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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르트, 오너 2세의 사업 역량은? [thebell note]

신수아 기자공개 2013-11-14 10:28:10

이 기사는 2013년 11월 12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창업주가 자신의 아들이나 딸에게 기업을 물려주는 일은 흔하다. 기업을 만들고 쪼개고 붙이기를 수차례 단행하며 그림을 그린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오너 2세에게 넘겨주기 위함이다. 이때 오너 2세에게 주어지는 과제가 있다. 창업주가 닦아 놓은 기업을 맡을 만한 역량이 있음을 보여야 한다. 금줄을 물고 태어나 노력 없이 부를 획득한다는 시장의 비난을 불식시키는 최소한의 책임감이다.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한국야쿠르트가 레저, 의료기기, 건강식품, 외식업 그리고 교육 사업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야쿠르트의 잰걸음 뒤에는 윤덕병 회장의 외아들 윤호중 전무가 있다. 윤 전무는 야쿠르트의 최상위 지배회사로 꼽혔던 팔도(舊 삼영시스템)를 중심으로 그룹 경영에 관여했다. 이후 야쿠르트의 경영지원을 총괄하는 한편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을 맡아왔다.

그러나 신사업은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한 채 표류 중이다. 의료 기기 사업을 영위 중인 큐렉소와 한방 건강식품을 생산하는 뉴메드는 적자 행렬이며, 골프·레저 사업은 결국 야쿠르트에 흡수합병됐다. 아직 많은 초기 비용이 발생 중인 외식업은 사업성을 증명하지 못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수익성 악화를 고민해야 하는 교육 사업도 처지는 별반 다르지 않다. 며칠 전 교육 사업체를 추가로 인수했지만 안착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들 신사업은 모태 사업과의 관련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신사업이 기존 사업의 한계를 뛰어넘는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 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신사업에 대한 노하우와 혜안이 부족할 경우 심각한 위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윤덕병 회장은 제품 개발에 매진하며 하나의 사업 터전을 닦는데 공을 들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우물을 파다 보니 야쿠르트의 포트폴리오는 비교적 단조로웠다. 윤 회장의 보수적인 색채와 전혀 다른 윤 전무의 도전 정신은 높이 살 만 하다.

그러나 여타 기업들이 사업성을 고려하며 사업간 촘촘히 얽힌 청사진을 그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시너지를 통해 '윈-윈'하거나, 기존의 노하우를 활용해 사업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또한 단 한 두가지 신사업만 택해 유기적으로 엮어 사세를 확장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어쩐지 야쿠르트는 신사업에 대한 혜안이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문어발식 확장은 오히려 모기업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야쿠르트는 신사업은 윤 전무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감싸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야쿠르트는 이미 오너 2세가 다양한 사업을 달구고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했다. 이젠 가시적인 가능성을 내놓거나 정리 수순을 밟아야 한다. 과감한 결단력도 경영 능력의 일부다. 신사업의 담금질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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