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농협 생크션 리포트]금융사고 빈번한 지역농협…내부통제 사각지대①지난해 총 68건 제재, 올 1분기에만 횡령 4건…감사 체제 한계 지적도
김영은 기자공개 2025-05-15 13:58:03
[편집자주]
전국에 1111개의 본점이 자리잡고 있는 지역농협은 농협은행과 달리 농협중앙회 산하 상호금융권에 속해 있다. 1969년 농촌에 팽배했던 고리채 문제를 타파하기 위해 도입된 지역농협은 농촌 지역의 사채 및 고금리 문제 해결 및 농가소득 증대 등 지역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오랜 시간 지역 중심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조직이 운영되며 횡령, 불법대출 등 금융사고가 반복되어 오기도 했다. 은행권을 중심으로 내부통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지금까지도 지역농협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농협의 제재 현황과 내부통제 체계를 점검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3일 07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들어 은행권을 중심으로 내부통제 움직임 강화하고 있지만 상호금융권에 속하는 지역농협은 그 흐름에서 다소 거리를 두고 있다. 지역농협은 금융당국이 아닌 농림축산식품부를 주무부처로 두고 있어 금융당국의 관리 감독이 제한적이다.농협중앙회에서 발표한 제재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총 68건, 올 3월까지는 18건의 제재가 가해졌다. 가장 높은 수준의 양정인 징계해직 조치를 받은 사람만 15명에 달했다. 횡령, 배임, 부당대출 등 제재 유형도 다양했다.
지역농협은 농협중앙회를 중심으로 관리 감독을 받고 있다. 중앙회 산하 조합감사위원회가 수시 감사를 통해 제재 조치를 요구하는 방식이다. 다만 외부 감사 주기 및 상임 감사 선임 등 세밀한 내부통제 체계 구축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전국 5.94% 지점 제재 조치…징계해직 11명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 농축협에 대한 제재 건은 68건에 달한다. 경남 웅동농협과 충북 내수농협에서 각각 2건씩 제재를 받았고 그 외 64개 지점이 제재를 받았다. 전국 농축협 본점이 1111곳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에만 전체 5.94%에 달하는 지역 금고에 제재가 가해진 것이다.

가장 무거운 제재조치인 징계해직을 받은 임직원은 총 11명이었다. 농협중앙회 임직원행동강령에 따르면 징계해직은 횡령, 배임, 절도 및 금품수수 등 범죄행위를 한 자, 계약체결 또는 계속거래조건 사적 금품수수, 청렴의무 위반에 있어 비위의 도가 극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내려진다.
징계해직 조치가 내려진 제재 유형을 살펴보면 횡령 사고가 가장 많았다. 11건 중 총 4건으로 경남 지리산청학농협에서 무자원 입금을 통한 시재금 횡령, 충북 동충주농협과 내수농협에서 고객 예탁금 횡령, 경기 양평축산농협에서 가족명의를 이용한 부동산 담보대출 및 신용대출 등을 실행을 통한 횡령 등이 이루어졌다.
올해로 접어들며 횡령 사고의 빈도수는 더욱 잦아졌다. 지난 3월까지 제재 공시로 밝혀진 횡령 사고는 총 4건이 발생했다. 출납과잉금 횡령, 자동화기기 및 금고 내 시재금 횡령 등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올 3개월 동안 총 18개 지점에 62명의 임직원에게 제재가 내려졌는데 횡령 외에도 기업여신 부당취급 등 징계해직 조치가 이뤄지는 등 굵직한 제재가 이루어졌다.
◇중앙회 조합감사위원회 2년 주기 감사…외부 감사는 4년에 한 번
지역농협에 대한 감사 및 제재 조치는 농협중앙회 산하 조합감사위원회를 통해 이루어진다. 조합감사위원장을 필두로 한 조합감사위원회가 각 지역농협에 대한 감사를 수시로 시행하고 중앙회는 각 조합에 제재 조치를 요구하는 방식이다. 올해 초부터 4월말까지 총 6개의 조합에 제재를 요구한 바 있다.
조합감사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한 5인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이 가운데 위원장을 제외 한 4인의 위원은 비상임이며 임기는 3년이다. 현재 조합감사위원회 위원장은 박석모 위원장이 맡고 있다. 박 조감위원장은 1959년생으로 마산상업고등학교와 한국방송통신대학교를 졸업하고 농협은행 농업·공공금융본부장, 농협은행 기업고객본부장, 경남무역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조합감사위원회는 회원의 재산 및 업무집행상황에 대하여 2년(상임감사를 두는 농·축협의 경우에는 3년)을 주기로 1회 이상 감사한다. 회원에 대한 감사 방향 및 그 계획, 감사결과에 따라 회원의 임직원에 대한 문책 요구, 회원에 대한 시정 및 개선요구, 감사규정의 제정·개정 및 폐지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중앙본부에는 조합감사위원회사무처가, 지역에는 지역검사국이 설치되어 있어 회원 농·축협과 조합공동사업법인에 대한 감사 실무를 수행하고 있다.
다만 외부 감사 주기 등 세밀한 내부통제 체계 구축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농협은 자산 500억원 이상의 경우 4년에 한 번씩 외부 감사가 이뤄진다. 새마을금고(500억원 이상 2년 주기), 수협·신협(300억원 이상 1년 주기) 등에 비해 그 기준이 부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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