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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화제약 새주인 알보젠 첫해 성적표는 [제약업 리포트] 자산매각 효과 '흑자전환'...설비투자·사업의지 '고무적'

장소희 기자공개 2014-03-10 08:50:00

이 기사는 2014년 03월 06일 08: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근화제약이 미국 제약사 알보젠에 인수된 후 첫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이 늘고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유휴 자산을 매각해 얻은 이익규모가 커서 알보젠의 사업능력을 검증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올해는 자산매각으로 얻은 자금 대부분을 공장 설비에 투자할 계획이라 성과를 기대해볼 만하다. '먹튀 논란'이 있었던 것과 달리 알보젠의 사업 의지가 강하다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다.

◇ 보유 자산 매각 200억 확보…사업능력은 '글쎄'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근화제약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알보젠에 인수되기 직전해인 지난 2012년 영업손실 22억 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 48억 원을 달성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전년 대비 8.1% 증가한 708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20억 원을 넘어섰다.

주인이 바뀐 지 한해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데는 유휴 자산을 대거 처분한 효과가 컸다. 알보젠은 근화제약을 인수한지 6개월만에 보유하고 있던 매도가능증권을 매각했고 그로부터 두 달여 뒤에는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본사 건물과 땅, 부산 유휴 부지를 순차적으로 처분했다.

가장 처음 처분 대상이 된 것은 홍콩 건설회사인 롱스탠드인터내셔날(Longstand International)의 지분과 아우디 딜러십 회사인 고진모터스 지분이다. 근화제약은 2009년과 2010년에 사들인 이 회사들의 지분 14.3%와 16.9%를 전량 매각했다. 지분 매각으로 얻은 자금은 각각 29억 원, 26억 원이다. 고진모터스 지분의 경우 매입 가격이 32억 원으로 매각한 가격보다 높았지만 향후 투자효과나 사업상 시너지 창출 가능성이 없어 매각에 나선 것으로 추측된다.

뒤이어 근화제약의 본사 건물과 지대 매각이 이뤄졌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근화제약 본사는 미래신용평가가 81억 원에 매입했다. 토지만 장부가액 상 76억 원이었고 사옥은 23억 원 가량하는 자산이었다. 매각 이후 근화제약 본사는 여의도 국제금융센터로 이전했다.

마지막으로 부산에 있는 토지(3993㎡) 매각도 결정됐다. 수영구 민락동에 있는 이 유휴부지는 지난해 12월 75억 원에 세양물류주식회사에 팔렸지만 계약금 일부(7억 5000만 원)를 제외한 잔금은 약속어음 형태로 받아 회계 상으로는 어음 만기일인 2015년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크게 3차례의 자산 처분으로 근화제약이 얻은 자금은 총 211억 원가량이다. 이 자금 중 대부분은 회계 상 기타수익으로 처리돼 순이익을 기록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지난 2012년 약가인하제가 시작됐고 인수합병(M&A)에 따른 비용 증가도 있었음을 감안하면 새 주인 알보젠의 첫 번째 성적은 예상보다 별로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거의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지난 2012년 약가인하 충격으로 인한 기저효과로 실적 개선 효과를 봤다"면서 "알보젠이 근화제약의 새 주인이 되면서 원료의약품 가격 협상이나 신규 제품 도입 등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봤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했다.

근화제약

◇ EU-GMP 설비 투자 가속...사업의지도 '굳건'

하지만 근화제약의 핵심 생산기지인 공주 공장에 EU-GMP 수준의 설비투자가 이뤄지고 있고 알보젠의 사업의지도 강해서 향후 성장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이번에 자산매각으로 모은 자금 대부분을 EU-GMP설비에 투자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부산의 유휴부지 매각자금을 제외한 나머지 약 140억 원 가량이 투입된다. 이미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65억 원을 투입해 GMP 기준 시설을 갖춘 바 있다.

GMP 기준보다 한단계 더 까다로운 EU-GMP 기준에 맞추기 위해 인력 충원도 이뤄졌다. 품질 관리 담당 인력을 30여 명 신규 채용했다.

이 같은 설비투자와 인력충원은 알보젠이 근화제약을 인수한 이후 불거졌던 '먹튀 논란'을 잠재울 근거가 될 수 있다. 인수 직후 근화제약의 유형자산을 대거 처분한데 이어 올초 알보젠 본사의 약품 2종을 500억 원에 들여오기로 결정하자 알보젠의 먹튀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결과물을 얻기까지 시간은 필요하지만 대규모 투자는 시장의 신뢰도 되찾을 수 있는 요소다.

이주형 근화제약 대표이사는 "현재 시점에서 알보젠의 먹튀 가능성을 증명할 방법은 거의 없다"면서 "근화제약에 대한 알보젠의 사업의지를 증명하려면 설비투자에 따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2017년이나 2018년 쯤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년이라는 시간은 M&A에 따른 시너지가 나타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새로 구성된 임원진들과 내부 인력이 자리잡는 시간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내부적으로도 알보젠이 한국시장에서의 사업의지가 굳건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근화제약 관계자는 "M&A를 한지 1년 여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도 알보젠이 근화제약을 지속적으로 잘 경영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고 평가한다"며 "의지가 있으니 앞으로 사업 능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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