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체인 리포트]CJ의 손자회사 CJ대한통운 활용법[CJ제일제당]⑦지배구조 개편, CJ제일제당 지배력 상승 수단…연간 상표권 사용료 400억 육박
이민호 기자공개 2025-05-07 08:17:02
[편집자주]
기업은 사업적인 필요성에 따라 계열사간 머니체인을 만든다. 출자로 자본을 키워주거나 대여로 현금여력을 늘려준다. 차입여력을 키워주는 '보이지 않는 돈' 지급보증도 빼놓을 수 없는 선택지다. 출자하면 배당금을, 대여하면 이자를 각각 수취해 기업의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머니체인이 바뀐다. THE CFO가 각 기업 머니체인 현황과 이에 따른 재무적인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4일 15시35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제일제당이 최근 10년간 합산 3조5000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특수관계자에 출자했지만 자회사인 CJ대한통운으로 흘러들어간 현금은 없다. CJ제일제당이 CJ대한통운으로부터 수령하고 있는 배당금도 매년 100억원이 안 된다.CJ대한통운을 '쏠쏠하게' 이용하고 있는 곳은 오히려 지주사 CJ다. CJ는 2018년 CJ대한통운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핵심 자회사' CJ제일제당에 대한 지배력을 늘리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CJ대한통운은 배당금 지출에 소극적인 반면 CJ에 대한 상표권 사용료로 연간 400억원 가까이 지급하고 있다.
◇CJ대한통운 자체 조달 책임…회사채·신종자본증권 발행 중심
CJ대한통운이 CJ그룹에 편입된 것은 2011년 12월이다. CJ대한통운과 CJ의 물류 자회사였던 CJ GLS가 각각 CJ대한통운 지분 20.08%(458만1261주)를 사들였다. 2013년 3월 CJ가 KX홀딩스를 물적분할하면서 CJ가 보유하고 있던 CJ GLS 지분 전량(93.16%)이 KX홀딩스로 이동했으며 다음달인 4월 CJ GLS는 CJ대한통운에 흡수합병됐다.

2018년 2월 CJ제일제당이 완전자회사인 영우냉동식품에 7400억원을 현금출자한 뒤 다음달인 3월 영우냉동식품이 KX홀딩스를 흡수합병(삼각합병)했다. 영우냉동식품은 CJ제일제당으로부터 출자받은 7400억원으로 사들인 CJ제일제당 지분 187만2138주를 KX홀딩스 흡수합병에 따른 대가로 CJ에 지급했다. 이어 다음달인 4월 CJ제일제당이 영우냉동식품을 흡수합병하면서 최종적으로 CJ제일제당이 CJ대한통운 지분 40.16%(916만2522주)를 모두 확보하게 됐다.
CJ그룹은 CJ대한통운에 현금을 출자한 적이 없다. CJ제일제당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별도 기준 자회사를 포함한 특수관계자에 대해 현금출자한 합산금액은 3조4985억원이었지만 이중 CJ대한통운에 출자된 금액은 없었다. 2018년 CJ대한통운 지배구조 개편 때 CJ제일제당의 영우냉동식품에 대한 7400억원 현금출자는 결과적으로 CJ제일제당의 돈으로 CJ의 CJ제일제당에 대한 지배력을 더 키우는 결과를 낳았을 뿐 CJ대한통운에 유입된 돈은 없었다. 당시 거래로 CJ제일제당에 대한 CJ의 지분율은 기존 34.28%에서 현재의 40.94%(670만7016주)로 상승했다.

CJ대한통운은 CJ그룹 편입 이래로 자체 조달 기조를 이어왔다. 이 때문에 지난해말 CJ대한통운의 연결 기준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은 3조5058억원으로 이에 따른 차입금의존도가 36.0%로 비교적 높았다. 총차입금 구성을 보면 물류센터 확보에 따라 기본적으로 리스부채가 1조4476억원으로 많기는 했지만 금융권 단기차입금 6556억원과 장기차입금(유동·비유동 합산) 4635억원도 있었고 특히 회사채가 9391억원으로 많았다.
여기에 더해 CJ대한통운은 신종자본증권을 조달원 중 하나로 이용하고 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잔액은 2023년말 3500억원이었고 지난해말에는 4000억원이었다. CJ대한통운은 상환권을 발행사(CJ대한통운)만 갖는 형태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전액 자본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발행일로부터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금리가 가산되는 스텝업 조항이 삽입되므로 스텝업 직전에 신종자본증권 신규 발행으로 차환하는 형태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말 발행잔액도 모두 지난해 3월(1500억원)과 11월(2500억원) 발행한 물량이다.

◇CJ대한통운에 현금출자·지급보증 제공 전무…현금창출력 바탕 상표권 사용료 부담
CJ대한통운은 CJ나 CJ제일제당으로부터 제공받고 있는 지급보증도 없다. 그럼에도 자체 조달이 가능한 데는 CJ그룹에서도 손꼽히는 현금창출력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2023년 1조594억원에 이어 지난해 1조1525억원으로 2년 연속 1조원이 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창출해냈다. 현금창출력 수준에서의 상환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순차입금/EBITDA는 지난해말 2.6배였으며 신종자본증권 잔액(4000억원)을 더해도 이 지표는 3.0배로 부담되는 정도는 아니었다.

CJ대한통운 현금창출력의 덕을 보고 있는 곳은 CJ제일제당뿐 아니라 CJ도 있다. 지배구조의 한계 때문에 CJ대한통운이 지급하는 배당금은 CJ가 수취할 수 없고 CJ제일제당만 수취할 수 있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이 CJ제일제당에 지급한 배당금은 2023년(지급일 기준) 46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도 46억원으로 많은 편은 아니었다.
이는 CJ대한통운 2023년과 지난해 주당배당금이 각각 500원으로 배당금총액 100억원 중 CJ제일제당이 보유지분(40.16%·916만2522주)만큼 받아간 것이다. 2023년 지급한 2022년 결산배당은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을 고려한 배당성향이 5.1%에 머물렀고 지난해 지급한 2023년 결산배당도 배당성향이 4.1%에 불과했다. 그만큼 CJ대한통운이 배당에 소극적이라는 의미다.

CJ대한통운은 지난 2월 최소 주당배당금을 800원으로 연결 기준 잉여현금흐름의 20% 이내에서 점진적으로 배당을 확대한다는 배당정책을 내놨다. 이에 따라 이번달 지급될 2024년 결산배당에서의 주당배당금은 800원으로 이에 따른 배당금총액이 160억원으로 결정됐다. 그럼에도 배당성향은 여전히 5.9%에 머물렀으며 CJ제일제당이 받아갈 배당금은 73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CJ대한통운이 CJ에 지급하는 상표권 사용료는 2023년 375억원에 이르렀다. 상표권은 CJ가 보유하고 있고 CJ제일제당은 보유하고 있지 않으므로 사용료는 CJ만 수취할 수 있다. CJ가 상표권 사용료율을 0.4%로 비교적 높게 잡아놓은 데다 상표권 사용료는 지배구조와 무관하게 매출액과 연동된다. 이 때문에 2023년 CJ에 지급한 상표권 사용료는 CJ제일제당(383억원)이 가장 많았지만 그 다음인 CJ대한통운(375억원)과 금액에 큰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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