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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의 복귀, 네이버의 큰 그림] 하이퍼클로바X, 검색 넘어 전사적 AI 확장 본격화⑤자체 LLM 고집, AI 도입으로 기존 서비스 대대적 혁신

노윤주 기자공개 2025-05-16 13:07:47

[편집자주]

'은둔의 경영자'라 불린 인물이 있다. 바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다. 그가 오랜 은둔 생활을 마치고 이사회 의장직을 맡으며 경영 일선으로 돌아왔다. 이제 글로벌투자책임자(GIO)로서의 역할은 내려놓고 현장에서 사업을 이끌고 있는 경영진들과 호흡하고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창업자 복귀에 네이버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기대감이 묻어난다. 특히 이 의장의 GIO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을 전격 확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네이버가 그리고 있는 글로벌 진출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5일 07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테크기업 중 인공지능(AI) 거대언어모델(LLM)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극소수다. 상용화 단계까지 가지 못하고 개발 명맥만 유지하며 글로벌 LLM과 손을 잡은 곳이 대다수다. LLM 개발에 상당한 비용이 투입되는 것은 물론 오픈AI, 클로드 등 글로벌 LLM의 한국어 능력이 상당히 향상된 영향이다.

네이버만큼은 자체 LLM을 고집하면서 서비스 전반에 하이퍼클로바X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검색뿐 아니라 쇼핑(커머스)과 지도까지 AI를 녹여 나갈 계획이다. AI 등장으로 플랫폼 사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가운데 AI를 도입해 기존 서비스의 지속가능성을 도모하는 전략이다.

◇'온서비스 AI'로 승부수…"실서비스에 밀착시킬 시기"

지난해 말 네이버는 '온서비스 AI'라는 새로운 사업 전략을 제시했다. 챗봇과 같은 독립된 AI 서비스를 출시하는 대신 이미 공고한 사용층을 보유한 커머스, 지도 등 플랫폼에 AI를 자연스럽게 통합하는 전략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작년 11월 열린 DAN24 컨퍼런스에서 "개인 사업자부터 협력사까지 다룰 수 있는 매우 폭넓은 생성형AI 기술 라인업을 갖췄다"라며 "이제 이런 네이버의 기술을 실서비스에 밀착시킬 시기"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온서비스 AI 전략은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본래도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던 커머스 부문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네이버는 올해 3월 커머스를 별도 앱으로 분리해 '네이버플러스스토어'를 출시했다. 이 앱을 'AI 쇼핑 앱'으로 키워나가겠다는 목표도 함께 공유했다.

우선 별도 앱에는 하이퍼클로바X와 개인화 추천을 기반 기술로 깔았다. 개개인의 쇼핑 맥락을 분석해 사람마다 다른 혜택과 상품을 추천해 준다. 쇼핑 경험치가 쌓일수록 더욱 정교한 추천이 가능하다.


AI를 전면 도입한 후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앱은 기존 네이버 인앱 서비스 대비 20%p 거래 비중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소비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네이버의 커머스 실적은 오히려 성장했다. 1분기 네이버 커머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7879억원이다. 별도 앱의 성과가 2분기부터 나타나고 있는 만큼 실적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제 출시 두달 가까이 지난 시점으로 AI 효과를 정확히 수치화할 수는 없지만 앱 출시 후 복합적인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판매자에게 제공하는 마케팅 솔루션, 광고 최적화 그리고 배송 개선 등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플랫폼 생존 방법' AI에서 찾는다

비교적 매출 비중이 적은 부문에서도 AI 도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사용자 이탈을 막기 위해 편의성을 개선하는 작업이다. 올해 5월부터 네이버 지도는 AI로 이용자 운전 습관을 분석한 후 개인 맞춤형 예상 도착 시간을 안내하고 있다. 네이버는 앞으로도 지도 앱에 AI 기능을 계속 추가해 나갈 예정이다.

콘텐츠 영역도 마찬가지다. 네이버는 지난해 AI 기반 개인화 추천 기술을 적용한 홈피드와 클립을 선보인 바 있다. 이후 네이버 모바일 메인의 체류시간은 전년 동기 대비 11%, 창작자 규모는 전년 대비 2배 증가했다.


네이버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입해 자체 LLM을 개발하고 고도화하는 이유를 두고 업계서는 '데이터 주권'과 '기술 자립'이라는 두 가지 핵심 가치가 작용했다고 해석했다. 이 가치를 누구보다 많이 외친 이해진 의장이 복귀하면서 네이버 AI 투자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2030년까지 AI 고도화에 1조원을 투입하는 R&D 계획도 세워놨다.

IT 업계 관계자는 "하이퍼클로바X의 성패는 단순히 기술적 우수성보다는 네이버 서비스 생태계와 얼마나 잘 융합되느냐에 달려있다"라며 "네이버의 '온서비스 AI' 전략이 성공한다면 기존 플랫폼 기업의 새로운 AI 비즈니스 성장방식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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