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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사 경영분석]수탁고 1위 KB부동산, 수익성 개선은 언제?⑧경쟁심화로 저수익 구조 한계 직면… 개발신탁·리츠사업 노크

김시목 기자공개 2014-04-09 08:19:12

이 기사는 2014년 04월 04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신탁 업계에서 가장 많은 수탁고를 보유한 KB부동산신탁이 부동산 경기침체와 신탁사 간 과당경쟁을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해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대부분의 실적 지표가 하향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주사인 KB금융지주가 적극적인 영업전략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1996년 '주은부동산신탁회사'로 첫발을 내딛은 KB부동산신탁은 KB금융지주 출범과 동시에 KB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앞서 2002년 '케이비부동산신탁'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국민은행 자회사로 탈바꿈한 지 6년 만의 일이다.

KB부동산신탁은 지난해 정통 국민은행 출신인 박인병 사장을 선임하며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KB신용정보 등 금융사를 두루 거친 박 사장의 경험을 살려 주요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단 전략이다. 박 사장에게 정체된 사업에 대한 돌파구 마련과 수익 창출의 중책을 부여한 셈이다.

◇ 영업이익 84% 감소… 울산 등 차입형 신탁사업 부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은 지난해 영업수익(매출) 465억 원, 영업이익 46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10% 감소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84%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215억 원을 기록한 전년 대비 무려 90% 급감, 46억 원에 머물렀다.

KB부동산신탁

KB부동산신탁의 실적 부진은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장들의 충당금을 대거 반영한 결과다.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장은 준공 완료 3곳, 준공 중 9곳 모두 12곳이다. 이들 사업장에 대한 전체 신탁계정대여금은 총 1460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만 299억 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울산 브라운팰리스 주상복합 개발사업은 준공 이후에도 분양 실적이 수년간 개선되지 않으면서 상당한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2006년 착공한 울산 브라운팰리스의 신탁계정대여금은 1081억 원에 달한다. KB부동산신탁은 이 곳 사업장으로 대여한 자금이 회수되지 못하면서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는 셈이다.

KB부동산신탁 관계자는 "울산 브라운팰리스 사업장은 올해 안에 어느 정도 프로젝트가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그 외 차입형 토지신탁으로 운영 중인 사업장은 분양 결과나 사업성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영업실적이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담보신탁 쏠림 심화...과열경쟁 '수익성 악화'

하지만 업계에서는 담보신탁에 편중된 사업구성이 KB부동산신탁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부동산신탁사들이 잇따라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이들 간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그 여파로 인해 담보신탁부문의 수익성이 더욱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KB부동산신탁

실제 KB부동산신탁은 담보신탁부문에 쏠린 사업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전체 신탁원본 중 담보신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85.3%에 달했다. 지난 2010년 말 87.6%에 비해 2.3%p 줄어드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에 관리신탁, 처분신탁, 분양관리 신탁은 더욱 줄었고, 개발신탁의 비중이 10%를 넘어섰다.

국내 부동산신탁사 전체 수탁고는 KB부동산신탁과 크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11개 부동산신탁사 전체의 신탁고 유형은 담보신탁이 64%, 개발신탁이 23%, 나머지는 관리신탁, 처분신탁 등이 차지하고 있다.

KB부동산신탁은 지난해 수탁고 18조 9000억 원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지만 규모는 매년 줄고 있다. 2009년 25조 4000억 원에서 2011년 28조 5000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2년 19조 원, 2013년 18조 9000억 원에 머물렀다. 수익성이 낮은 담보신탁부문이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수탁고는 2011년 대비 34%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사가 증가하면서 담보신탁의 메리트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반면, 리스크는 있지만 수익성이 높은 차입형 토지신탁과 같은 개발신탁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담보신탁에만 올인하기에는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차입형 토지신탁·리츠사업 확대... KB금융지주 시너지 기대

KB부동산신탁은 지난해 실적 저하와 신규 수익원 창출을 위해 올해부터 차입형 토지신탁의 비중을 소폭 늘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개발사업장에 대한 정확한 실사를 통해 선별적으로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KB부동산신탁은 KB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로 KB국민은행과도 직접적인 연계성을 가지고 있다. 언제든 영업적 혹은 재무적 지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비를 낮은 비용으로 조달하는 등 개발사업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뜻이다.

KB부동산신탁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역시 안정적인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영업용 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눈 수치인 NCR은 수치가 작을수록 자본대비 위험성이 크다는 의미다. KB부동산신탁의 NCR은 742%를 기록했던 2009년 이후 2012년에는 무려 1238%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NCR은 1162%로 집계됐다.

KB부동산신탁 관계자는 "그 동안 보수적인 사업 전략을 기조로 담보신탁 등 안정적 기조를 유지해 왔다"며 "올해부터는 차입형 토지신탁 등 개발형 신탁부문과 리츠사업부문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차입형 토지신탁의 확대와 그 결과에 따라 올해 실적 회복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모회사인 KB금융지주의 든든한 지원이 뒷받침되면서 차입형 토지신탁이 안착할 경우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만, 개발신탁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며 주저한다면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KB부동산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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