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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비용 최소화, '신세계'에 업혀가기? 현금흐름 마이너스 이어질 듯…골프장 분양률 관건

이대종 기자공개 2012-12-06 18:22:17

이 기사는 2012년 12월 06일 1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평균 매출액 5000억 원을 넘나드는 중견건설업체 신세계건설의 사업 전략은 독특하다.

이자비 같은 금융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입금의 만기를 2년 이상 두지 않는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이 4억 원에 불과해도 그렇다. 신규 개장을 앞두고 있는 골프장의 분양률이 재무사정의 관건이기는 하지만 이 역시도 그룹차원의 지원을 바라는 눈치다.

신세계건설은 공종다변화를 통해 그룹공사 물량을 줄이겠다는 다른 건설업체들과 달리 신세계에 '업혀가기'를 오히려 자처하는 상황이다.

◇ 그룹공사 따라 매출도 오르락내리락…"장기적 측면, 글쎄"

지난 1991년 신세계그룹에 편입된 후 6년 뒤부터 현재 사명으로 토목과 건축 부문에 진출하기 시작한 신세계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46위의 중견 건설업체이다. 신세계 계열의 유일한 상장건설업체로 최대주주인 이마트(9월 말 기준 32.41%)와 이명희 그룹회장(9.49%), 정용진 부회장(0.8%) 등 특수관계인 지분만 42.7%에 이르러 그룹 발주공사를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매출액 구성 비율을 살펴보면 그 특징이 확연하다. 최근 2년 사이 평균 매출액 구성 비율은 백화점·할인점 등의 그룹공사가 70%, 오피스와 주상복합 등의 외부공사가 24%, 관급공사 4%, 골프장 내장객 수입인 레저부문 2% 등이다. 올해 들어서는 그 비율이 더 높아져 80%를 넘는 수준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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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업구성은 국내 건설 경기의 불황 속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공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혜택이다. 다만 관계사 투자라는 외부변수에 지나치게 노출된 모습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최근 5년 간의 매출은 계열사의 발주물량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 해 매출액이 유일하게 3000억 원대에 머물렀던 지난 2009년의 그룹 공사 매출 비중은 61.5%에 그쳤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공종별 다변화 수준이 미흡하고 동종그룹(Peer Group) 건설업체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계열공사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면서 "개별 회사의 장기적인 측면에선 바람직스럽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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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리니티CC로 마이너스 현금흐름…분양률 관건

최근의 영업활동현금흐름 등은 지난 10월 완공한 경기도 여주의 트리니티CC으로 인해 마이너스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공사가 이뤄진 기간 동안 운전자본이 늘고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차입금 규모까지 확대됐다.

신세계건설에 따르면 이 골프장에 투입된 공사금액은 약 2500억 원에 달한다. 미국의 유명 코스디자이너를 영입해 설계에 참여시키는 등 국내 최고급 수준으로 골프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골프장이 아직 운영전이라 매출 없이 자금만 투입돼다 보니 현금흐름이 악화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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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차입금 규모와 만기일 등은 여유로워 보이지 않는다. 3분기까지의 총 차입금은 2250억 원 규모로 1250억 원 정도가 단기이고 나머지가 장기 형태다. 장기 차입인 1000억 원의 경우 역시 만기가 2년 이하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올해 9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16억9000만 원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4억9000만 원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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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건설은 내년 상반기부터 트리니티CC의 회원권이 분양되면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최근 골프업계도 불황이 이어지면서 회원권 수요가 얼마나 있을지 미지수다. 금융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분양성과에 따라 사업위험의 변동성 가능성이 큰 게 사실"이라면서도 "계열사들의 참여가 일정 수준 이뤄진다면 재무부담은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건설이 밝힌 1계좌 당 예상가는 5억~10억 원이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말부터는 272억7200만 원 규모의 자유CC 입회금이 모두 유동부채로 계상된 상태다. 전체 553 계좌 모두 반환을 요구할 수 있는 5년이 지나 회원들의 일시 반환요구에 대비한 것이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계열사 등의 법인 계좌가 적지 않은데다 대부분의 입회금 규모가 현재 회원권 시세보다 낮아 반환하는 경우가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최근 1개 계좌만 반환요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 그룹기대기?…"건설불황 속 나름의 전략"

신세계건설의 최근 사업 방향은 그룹공사를 최대한 이용하면서 자금투자는 최소화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신세계건설의 한 관계자는 "사업자금이 필요하더라도 단기간만 빌려 금융비용을 최소화하는 게 사업 방침"이라면서 "자금이 있으면 바로바로 갚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는 분기보고서의 수주전략에도 "당사의 영업 기반이 되고 있는 그룹공사는 신세계그룹의 지속적인 백화점·할인점 신규진출, 관계회사들의 물류센터·아울렛 몰 사업확장 등과 더불어 매년 일정 수준의 매출 실적을 달성해 나가고 있다"면서 "이와 같은 상황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건설업계 안팎에서는 신세계건설만의 이례적인 경우라 평가하면서도 일정 부분 동의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그룹을 낀 중견 건설업체이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역시 "일정 규모 이상의 자금이 필요해 위험부담이 큰 사업 다변화보다는 어려운 건설경기를 감안, 그룹물량에 기대는 것도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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