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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제약, 무리한 ETC 투자 '발목' [제약업 리포트] 신규공장에 400억 '통큰 베팅'...5대1 감자로 재무개선 추진

장소희 기자공개 2013-10-10 09:27:11

이 기사는 2013년 10월 07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레모나' 등 일반의약품(OTC)으로 유명한 경남제약이 전문의약품(ETC) 분야로 확장을 추진하면서 값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있다. 5년 전부터 시작한 공장 신축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면서 결손금이 쌓였고 결국 감자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택했다.

경남제약은 지난 4일 공시를 통해 액면가 500원의 보통주 5주를 동일액면 보통주 1주로 병합하는 자본감소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감자를 통해 5019만2571주의 주식이 1003만8514주로, 자본금은 250억 9628만6000원에서 50억 1925만7000원으로 감소한다.

감자가 진행되면 40%에 육박했던 경남제약의 자본잠식률을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경남제약의 자본금은 251억 원, 자본총계는 147억 원으로 자본잠식률이 41.4%에 달했다.

◇ OTC→ETC 눈길 돌려…자금조달 못해 투자 '제동'

경남제약은 지난 2008년 말 ETC 시장에 진입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비타민제 '레모나'와 무좀약 'PM' 등 대표 제품을 앞세워 OTC 사업만 하다가 해독요법 관련 분야 연구개발을 추진하며 ETC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경남제약 이희철 회장은 "향후 5년간 200억 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겠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ETC는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한 약인 반면 OTC는 경질환에 주로 사용돼 처방전 없이도 살수 있는 약이다.

경남제약은 지난 2009년, 2012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충청북도 제천에 KGMP(한국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투자비는 403억 원으로 계획했으며 올해 상반기까지 228억 원을 집행했다.

하지만 준공 목표일이 반년 이상 지난 현재 제천공장은 공사 진행을 잠정 중단했다. 추가로 집행할152억 원의 투자비를 조달할 수 없어서다. 뒤늦게 ETC 생산라인 규모를 축소하기로 결정했고 설상가상으로 공장 준공이 진행되는 동안 GMP규정도 강화돼 설계 변경이 불가피했다.

경남제약 제천공장

추가로 필요한 투자금 가운데 일부만 조달해 공사를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인수한 전환사채(CB) 대금 200억 원 중 74억 원을 투입하는 계획만 확정됐다. 부족한 자금 77억 원은 현재 행사되지 않은 신주인수권의 행사유도를 통해 조달하고 나머지는 자기자금과 신규 차입을 통해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GMP기준에 맞는 생산설비를 건설하려면 투자비용이 커진다"며 "경남제약의 재무상황을 감안하면 다소 무리하게 공장 준공에 나선 것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 계속된 피인수에 지쳐…ETC진출에 결정적 '타격'

경남제약의 ETC 사업 진출은 재무구조에 직격탄이 됐다.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경남제약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ETC 시장에 진출한 값을 톡톡히 치렀다. ETC와 ODM 품목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대손상각비가 증가해 3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제천공장은 재무제표 상 건설 중인 자산으로 분류해 취득원가는 229억 원, 장부금액은 104억 원으로 반영돼 당기순손실 130억 원을 기록하는데 영향을 줬다. 그나마 이 같은 실적 악화로 ETC 시장 진출의 쓴맛을 감지한 덕에 ETC 생산라인 규모를 축소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경남제약은 지난 2003년 녹십자에 인수됐다가 2007년 화성바이오팜에 재인수 되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기존 OTC제품에 화성바이오팜의 주력 상품이던 태반 주사액 등으로 제품 영역이 확장됐지만 이후에도 실적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매출 비중도 여전히 OTC 분야가 압도적이다.

여기에 무리하게 추진한 ETC 분야 진출이 결정적으로 경남제약의 발목을 잡았다는 평이다. 이를 진두지휘하던 이희철 회장이 지난 1월 일신상의 사유로 대표이사 자리에서 사퇴한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현재는 처남인 오창환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경남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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