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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전략적 몸부림‥이유와 종착지는? 악화된 수익성, 플랜트사업 투자확대로 정면돌파...KKR과 다양한 투자 모색

이재영 기자공개 2013-04-05 14:08:47

이 기사는 2013년 04월 05일 14: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과 KKR이 사모투자펀드(PEF) 조성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펀드의 투자처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영국 LNG 탱크 FEED(개념설계) 업체인 웨소(Whessoe)를 인수를 마무리 지었고, 앞서 지난해 초에는 석유공사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미국 석유개발회사 패럴렐 페트롤리엄(Parallel Petroleum)을 약 8700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이번에 조성하는 펀드도 우선적으로는 최근 강하게 추진 중인 건설부문의 업황 확대를 위해 쓰여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 매출확대에도 악화되는 수익성…휘청이는 그룹 모태

삼성물산은 최근 자원·에너지 사업의 투자대비 수익부진, 국내 건설경기 악화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며 돌파구 마련을 위해 고심해왔다. 그룹의 모태 격인 삼성물산이지만 상사부문과 건설부문의 이질적 결합 덕분에 회사의 지향점 자체도 모호했던 게 사실이다.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지만 이익률은 현저히 떨어지는 상사 부문은 2000년 대 후반, 신재생에너지 투자의 확대를 통한 글로벌 에너지 산업의 선도적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550억 원을 투자한 세계 최대 규모의 풍력·태양광 발전단지인 온타리오 단지를 비롯, 루마니아 태양광 단지 개발을 위해 지난해만 270억 원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큰 폭의 성장이 예측됐던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혜성같이 등장한 셰일가스라는 매력적인 에너지원의 등장으로 주춤대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신재생에너지보다는 셰일가스를 통한 LNG 산업에 전세계가 주목한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외부효과 였지만 상사부문의 투자대비 수익 부진은 당분간 더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산_사업부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전문적인 엔지니어링 기술 확보 및 플랜트 사업의 비교우위 선점에 실패한 건설부문도 국내 건설경기 악화 및 전문성 부족 등으로 인해 그룹 내 또 다른 EPC(Engineering, Procurement & Construction) 업체인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에 밀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삼성_EPC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투자확대 카드…턴어라운드 위한 정공법 택했다

그룹의 모태 격이라 할 수 있는 삼성물산이 내우외환에 휩싸이자 삼성은 전방위적인 물산 살리기에 나섰다. 우선 지난 2002년 매출 1조 원, 영업이익 300억 원에 불과하던 삼성엔지니어링을 6년 만에 매출 3조 5000억 원, 영업이익 3200억 원의 세계 초일류 우량기업으로 끌어올린 정연주 부회장을 2010년 삼성물산의 구원투수로 배치시켰다. 이후 그룹 미래전략실과 삼성경제연구소를 중심으로 다양한 돌파구 모색에 나섰다.

지난해 말, 아파트 사업인 래미안 사업 부문을 삼성에버랜드에 이관하려 했던 시도와 최근 백지화 되긴 했지만 서초사옥 이전 문제 또한 삼성물산 살리기를 위한 여러 시도들 중 하나였다.

하지만 회사는 결국 정공법을 택했다. 상사부문과 건설부문의 장점을 결합, 플랜트 프로젝트 사업의 확대를 통해 악화된 수익성을 정면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정연주 부회장 취임 이후 이어진 대규모 투자와 M&A들도 단기적 실적개선에 급급하기 보다는 비즈니스 자체에 대한 턴어라운드와 업력 확대를 위함이었다. 최근에는 내부적으로 분산돼있던 투자관련 부서들을 한데 모아 TF를 꾸리며 컨트롤타워를 구축했다.

상사부문의 파이낸싱 능력과 사업 운영능력, 건설부문의 시공 능력을 결합, 종합적인 플랜트 프로젝트 전문 회사로의 변모가 삼성물산 변화의 골자다. 그룹 내부적으로도 EPC 산업 관련 교통정리를 통해 삼성물산은 육상 LNG터미널과 프로젝트 오퍼레이터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삼성엔지니어링은 오프쇼어(off-shore) 부문으로의 사업확장을 통해 기존 발전 EPC 등에서의 중복 경쟁을 해소키로 했다. 삼성중공업 또한 조선사에서 선도적인 해양플랜트 업체로의 변모를 통해 향후 심해저(subsea) 등 고부가가치 해양플랜트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사실 이러한 교통정리가 진행되며 잡음 또한 분명했다. EPC 산업 관계자는 "사실 삼성물산보다는 삼성엔지니어링의 기술력, 업력이 월등히 앞선다"며 "EPC 산업 전반을 관장하는 역할을 삼성물산이 담당키로 하면서 삼성엔지니어링의 상대적 박탈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전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 전체적으로는 플러스 요소가 더 많겠지만 큰형님(삼성물산)을 위해 동생들(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이 양보한 측면이 크다"며 "최근 글로벌 에너지 산업의 경향에 비추어 봤을 때, 해상플랜트 보다는 육상플랜트, 특히 LNG 터미널 관련 수익성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삼성물산 밀어주기의 느낌은 지울 수 없다"고 분석했다.

◇ KKR과 함께 실탄 확보한 삼성물산, 다음 타켓은?

어차피 그룹 차원에서 삼성물산을 위한 전방위적 지원이 결정된 이상, 삼성물산의 투자 확대는 필연적 귀결이다. 투자대비 결과도 차츰 가시화되고 있다. 2년 간 공들여 오던 호주 로이힐 광산 프로젝트 수주가 그 첫 결실이다. 투자금만 100억 달러에 이르는 이 프로젝트에서 삼성물산은 핵심인프라인 채굴 플랜트와 철도, 항만 건설 등 6조 5000억 원 가량의 수주에 성공했다.

M&A업계 관계자는 "LNG 트레이드 비즈니스를 위한 원천기술 및 시장 확보에 나선 삼성물산은 웨소 인수에도 볼 수 있듯 우선 플랜트 관련 회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자원·에너지 개발 산업에 있어서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는 KKR과 함께 하는 이번 펀드는 또 다른 대상들도 함께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KKR이 보유 중인 광구나 자원개발 프로젝트에 삼성물산이 플랜트 사업자로 참여하는 형태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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