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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티넘, 국민연금에 원-펀드 제안 득실은?' 큰 손 대상 트랙 레코드, VC들 부러운 시선…투자 유연성 확보 숙제

이윤정 기자공개 2014-03-20 11:29:30

이 기사는 2014년 03월 17일 16: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벤처 원-펀드(one-fund) 정책을 선택했다. 원 펀드란 말 그대로 한 개 펀드만을 운용하는 것을 말한다. 투자전문 유한회사(LLC)에서는 종종 이용되지만 대형 벤처캐피탈이 원-펀드를 결정한 것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원-펀드 결정이 업계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기존 인력들에 대한 운용, 투자 향방 등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 에이티넘, 국민연금에 벤처 원-펀드 제안 …'최고 충성도 약속'

작년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성장사다리펀드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위탁 운용권을 거머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1400억 원 규모의 벤처펀드 결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펀드 결성을 위한 행정 절차만 남겨둔 가운데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이번 펀드를 끝으로 당분간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하지 않을 계획이다. 엄밀히 말하면 펀드를 만들 수가 없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국민연금으로부터 출자를 받는 과정에서 원-펀드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해당 펀드의 약정 금액 60%를 투자 소진하기 전까지 신규 펀드를 결성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국내 주요 벤처 출자기관 관계자는 "원-펀드 제안은 운용사가 해당 펀드에 투자 역량을 100% 집중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며 "LP(Limited Partner, 투자자)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는, 고마운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도 "LP에게는 당연히 좋은 조건"이라며 "벤처캐피탈 입장에서는 펀드 단일화로 관리 측면에서 수월해지는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펀드가 많으면 상대해야 하는 투자자도 많아지는 데다 투자 성격이 다양한 조합을 운용하고 있으면 발굴해야 하는 투자 분야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많은 벤처캐피탈들이 원-펀드 조합 운용을 희망 한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펀드 운용인력에 포함되지 않는 심사역들 처우 고려해야"

하지만 조직 운영이나 투자 유연성 측면에서는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이미 조직이 슬림화된 하우스에서 원-펀드 운용 전략을 선택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력이 어느 정도 되는 규모 있는 벤처캐피탈에서 원-펀드로 선회하기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운용하고 있던 조합에 묶여 해당 원-펀드 운용인력으로 포함되지 않은 심사 인력의 불만이나 이탈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운용하던 조합이 해산되면 해당 조합의 운용인력, 특히 대표펀드매니저급 심사역들은 하우스에서 지정한 원-펀드가 약속한 소진율을 충족시키기 전까지 자신의 이름으로 펀드를 만들 수 없게 된다. 심사역 입장에서는 개인의 투자 경력에 공백을 걱정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원-펀드 운용인력으로 포함되지 않은 심사역의 경우 좋은 투자처를 발견해도 적극적으로 투자 유치를 제안하지 않을 수 있다"라며 "원-펀드의 핵심운용인력이 아니더라도 해당 투자, 펀드가 성공하면 그 성과를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공감대를 만들어 줘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인센티브 등 제도적인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는 조언이다.

투자 측면에서도 한 펀드에 올인 하는 것인 만큼 무리한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투자 위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기대하지 않았던 투자에서 대박이 터지는 깜짝 딜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이에 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유휴 인력 발생 가능성, 투자 다각화 제약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원-펀드를 제안했던 출자자가 국민연금이라는 점은 이런 부정적인 요소들을 압도한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벤처투자 큰 손인 국민연금이 출자한 펀드 하나만 제대로 운용해도 그 어떤 성과보다도 강력한 트렉 레코드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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