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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더블유컨셉 vs 29CM]조직 운영 구조는 '상반', 거래액 성장 흐름은 '공통'[경영 구조]②더블유컨셉은 독립 법인 형태 유지, 29CM는 무신사 내 사업부로 운영

정유현 기자공개 2025-05-13 07:57:27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8일 08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1년 대주주 변경 이후 더블유컨셉과 29CM의 '여성 플랫폼 주도권' 쟁탈 경쟁은 한층 가열됐다. 공통적으로 쓱닷컴과 무신사는 인수 초기 유통망 재정비와 운영 효율화에 집중했다. 인수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두 플랫폼 모두 거래액 기준으로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운영 구조에는 차이가 있다. 신세계그룹은 더블유컨셉코리아 독립 법인을 유지하면서 이커머스 사업 간 시너지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무신사는 29CM(법인명 에이플러스비)를 흡수합병한 후 사업부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29CM의 성장이 무신사 전체 외형 확장 효과로 직결되는 구조다.

◇이주철 대표 체제 더블유컨셉, 충성도 높은 소비층 중심 성장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사업 운영 방식은 플랫폼별 자율성과 책임 경영을 유지하는 알리바바그룹의 분산형 전략과 비슷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쓱닷컴과 지마켓, 더블유컨셉 등 주요 커머스 회사를 독립적으로 유지하면서 유통과 물류 등의 핵심 인프라를 공유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중 더블유컨셉은 여성 패션 전문 플랫폼 역할을 맡고 있다. 디자이너 브랜드 중심의 큐레이션 역량을 기반으로 그룹 내 패션 포트폴리오를 보완하고 있다. 이사회 구조를 보면 사내이사는 내부 인사가, 감사 및 기타비상무이사는 쓱닷컴 출신이 맡고 있어 경영 전략에서 일정 수준의 연결성이 엿보인다.

더블유컨셉은 인수 이후 초기에는 유통 구조 재정비에 집중하며 성장 속도가 다소 완만해졌지만 최근 들어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더블유컨셉의 수장은 이주철 대표다. 성장세가 둔화된 2023년부터 지휘봉을 잡은 이주철 대표는 지마켓 전략사업본부장 출신이다. 2025년 신세계그룹 정기 인사를 통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대표이사 취임 1년 만의 성과다.
디자이너 브랜드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더블유위크' 운영, 신생 브랜드 발굴 등으로 플랫폼 경쟁력을 다져온 공을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노력의 거래액과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4년 외형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1169억원대를 기록했지만 1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수익성이 뚜렷하게 개선됐다. 2023년 영업이익은 582만원에 불과했다. 미국 법인 관련 손실로 2023년엔 9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2024년에는 10억원 순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신세계그룹 편입 후 4년 연속 흑자를 유지한 성적이다.

더블유컨셉이 제공한 GMV(총 거래액)를 살펴보면 2021년 3271억원을 기록한 후 연평균 20.5%씩 성장하면서 2024년에는 거래액이 5722억원을 돌파했다. 플랫폼 효율화 전략이 이익으로 이어진 구조로 보인다. 고객 객단가는 20만원~30만원선이며 재구매율은 70~80% 수준이다. VIP 고객의 매출 비중은 30%를 차지하고 있다. 충성도 높은 소비층이 수익 안정성의 핵심 축을 이루고 있다.

더블유컨셉코리아 측은 "지난해 수익성 중심으로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사업을 추진했다"며 "거래액, 영업이익 신장에 집중하면서 전 카테고리에서 입점 브랜드를 늘리는 등 위수탁 사업을 강화하고 사입 및 PB 사업을 효율화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무신사 핵심 사업부로 자리한 29CM, 거래액 지난해 1조 돌파

2021년 지배 구조 변경 후 더블유컨셉은 충성 고객을 기반으로 효율 중심의 전략으로 조용한 성장이 지속됐다. 반면 무신사에 편입된 29CM는 빠른 성장세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29CM는 별도 매출로 집계되지 않고 무신사 실적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거래액이 유일한 외형 판단 지표 역할을 하고 있다. 무신사가 제공한 거래액 기준으로 보면 29CM가 2023년부터 더블유컨셉을 앞섰다.


무신사는 2021년 29CM(법인명 에이플러스비)의 모회사인 스타일쉐어를 약 3000억원에 인수한 뒤 두 법인을 흡수합병했다. 법인은 통합했지만 서비스 앱은 초기에 각기 별도로 운영됐다. 당시 스타일쉐어는 1020대 여성을 중심으로 한 SNS형 커머스 플랫폼, 29CM는 2030대 여성을 겨냥한 프리미엄 큐레이션 플랫폼으로 명확히 구분됐다.

두 서비스 간 정체성과 운영 방식에 뚜렷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각자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인프라 부분에서 협업을 지속하는 구조로 운영을 했다. 이후 스타일쉐어는 무신사에 피인수된 지 1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하고 무신사의 '스냅(snap)'서비스와 통합을 했다. 무신사가 스트리트 캐주얼 중심 플랫폼으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확보하고 있었던 만큼 여성 브랜드 중심의 29CM에 전략적 무게 추를 실은 것으로 해석된다.

29CM는 무신사의 탄탄한 인프라와 노하우를 활용해 독자적인 브랜딩을 펼치며 국내 여성 패션 플랫폼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기존에는 감도 높은 컨템포러리·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큐레이션을 강점을 내세운 플랫폼이었다. 남녀 구분 없는 유니섹스 성향이 강했지만 무신사에 편입된 후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 수혈에 집중하며 본격적으로 여성 패션 플랫폼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낸 것이다.

2024년 1년간 29CM에 입점한 여성 패션 브랜드 수는 전년대비 20% 이상 증가했고 당해 11월 기준 29CM 여성 구매 고객 수는 2023년 대비 30%가량 증가했다. 전체 구매 비중에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공격적인 브랜드 확장과 콘텐츠 중심 큐레이션 전략으로 거래액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24년 누적 거래액은 1조원을 돌파해 전년 대비 54% 이상 증가했고 2021년과 비교하면 약 3.6배 확대됐다. 월간 활성사용자 수(MAU)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 2025년 2월 기준 29CM의 MAU는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 넘게 증가한 144만을 기록했다.

무신사 측은 "2021년 인수합병된 이후 독립적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 점도 29CM 성장의 핵심 요인 중 하나다"라며 "29CM는 무신사의 인프라와 자본력을 바탕으로 고객 타깃, 브랜드 셀렉션, 브랜딩 등 비즈니스 전반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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