해 에이블씨엔씨 창업주인 서영필 전 회장의 지분을 넘겨받았다. 지분 25.54%를 인수하는데 약 1800억원을 투입했다. 동시에 유상증자(1500억원)와 공개매수 등에 추가로 자금을 대며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IMM PE가 에이블씨엔씨 투입한 금액만 약 4000억원 규모다.
다만 한한령과 팬데믹 등으로 외부 환경이 좋지 못했고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IMM PE는 에이블씨엔씨 인수 당시 인수대금 중 약 12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는데, 2022년 말 인수금융 만기를 연장하지 못해 기한이익상실(EOD)에 빠졌다. 다행스러운 건 1년 만인 2023년 말 EOD 조치를 완전히 정상화했다는 점이다. 리파이낸싱도 성사됐다. 배당을 통해 인수금융을 일부 상환한 데다, 3년 만에 흑자전환하면서 주가도 6000원대까지 올라선 만큼 EOD 해소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고 빠르게 벗어날 수 있었다.
당시 IMM PE가 자금을 일부 상환할 수 있었던 건 대규모 배당 덕분으로 분석된다. 에이블씨엔씨는 2023년 인수된 후 처음으로 330억원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연말배당(40억원)을 포함하면 총 371억원 규모다. 에이블씨엔씨가 배당에 나선 건 2016년 결산배당 이후 약 7년 만에 처음이다.
에이블씨엔씨는 2022년까지만 해도 150억원 이상 단기금융상품을 보유했다. 이 중에서 127억원은 최대주주인 리프앤바인의 차입금 약정에 의해 사용제한 조건이 걸려 있었다. 2023년을 기점으로 해당 조건이 사라졌고 에이블씨엔씨가 단기금융상품을 가용할 수 있는 통로가 열렸다. 결과적으로 자산 매각을 통해 배당 재원을 마련한 것으로 해석된다.

◇송희용 CFO, 신유정 대표 서포트해 ‘배당+지출 관리’ 중책
현재 에이블씨엔씨는 경영권 매각 작업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대주단 사이에서 회사가 적정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때까지 매각 시기를 늦추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물론 매각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다. 과거 2022년 EOD 사태와 맞물려 IMM PE는 크레디트스위스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에이블씨엔씨 매각을 추진했다. 예비입찰을 통해 당시 약 3개 업체가 숏리스트 명단에 올랐지만 눈높이 격차를 줄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매각이 연기된 만큼, 배당과 내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작업이 회사 운영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에이블씨엔씨는 2024년 매출액 2639억원, 영업이익 19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3.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72%나 수직상승했다. 순이익은 145억원으로 전년(61억원)대비 2배 이상 늘었다. 그럼에도 2024년 배당금총액은 106억원으로 전년(371억원)대비 3분의1에 수준에도 못 미칠 만큼 줄었다.
현금성 자산 유출을 최소화하며 내실화에 방점을 둔 조치다. 지난해 연결기준 에이블씨엔씨 영업활동현금흐름은 72억원, 투자활동현금흐름은 -11억원, 재무활동현금흐름은 -14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직전 연도(2023년)에는 단기금융자산 매각으로 투자활동현금흐름이 206억원이 유입되면서 고배당을 감내했지만 2024년에는 현금 유입이 크지 않았다. 배당을 줄이면서 내실화에 나선 배경과도 일맥상통한다.
배당과 재무 건전성 관리라는 두 가지 과제를 수행하는 인물은 송희용 재무본부장(CFO)이다. 경희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한 송 CFO는 회계사 출신으로 직전에 건기식 기업 헬스밸런스에서 CFO를 역임하다 2023년말 에이블씨엔씨로 적을 옮겼다. 신유정 대표를 서포트해 수익성 경영을 주도하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작업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 입장에서는 배당으로 투자금을 일부 회수할 수 있지만, 결국 최종 목적은 엑시트”라면서 “실적 회복을 위한 투자라든지 재무건전성 측면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줄타기 작업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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