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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의 복귀, 네이버의 큰 그림]AI 기술 내재화, 반도체까지 키운 '꿈'⑥기술 주권·비용 효율화 두 마리 토끼 잡기…전문 기업과 다방면 협업

노윤주 기자공개 2025-05-19 13:02:37

[편집자주]

'은둔의 경영자'라 불린 인물이 있다. 바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다. 그가 오랜 은둔 생활을 마치고 이사회 의장직을 맡으며 경영 일선으로 돌아왔다. 이제 글로벌투자책임자(GIO)로서의 역할은 내려놓고 현장에서 사업을 이끌고 있는 경영진들과 호흡하고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창업자 복귀에 네이버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기대감이 묻어난다. 특히 이 의장의 GIO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을 전격 확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네이버가 그리고 있는 글로벌 진출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5일 14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I 산업에서 반도체는 핵심 자원이다. 하지만 비용과 수급이 늘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엔비디아 장비를 공급받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이에 글로벌 빅테크도 자체 AI 반도체를 개발하기 위한 작업에 적극적이다.

네이버도 예외는 아니다. AI 관련 기술 전반을 내재화하겠다는 목표 하에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착수했다. 하이퍼클로바X라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보유하고 있고 AI 서비스에도 박차를 가하는 만큼 늘어나는 수요를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IT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는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텔, 퓨리오사AI 등 국내외 반도체 기업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빅테크 숙명 'AI 칩 개발'…네이버도 자급자족 도전

지난해 6월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미국 엔비디아 본사를 찾아 젠슨황 CEO를 만났다. 이 의장뿐 아니라 최수연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이 팀네이버 자격으로 엔비디아 미팅에 참석했다.

네이버는 AI 개발에 엔비디아 GPU를 사용하고 있는 주요 고객사다. 데이터센터를 통한 GPU 클라우드 사업도 진행 중인 만큼 엔비디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 장비를 적기 공급받는 게 중요하다.

젠슨황 엔비디아 CEO(가운데)와 이해진 네이버 의장, 최수연 대표

엔비디아와의 관계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네이버는 한편으로 자체 AI 반도체 칩 개발에도 열중하고 있다. 반도체까지 내재화하려는 배경에는 여러 전략적 판단이 있다. 가장 운영 안정성과 비용 효율화다.

하이퍼클로바X 같은 대규모 AI 모델 학습과 서비스 운영을 위해서는 엔비디아의 GPU 등 고가의 장비가 대량으로 필요하다. 네이버도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의 GPU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전세계적 수요 증가로 비용 상승, 수급 불안정 문제가 상존한다. 자체 반도체를 개발하면 초기 투자는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비용을 아낄 수 있다. 구글, 메타 등 글로벌 IT 기업도 이런 리스크를 헤징하기 위해 자체 AI 칩을 개발하고 있다.

또 자체 칩을 사용하면 네이버만의 AI 모델과 워크로드에 최적화해 운영 비용을 낮출 수 있다. 네이버는 계속해서 GPU 부담이 덜한 경량화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인텔·퓨리오사와 협업 가속…스타트업 투자 이어져

진입장벽이 높은 반도체 산업인 만큼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이다. 삼성전자와 추진하던 '마하' 프로젝트도 잠정 중단됐다. 업계 최고의 만남으로 주목받았던 협업이지만 결과는 긍정적이지 못했다.

그럼에도 네이버는 AI 반도체 기술 개발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IT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분야다. 이에 전문 기업들과 협업을 다각도로 진행하고 있다.

가장 속도감 있게 협업을 전개하는 곳은 인텔이다. 네이버는 올해 초 인텔과 협업하고 있는 AI 가속기 '가우디2'의 현황을 공개했다.

인텔 행사에서 팻 겔싱어 전 인텔 CEO와 반도체 협업해 대해 발표하는 하정우 네이버 AI 이노베이션 센터장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은 2월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인텔과 개발한 가우디2는 여러 테스트를 거치는 단계"라며 "조만간 공식 발표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준비 중이라고도 강조했다.

퓨리오사 AI도 대표적인 협업 사례다. 네이버는 인하우스 사내벤처캐피탈(CVC)인 네이버D2SF를 통해 퓨리오사AI에 초기 투자했다. 당시 퓨리오사 AI가 만들고자 하는 AI 반도체는 단순 아이디어 형태였다. 실현 가능성을 보장할 수 없었다. IR 당시 5장의 장표만 가지고 투자 유치에 나섰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네이버는 고심 끝에 투자를 결정했다. 재무적 투자가 아닌 전략적 투자자로서 AI 반도체 분야에서 협업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퓨리오사 AI가 법인 설립도 하기 전부터 네이버는 함께 첫번째 스펙을 같이 디자인했다. 현재는 네이버 초기투자의 가장 큰 성과로 불리며 공고한 협업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퓨리오사 AI로부터 가능성을 본 네이버는 스타트업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LLM 특화 AI 반도체를 설계하는 하이퍼엑셀과도 손을 잡았다. 함께 정부 데이터센터 사업 수주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반도체 역시 기술 내재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라며 "다만 오랜 기간 기술 개발이 필요한 분야인 만큼 긴 호흡으로 접근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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