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에이티넘의 펀딩 비결, 약일까 독일까 [thebell note]

김동희 기자공개 2014-03-03 11:00:06

이 기사는 2014년 02월 27일 11: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조원 거부' 이민주 회장이 이끄는 벤처캐피탈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이하 에이티넘)에는 남모르는 펀딩 비결이 있다. 지난해 하반기 국민연금공단과 우정사업본부로부터 잇따라 펀딩에 성공한 이유기도 하다.

비법은 바로 투자 심사역 등 임직원이 직접 벤처조합에 출자자로 참여하는 것이다.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는 일반화된 방법이지만 국내 벤처캐피탈(LLC제외) 업계에서는 활성화되지 못했다. 에이티넘은 지난 2011년 국민연금이 출자한 팬아시아조합 결성 때 이 방법을 처음 도입했다.

작년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의 정기 출자에서도 임직원이 20억 원 안팎을 출자하겠다고 제안해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사실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에이티넘의 제안이 나쁘지 않다. 이직이 빈번한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대표펀드매니저나 핵심운용 인력의 이탈을 방지할 수 있는 카드가 되기 때문이다. 펀드만기까지 심사역의 책임투자를 강화할 수도 있다. 직접 투자한 만큼 펀드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경영진으로서도 손해볼 일은 없다. 되레 유한책임사원(LP)의 신뢰를 얻어 대규모 출자금을 수월하게 이끌어 낼 수 있다. 임직원에게 가외수입을 제공할 기회도 된다.

그러나 실제 의도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심사역이 투자나 관리에 조금 더 신경쓰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인력 이탈은 제대로 막지 못했다.

실제로 작년 말 에이티넘에서 대표펀드매니저를 맡았던 투자심사역(상무급)이 다른 회사로 이직했다. 팬아시아조합에 직접 출자도 했지만 소용 없었다. 오히려 에이티넘이 심사역의 투자 금액을 떠안아야만 했다. GP출자금만 더 늘어난 셈이다.

일선 심사역들 역시 볼멘소리를 내놓고 있다. 반강제적으로 출자를 유도하면서 재정적 부담이 커진데다 투자실패에 대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에이티넘은 출자 참여자에게 저리 대출을 알선해 줬지만 개인 명의로 대출 받아야 해 신규 조합을 만들 때마다 임직원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적인 문제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우선 펀딩의 성공만을 위해 심사역의 이름만 빌려 벤처캐피탈이 사실상 출자에 나설 수 있다. 임직원이 받은 성과보수를 다시 출자에 사용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심사역이 직접 출자한 펀드에 우량 벤처기업 자산이 편중돼 다른 LP들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가능성도 열려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섣불리 단정할 수 없는 문제다. 부작용이 실제 나타났는지 확인되지도 않았다. 그러나 에이티넘의 펀딩 비법을 활용하는 벤처캐피탈이 더 늘어나기 전에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점검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국민연금이 심사역의 출자 참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고 알려지면서 에이티넘에 이어 네오플럭스도 임직원의 출자참여를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