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삼성물산, 해외사업 '같은 듯 다른 행보'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위기가 곧 기회" vs.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준법경영"
길진홍 기자공개 2014-01-06 08:27:28
이 기사는 2014년 01월 03일 13: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업계 쌍두마차로 불리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2014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새해 업무에 들어갔다. 미국 양적 완화 축소와 국내 주택시장 부진으로 건설업 장기 불황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 도약'이라는 공통 과제를 내놓았다. 하지만 중점 관리 분야인 해외사업 강화를 위한 접근 방식에서는 적잖은 차이를 보여 눈길을 끈다.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3일 서울 계동 사옥에서 시무식을 갖고 "위기가 곧 기회"라며 해외사업 강화를 위한 핵심 기술력 확대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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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 역량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회가 닿는 대로 부딪혀 세계시장 변화 흐름을 읽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그동안 해외사업 성과는 신시장 개척과 공사 종류 다양화를 통해 이룬 대기록"이라며 "세계 변화를 읽고 준비하면 더 놀라운 성장의 역사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사업 수주도 신흥국 불안으로 시장 위축이 예상되지만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 등의 건설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은 서울 ‘동대문플라자'를 찾아 현장 직원들을 격려하고 대담 형식으로 신년사를 전했다.
최 사장은 현장에서 "삼성물산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고객과 사업 파트너, 협력사 등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안전과 윤리·준법경영을 모든 임직원들이 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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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임직원과 함께 좋은 회사를 만들기를 꿈꾸며 특히 올해 가능하면 많은 현장을 찾아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전 사장들과 달리 형식과 관례에서 벗어나 직원들과 소통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구체적인 사업목표와 비전을 제시하기 보다는 신뢰 구축과 윤리경영에 무게를 뒀다.
이처럼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 CEO가 올해 각기 다른 주문을 하고 나선 배경은 해외사업에 대한 시각 차이 때문으로 파악된다.
현대건설은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이후 보수적인 사업 전략을 펼쳤다. 지난해에는 해외 건설 수주 1위 자리를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내줬다. 하지만 올 들어 악성 현장으로 꼽히는 쿠웨이트 KOC 파이프라인과 UAE 보르쥬 석유화학 플랜트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자금운용의 숨통을 트게 됐다. 해외사업 부실을 거의 털어내면서 이라크 진출 등 해외사업 공략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전날 신년사에서 그룹의 주요 사업인 철강 분야와 건설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해 달라고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의 경우 단기간 내 급격한 외형성장으로 원가 관리가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해 해외에서 125억 달러의 사상 최고 수주고를 올리는 등 선전했지만 원가 투입이 늘면서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 운전자본 부담으로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에 근접해 있다. 해외사업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현장 관리와 공사 수행에도 적잖은 부담을 안게 됐다. 무엇보다 협력사 유대관계 강화와 조직 내부 결속이 필요한 시점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기존 외형을 유지하면서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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