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1월 22일 08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10월 25일 울산 용잠동. GS글로벌의 자회사인 디케이티(DKT) 공장에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방문했다. 2011년 6월 1일 이후 두 번째 방문이다. 허 회장은 이 자리에서 디케이티에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2011년 방문 때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디케이티에 대한 기대감이 여실히 드러난 대목이다. 하지만 허 회장의 바람과는 달리 디케이티의 영업 여건은 험난하기만 하다.
GS글로벌은 2010년 디케이티를 799억 원에 인수했다. 석유화학 설비업체인 디케이티를 인수해 GS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 디케이티는 사업 확장을 위해서 2011년 4월 한진중공업 울산공장을 1251억 원에 매입했다.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차입금을 대폭 늘리면서 재무구조는 급격히 나빠졌다.
GS그룹은 부랴부랴 디케이티 구하기에 나섰다. 디케이티는 2011년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390억 원을 조달했다. GS글로벌은 유상증자에 참여해 351억 원을 디케이티에 쏟아 부었다. 같은 해 재무적투자자(FI)인 우리투자증권 사모펀드(PEF)에서 500억 원을 추가로 마련했다.
GS그룹의 지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시황악화로 현금창출력은 감소했고 차입금은 불어났다. 덩달아 부채비율은 2010년 407%에서 2012년 3분기 588%로 훌쩍 뛰었다.
디케이티는 다시 FI에게 손을 벌린다. 오는 30일 도미누스에쿼티파트너스 PEF를 대상으로 499억 원의 우선주를 발행한다고 디케이티는 밝혔다.
디케이티가 일정 기간 안에 상장하지 못하면 모회사인 GS글로벌은 도미누스 PEF에 투자원금과 연복리 6.5~7.5%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상장요건을 갖췄음에도 상장하지 않으면 연복리 8.5~9.5%의 이자를 제공해야 한다. 디케이티를 위해 제공한 풋백옵션은 GS글로벌에 치명적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문제는 디케이티의 실적 전망이 불투명한다는 점이다. 확보한 일감이 예상치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디케이티의 2012년 3분기 말 수주잔고는 1936억 원으로 2011년 말 대비 15.1% 감소했다.
GS글로벌의 어깨는 무거워졌지만 살림은 빠듯하다. 해마다 100억~200억 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기록해 운영자금 대기도 벅차다. 디케이티의 부실이 깊어지면 GS글로벌은 GS그룹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다.
'자회사 부실, FI를 위한 풋백옵션 제공.' GS그룹과 디케이티 간 이슈는 웅진·금호아시아나의 데자뷰(deja vu)처럼 보인다. 물론 GS그룹은 탄탄한 사업기반을 갖췄기 때문에 앞선 기업과 비교하는 것은 억측일 수 있다. 하지만 GS그룹이 '디케이티 덫'에 걸린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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