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빅딜 리부트]여유 없는 매도자 상황 노린 '영리한' M&A플랙트 투자 PEF 10년 넘게 묶인 포트폴리오…엑시트 절실 시기 공략
김경태 기자공개 2025-05-15 09:06:36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4일 12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8년만에 빅딜을 잇따라 나선 가운데 거래 상대방의 상황을 역활용한 기민한 M&A 전략을 구사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일주일 전 인수를 발표한 마시모 오디오사업부인 사운드유나이티드(Sound United) 구조조정을 하면서 매물로 출회됐다. 마시모가 3년전 인수할 때 가격의 3분 1 수준 금액에 인수했다.이번 독일 플랙트그룹(FläktGroup) 빅딜도 거래 상대방의 실정을 고려한 M&A 전략이 돋보인다. 매각측 트라이튼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로 11년 전 플랙트그룹 전신을 인수해 투자금 회수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플랙트그룹을 15억유로에 사들이면서 사운드유나이티드와 마찬가지로 '합리적'인 가격에 M&A를 하게 됐다.
◇매각측 트라이튼, 11년전 인수…PEF의 숙명 '엑시트' 절실
트라이튼의 플랙트그룹 인수는 11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GEA그룹으로부터 덴코하펠(DencoHappel)을 인수했다. 당시 인수가는 13억유로였다.
이어 2016년에는 플랙트우드(Fläkt Woods)를 품었다. 이 곳은 영국 콜체스터의 선풍기 사업부 우즈, 스웨덴 기업 플랙트가 합병해 설립됐다. 2007년부터 사가드(Sagard), 에퀴스톤(Equistone)이 소유했다. 트라이튼은 플랙트우즈를 인수하면서 덴코하펠과 합병했고 현재의 플랙트그룹이 탄생했다.
트라이튼의 플랙트우즈 당시 로랑 쇼부아(Laurent Chauvois) 에퀴스톤 파트너는 "플랙트우즈는 에너지 절감 솔루션에 집중하고 R&D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미국, 스칸디나비아 국가, 인도 등에서 M&A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강력한 시장 입지를 확보했다"라며 "2013년 인프라 및 산업용 환기 부문을 콜팩스(Colfax)에 성공적으로 매각한 이후 유럽 냉난방공조(HVAC) 시장에서 순수하고 매력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밝혔다.

PEF 운용사에 투자금 회수(Exit)는 숙명이다. 투자 이후 포트폴리오 기업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출자자(LP)에 자금을 돌려줘야 한다. 통상 PEF 운용사는 투자가 이뤄진 뒤 3~5년이 지나면 엑시트에 나선다.
하지만 트라이튼의 플랙트그룹 투자는 덴코하펠 인수를 고려하면 10년이 훌쩍 지났다. 그만큼 엑시트가 절실할 수밖에 상황이었던 셈이다. 삼성전자가 이런 거래 상대방의 상황을 파악하고 전략적인 행보에 나선 셈이다.
트라이튼은 2014년 덴코하펠을 13억유로에 인수했는데 2016년 플랙트우즈 거래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인수 당시 플랙트우즈의 당시 매출은 4억2300만유로에 달했다.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의 플랙트그룹 경영권 인수금액은 15억유로로 '합리적'인 가격에 M&A를 하게 됐다.
◇마시모, 구조조정 노린 오디오사업부 인수…잇단 전략적 M&A 성과
삼성전자가 일주일 전 발표했던 마시모의 오디오사업 인수도 거래 상대방의 상황을 잘 활용한 사례다. 마시모는 2022년 4월 10억달러를 들여 DEI홀딩스(Holdings)로부터 사운드 유나이티드를 매입했다.
마시모는 의료기술기업이라당시 현지에서도 사운드유나이티드 인수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기존 마시오의 사업과 크게 연결고리가 없는 갑작스런 이종산업 진출이었기 때문이다. 시너지 효과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더군다나 M&A 발표 이후 주가가 하락했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가 2022년부터 급격한 금리 인상을 시작되면서 자본시장이 경색되기 시작했고 마시모의 주가도 반전을 이루지 못했다.
마시모의 주주였던 폴리탄캐피털매니지먼트(Politan Capital Management)의 행동주의에도 직면했다. 이사회 구성원 교체, 법정 공방을 벌이는 등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결국 마시모는 의료, 헬스케어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사운드유나이티드 매각을 추진했고 삼성전자를 매수자로 구했다.
하만의 사운드유나이티드 인수가는 3억5000만달러(약 5000억원)다. 마시모가 2022년 인수할 당시 가격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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