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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가 지오영을 다시 선택한 이유 규제 강화로 구조조정 가능성‥업계 재편에 주목한 듯

김일문 기자공개 2013-12-02 09:19:56

이 기사는 2013년 11월 13일 1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이하 앵커파트너스)가 세 번째 투자처로 제약 도매업체인 지오영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지오영은 안상균 대표가 골드만삭스PIA 시절 직접 투자를 이끌었던 기업. 안상균 대표가 앵커파트너스 펀드를 설립해 다시금 지오영에 투자하게 된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무엇보다 시장에서는 제약 도매업계가 처한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업계에서 추산하고 있는 국내 제약 도매사업자는 약 2400여 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탑 티어(Top Tier)로 분류되는 매출액 상위 100개 회사를 제외하고는 군소업체들이 난립해 있는 상태다.

제약 유통은 약을 만들어 파는 제약사가 약국, 병원 등 수요처에 직접 납품할 수 있지만 병원 규모에 따라 도매상을 거쳐야만 약을 받을 수 있는 법 조항이 존재해 영업권을 보장받는 산업 특성이 있다. 특정 제약사가 생산하는 약품에 대한 판권 계약을 맺으면 꾸준히 실적을 올릴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문제는 쌍벌제 시행과 약가 인하 등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시행되면서 제약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점이다. 관행처럼 굳어져 왔던 리베이트를 통한 영업 방식이 불가능해지고, 인위적인 약가 인하 압박으로 제약사들이 실적에 직격탄을 맞게됨에 따라 제약 유통업체들 역시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약가 인하로 비용 통제가 급한 제약사들로서는 도매업체에 지불하는 마진을 떨어뜨릴 수 밖에 없다"며 "도매업체도 덩달아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폐업을 하거나 건강식품, 의료기기 판매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진행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IB 시장에서는 제약사 뿐만 아니라 도매업체들의 업계 재편을 염두에 두고 앵커파트너스가 지오영 지분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을 닫는 한계 기업이 늘어나고, M&A 매물로 등장하는 업체들이 생기면서 군소업체 난립으로 어지러웠던 완전경쟁 시장이 자연스럽게 과점을 형성해 상위업체들이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논리다.

일각에서는 앵커파트너스의 지오영 지분 인수를 작년에 단행했던 메타넷엠씨씨 투자와 본질적으로 같은 투자 논리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앵커파트너스는 작년 가을 컨택센터 비즈니스업체 메타넷엠씨씨 자본 확충에 참여했었다.

통상적으로 콜센터라고 불리는 컨택센터 비즈니스는 과거 10년 간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과 기업들의 아웃소싱 수요가 맞물리면서 시장 규모를 꾸준히 키워왔다. 하지만 업체 난립과 수요 감소로 최근 2~3년 간 성장률은 정체된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앵커파트너스는 메타넷엠씨씨라는 회사의 내재가치 뿐만 아니라 업계 재편에 따른 사업 확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지오영 투자 역시 제약 도매산업에 대한 판도 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뛰어들었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앵커파트너스는 지오영 구주 인수 이후에도 추가적인 자본 확충에 나설 계획이어서 동종업체 M&A 가능성도 열려있는 상태다. 실제로 메타넷엠씨씨의 경우 앵커파트너스로 투자를 유치한 이후 올해 초 소규모 콜센터 업체인 S&J네트웍스를 100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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