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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영구채, 막차 놓쳤나 발행시기 놓쳐 투자자모집 실패…포스코에너지와 '희비'

임정수 기자공개 2013-11-25 18:46:16

이 기사는 2013년 11월 21일 11: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AA+)이 영구채 발행 시기를 놓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내 영구채 투자 수요가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발행 시기를 계속 늦추다가 투자자 모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 투자수요, 당초 발행계획에 미달…포스코에너지와 희비

롯데쇼핑은 지난 15일 2700억 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보험사와 공제회가 1700억 원 가량을 투자했고 증권사가 나머지 1000억 원 어치를 인수한 뒤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으로 유동화하기로 했다.

막판까지 투자자 모집에 애를 썼지만 투자 수요는 당초 발행 계획인 3000억 원에 미치지 못했다. 수요가 넘칠 경우 증액 발행도 고려했지만 투자 수요가 부족해 엄두를 내지 못했다.

8월에 영구채를 발행한 포스코에너지와 대비된다. 포스코에너지는 당시 3000억 원 규모로 보험사와 공제회 수요를 모은 뒤 나머지 2000억 원 남짓을 증권사 유동화 수요로 채웠다. 기관 투자자 수요만으로 3000억 원 어치의 수요를 대부분 채웠고, 증권사 유동화 수요를 활용해 증액 발행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반면 롯데쇼핑은 투자 수요 부족으로 발행 금리도 상향 조정해야 했다.

롯데쇼핑은 당초 5년 만기 국고채 금리에 45bp를 더한 수준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같은 신용등급(AA+)을 보유한 포스코에너지 영구채와 같은 금리 스프레드 수준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금리가 너무 낮다면서 발행금리 상향을 요구했다. 교원공제회 등 일부 투자자가 180bp의 스프레드를 얹어주지 않으면 투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결국 롯데쇼핑은 스프레드를 5bp 추가로 올려 국고5년+150bp로 공제회 투자 수요를 잡았다. 투자자 모집 과정에서 국고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것을 고려하면 발행금리를 5bp 이상 올리고서야 공제회가 투자를 결정한 셈이다.

유동화를 검토하던 메리츠종금증권은 발행금리를 5bp 추가로 올렸는데도 수익성이 나쁘다는 이유로 유동화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배당을 받지 못할 위험을 부담해야 하는데 발행금리가 너무 낮다는 판단에서다.

당초 투자를 검토하지 않고 있던 동양생명이 막판에 5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하면서 롯데쇼핑에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동양생명은 그 동안 영구채에 투자하지 않았던 보험사로 의외의 수요라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과 교원공제회가 막판에 투자를 결정하지 않았다면 순수 기관투자자 수요는 500억~700억 원 수준에 불과했다"면서 "자칫 발행 조건을 추가로 조정하거나 발행 시기를 늦춰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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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업계 "발행 타이밍 놓쳤다"…보험사 수요 한계

IB 업계는 롯데쇼핑이 이런 저런 이유로 발행 시기를 계속 늦춘 탓에 발행 목표액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평가했다. 국내 기관 투자자의 영구채 투자 수요가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포스코 SK텔레콤 포스코에너지 대한항공 등에 이어 막차를 타는 바람에 투자자들이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해 10월 국제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추가로 신용등급 하향 압력을 받으면서 영구채 발행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영구채를 회계상 자본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았고, 영구채가 필요 이상으로 비용(금리)이 크다는 내부의 지적도 잇따랐다.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영구채를 발행하기 위해 원화 또는 외화 발행, 영구CB 등 재무구조 개선효과가 있는 다른 대안들을 놓고 검토했다.

이 과정에서 포스코 SK텔레콤 등 초우량 기업들이 영구채 발행에 나섰고 5월부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로 국고채 금리도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쇼핑에 대한 세무조사도 신용 스프레드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면서 발행 타이밍을 잡는 데 악재로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의 영구채 투자 수요는 한정돼 있는데 SK텔레콤과 포스코 포스코에너지 등에 선수를 빼앗겼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투자 수요가 줄어든 탓에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또 보험사 건전성 규제인 RBC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여서 보험사들이 영구채 투자에 보수적으로 변했다"면서 "연말이라 투자 집행에 소극적인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증권사들도 영업용순자본비율(NCR) 하락 등의 이유로 일정 규모 이상으로 ABCP 매입약정을 제공하기는 어렵다"면서 "이미 포스코와 포스코에너지 등이 발행한 영구채를 유동화하는데 매입약정을 제공한 상황이라 신규 유동화 수요도 찾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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