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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나누기' 나선 현대차그룹..현대제철은? 계열사 내부거래 매년 급증..제3고로 완공시 더 커질 듯

박창현 기자공개 2013-04-24 09:16:40

이 기사는 2013년 04월 24일 09: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이 물류와 광고 부문에서 일감 나누기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또 다른 일감 몰아주기 대표 계열사인 현대제철의 동참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제철은 매년 계열사 내부 거래액과 매출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자회사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6000억원 규모의 광고·물류 관련 내부 일감을 중소기업 등에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광고 발주 예상 금액의 65%인 1200억원과 물류 발주 예상 금액의 45%에 해당하는 4800억원 어치 물량이 그 대상이다. 그 동안 그룹 발주 사업은 이노션(광고)과 현대글로비스(물류)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었다. 현대차그룹은 중소기업에 직접 일을 맡기거나 경쟁 입찰을 통해 외부에 일감을 풀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경제민주화 이슈에 대해 선제적인 결단을 내린 가운데 현대제철이 일감 나누기 대열에 동참할지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현대자동차와 현대그린파워, 현대하이스코 등 특수관계자 및 계열사와의 내부 거래 규모가 6조5939억원에 달했다. 내부거래 가운데 4조3647억원은 매출 거래, 나머지 2조2292억원은 매입거래였다.

현대제철은 철강 부문 수직 계열화 체제가 완성된 2009년 이후 그룹 일감 몰아주기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2009년 8544억원에 불과했던 계열사 매출액은 2010년과 2011년 각각 1조7091억원, 3조9379억원을 기록, 매년 2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계열사 매출이 4조원을 돌파했다.

내부 매출 규모가 크게 늘면서 현대제철 전체 매출에서 계열사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 2009년 10.7% 수준이었던 계열 매출 비중은 2010년과 2011년 각각 16.8%, 25.8%로 높아졌다. 지난해에는 내부 매출액이 4조원을 넘어서면서 내부거래 비중도 31%를 기록했다.

매입거래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0년 1조2175억원 수준이었던 계열사 매입 거래량은 지난해 2조원을 넘어섰다.

현대제철 제품을 사주는 핵심 고객은 현대하이스코다. 현대하이스코는 현대제철이 생산한 열연강판을 사다가 자동차용 냉연강판으로 가공해 현대기아차에 납품하고 있다. 현대하이스코에 파는 매출 물량만 지난해 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확실한 매출처를 확보한 탓에 현대제철은 철강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는 와중에서도 매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반대로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 물류 계열사인 글로비스 매출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2010년 기준으로 현대제철은 글로비스 제품을 구입하는데 총 5489억원을 썼다. 다음으로 현대로템(2831억원), 현대엠코(1638억원) 순이었다. 이후 계열사 매입 거래 규모가 약 2배 가량 증가한 점을 감안할 때, 지난해 글로비스 제품 매입액이 1조원에 육박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향후에도 그룹사 혜택을 톡톡히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제 3고로가 완공될 경우, 계열사 내부 거래가 더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 3고로는 연산 400만톤 규모로, 열연강판과 후판을 각각 200만톤 씩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생산된 열연강판 대부분을 현대하이스코에 판매할 계획이다. 따라서 제 3고로 완공시 계열사 내부 거래액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계열사들이 일감 나눠주기 대열에 동참하는 와중에서도 현대제철은 계열사 매출처 확보를 통해 계속해서 수혜를 누리게 되는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은 그룹 철강 부문 수직계열화를 염두에 두고 생산규모를 늘렸기 때문에 앞으로도 내부거래 수혜를 받을 것"이라며 "일감 몰아주기가 계속 문제가 되면 철강 계열사간 합병 이슈도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제철이나 현대하이스코에 집중된 그룹사 물량이 분산될 경우, 포스코 등 다른 철강사들이 수혜를 받을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내부적으로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일감 나눠주기에 대한 논의는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그룹 차원에서 지시를 받은 것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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