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경영분석]제주은행, 90% 넘는 지역 의존도…가파른 연체율 상승세지역 경기 침체로 건전성 지표 1%대 후반…ERP 뱅킹 도입으로 전국·지방 균형 성장 모색
김영은 기자공개 2025-05-02 11:18:25
이 기사는 2025년 04월 30일 07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며 순익 정체기가 지속되고 있다. 그간 전국구로 영업망을 넓히지 못했던 제주은행은 지역 대출 의존도가 90%를 넘어가며 도내 경기 상황에 따라 수익 기반이 크게 흔들리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에도 부실여신의 증가세를 따라잡지 못하며 NPL커버리지비율은 100% 아래로 떨어졌다.제주은행은 최근 2대주주로 오른 더존비즈온과 함께 ERP뱅킹 시스템을 도입해 전국구 영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더존비즈온의 플랫폼 영향력을 활용한 임베디드 금융 모델을 실험해 전국구 여신 규모를 중장기 적으로 2조원까지 늘리며 균형있는 여신 성장을 이뤄나갈 계획이다.
◇순익 33.2% 감소…높은 지역 의존도에 건전성·생산성 지표 은행 최하위권
2025년 1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제주은행의 순이익은 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43억원) 대비 33.2% 낮아진 수치다. 영업이익은 53억원에서 76.1% 낮아진 13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매각익 발생으로 인한 영업외이익 증가로 분기 순이익은 영업이익을 상회했으나 채권 매매익 감소 및 연체율 증가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모습이다.
지역 부동산 및 관광 경기 침체로 인해 건전성 지표는 계속해서 악화하고 있다. 1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대출채권비율은 각각 1.66%, 1.74%로 한 분기 만에 0.34%포인트, 0.56%포인트씩 상승했다. 연체율은 기업대출 부문이 1.8% 가계대출 1.38%, 신용카드는 8.01%를 기록하며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다다랐다.
1분기 기준 제주은행이 보유한 도내 대출금 규모는 5조4323억원으로 전체 대출금(5조8737억원)의 92.5%에 달한다. 전년말(92.9%) 대비 0.4%포인트 하락한 수준이지만 지역 경기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1분기 대손충당금전입액은 117억원으로 전년 동기(88억원) 대비 32.4% 늘었다. 같은 기간 대손비용률은 0.62%에서 0.79%로 상승했다. 대손비용이 증가에도 불구하고 부실 여신 규모가 커지자 NPL커버리지비율은 97.45%로 100% 아래로 떨어졌다.
경영효율성지표인 총영업이익경비율(CIR) 또한 은행권 최고 수준에 머무르며 낮은 생산성을 띠었다. CIR은 66.83%로 전년 동기(64.77%) 대비 2.06%포인트 상승했다.

◇ERP 뱅킹 도입으로 지방은행 구조적 한계 돌파한다
신한금융은 한계에 다다른 제주은행의 성장 돌파구를 찾기 위해 더존비즈온의 지분 투자를 이끌어냈다. 더존비즈온과 함께 추진 중이던 제4인터넷은행을 추진 작업을 철회하고 제주은행을 통해 ERP뱅킹을 도입해 전국구로 영업망을 확장하기로 했다. 신한금융과 더존비즈온에게는 새로운 은행 출범으로 인한 대규모 비용과 투입 대신 은행 라이선스를 기보유한 제주은행을 활용해 임베디드 금융 모델을 실험할 수 있는 묘책이었다.
제주은행은 ERP뱅킹을 도입해 도외 오프라인 지점 없이도 더존비즈온의 ERP 플랫폼을 통해 금융접근성을 확대할 수 있게 된다. 또한 ERP 내 기업 데이터를 활용해 중소기업 대상 맞춤형 금융상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제주은행은 올 하반기 중으로 ERP뱅킹 도입을 위한 신사업 추진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2026년 상반기에는 중소기업 고객 대상 상품 및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고석헌 신한금융 전략부문장(CSO)는 지난 25일 개최한 신한금융 기업설명회(IR)에서 "임베디드 금융 전략을 발표한대로 기업대출 영역에서 성과에 대한 검증이 나면 인력 등 사업 방향을 넓힐 생각이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관련 대출 잔액이) 1조5000억원~2조원까지 성장을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파이낸스
-
- [Financial Index/금융지주]신한금융, 부채비율 43%…우리금융 출자여력 '넉넉'
- [교보생명 SBI저축 인수]SBI홀딩스, '경제적 권리' 70% 합의…실속 챙겼다
- [NPL 자금조달 리포트]대신F&I, 공격적 투자에 단기조달 확대…NPL 매입 '적기 대응'
- [교보생명 SBI저축 인수]1위 저축은행 PBR 0.95배, 상상인그룹은 '난색'
- [은행경영분석]농협금융, 예대업 약화…낮아진 비은행 기여도 '설상가상'
- [여전사경영분석]우리금융캐피탈, 대손비용 부담 확대로 실적 개선 제동
- [금융 人사이드]캠코 사장 단독후보에 정정훈 전 세제실장…'자본확충' 첫 시험대
- [은행경영분석]제주은행, 90% 넘는 지역 의존도…가파른 연체율 상승세
- [은행경영분석]BNK금융, 건전성 지표 개선에 달린 '밸류업' 가능성
- [금융사 KPI 점검/하나은행]본사 정책 평가 강화, '건전성·손님만족' 항목 힘줬다
김영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은행경영분석]농협금융, 예대업 약화…낮아진 비은행 기여도 '설상가상'
- [은행경영분석]제주은행, 90% 넘는 지역 의존도…가파른 연체율 상승세
- [교보생명 지주사 전환 전략 점검]지주사 전환 단초 된 SBI그룹 동맹 강화
- [지방은행vs인뱅 구도 변화]제주은행, 임베디드 금융으로 수도권 진출…정체기 극복할까
- [토스뱅크 2막]서혜란 CFO "혁신에 안정 더한다…인뱅 최적화된 재무 체계 구축"
- [컨콜 Q&A 리뷰]iM금융, 자본비율 오르자 주주환원 가속화에 쏠리는 기대감
- JB금융, 'NIM 지켜라'…핵심 사업 늘리고 기반 사업 줄이고
- KB손보, 역대급 실적 이어갈까…투자손익 급등 '눈길'
- [토스뱅크 2막]정상화 돌입한 인뱅 막내…은행 출신 키맨 주축 혁신 지속한다
- [지방은행vs인뱅 구도 변화]전북은행, '지역·고객' 안 가리고 발 빠른 시장 확대 '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