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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페리는 지금]크리에이터 IP 활용, '뷰티 리테일' 실험한다④셀렉트스토어로 브랜드 유통 진출…日 '앳코스메' 벤치마크

안준호 기자공개 2025-05-09 07:53:27

[편집자주]

뷰티 디지털 마케팅에 특화된 MCN 기업 레페리는 지난해 상장 주관사 선정과 함께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한국 화장품 산업 성장성에 대한 주목도가 과거 어느 때보다 큰 만큼 상장 시기는 무르익었다는 평가다. 특화 영역을 바탕으로 흑자 구조를 갖춘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인 레페리의 현황과 IPO 전망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2일 08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으로 성장을 일군 레페리의 다음 지향점은 오프라인 진출이다. 창업 초기 O2O(Online to Offline) 사업을 구상했던 최인석 의장은 그간 축적한 크리에이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리테일 비즈니스를 추진하고 있다. 제품 기획과 유통 단계까지 크리에이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하는 뷰티테일(Beauty-Tail)이 중장기 비전이다.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을 활용해 브랜드 유통을 돕는 전략이다. 회사 측이 생각하는 비교군은 일본의 커뮤니티 기반 플랫폼 ‘앳코스메(@cosme)’다. 오프라인 점유율은 적지만 상위 랭킹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브랜드 몸값이 올라가고, K뷰티 브랜드 판매에도 적극적인 곳이다. 최근 레페리가 선보인 ‘크리에이터 셀렉스토어’ 역시 이를 위해 실험 중인 모델이다.

◇크리에이터 IP 활용한 ‘뷰티 리테일’ 지향점

레페리는 지난 2018년 신생 회사 슈레피(Surepi)를 자회사로 편입하며 브랜드 사업에 진출한 경험이 있다. 당시 소속 크리에이터 IP를 활용해 활발한 홍보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단 5년여가 흐른 현재는 상황이 바뀌었다. 현재도 슈레피 제품은 판매 중이지만, 이전처럼 활발히 브랜드를 전개하진 않고 있다. 자회사였던 슈레피 역시 흡수합병한 상태다.

슈레피 출범 당시 레페리가 지향한 것은 ‘인플루언서 코스메틱’이었다. 소속 크리에이터들이 제품 기획과 연구개발, 마케팅, 유통까지 전 단계에 걸쳐 협업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크리에이터 본인의 개성과 IP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생각도 깔려있었다. 단순히 자체 브랜드를 판매하겠다는 것보다 더 큰 비전이 담긴 전략이었다.

설립 13년차를 맞이한 현재 주된 비즈니스는 크리에이터 IP를 활용한 뷰티 브랜드 마케팅이다. 실적 비중을 놓고 보면 용역 관련 매출이 가장 크다. 2024년 연결 감사보고서를 보면 전체 매출 472억원 가운데 용역 매출이 453억원으로 96%를 차지하고 있다. 상품매출(1.2%), 공사매출(2.7%)은 한 자릿수에 그친다.

다만 지금도 크리에이터 IP를 중심으로 제조와 마케팅, 유통을 풀어가겠다는 생각은 여전하다. 레페리 관계자는 “크리에이터가 기획 단계부터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수요가 늘어나며 협업에 더 집중하게 됐다”며 “크리에이터의 인사이트와 브랜드사의 기획 능력이 합쳐진 제품을 더욱 많이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크리에이터 IP가 가진 영향력을 오프라인 유통과 결합하는 것이 레페리의 지향점이다. 최근 선보인 ‘셀렉트스토어’도 이를 위한 시도다. 수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뷰티 크리에이터가 직접 브랜드 제품을 골라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유통 채널이다. 각 크리에이터의 개성을 반영한 프리미엄 편집숍에 가깝다.


◇셀렉트스토어로 O2O 유통 도전…하반기 일본 시장서도 ‘실험’

레페리는 지난해 10월 소속 크리에이터 ‘레오제이’의 셀렉트스토어를 처음 선보였다. 서울 성수동에 연 팝업 3주 동안 4만6400명이 방문했다. 잠재력을 확인한 뒤 올해 3월엔 색조 분야 크리에이터 ‘민스코’의 셀렉트스토어를 두 번째로 열었다. 하반기에는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도 같은 형태의 행사를 기획 중이다.

레페리 관계자는 “세포라(Sephora), 얼타뷰티(Ulta Beauty), 올리브영 등은 1000개 이상의 매장을 기반으로 뷰티 산업 유통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은 기업들”이라며 “레페리 역시 리테일 분야에 진출하고 있지만, 크리에이터의 선별력과 콘텐츠 영향력이 중심이라는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영향력이 무기라는 점에서 일본의 뷰티 플랫폼 앳코스메와 비슷한 지향점을 갖고 있다. 뷰티 커뮤니티로 시작해 오랜 기간 축적한 랭킹 데이터를 기반으로 오프라인 매장까지 진출한 곳이다. 소매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그치지만, 상위 랭킹에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브랜드 몸값이 올라가는 플랫폼이다.

앳코스메는 해외 브랜드들이 일본에 진출할 때 가장 먼저 입점하려는 플랫폼이다. 반대로 일본 브랜드가 해외로 나갈 때에도 신뢰와 경쟁력을 부여하는 보증수표 역할도 한다. 상징성을 바탕으로 과거 높은 시장가치를 인정받았다. 현재 미국 아마존이 지분 투자로 최대주주로 자리잡고 있는 플랫폼이다.

레페리 측은 “‘크리에이터가 선택한 브랜드’라는 것만으로도 신뢰와 유통 경쟁력을 만들어내는 리테일 플랫폼이 지향점”이라며 “제품 자체보다 크리에이터 IP와 콘텐츠를 중심으로 작동하는 유통 방식을 실험하려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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