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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롯데 中제과사업 '힘겨루기'…독자체제 구축나서 [신동주·신동빈 헤게모니 경쟁]②롯데제과 출자구조 확대·합작법인 장악력 높여

신수아 기자공개 2014-06-09 08:45:00

이 기사는 2014년 06월 02일 1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일 롯데그룹 제과 계열사는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합작 관계를 잇따라 청산 하고 있지만, 중국 시장은 여전히 '힘 겨루기'가 진행 중이다. 아시아 핵심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에서 한·일 롯데는 독자 영역을 강화하고 있어, 홀로 서기를 준비한다는 관측에 힘을 싣는다.

대륙 공략을 위해 롯데제과와 일본 ㈜롯데가 손잡고 현지 사무소를 개설한건 1992년의 일이다. 그 후 2년이 지난 1994년 일본 ㈜롯데는 중국의 수도 북경에 돌연 껌 등 생산 공장을 건립하기 시작했다. 수출 위주로 중국을 공략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중국 현지에서 직접 생산과 판매를 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9년 간 일본 ㈜롯데는 현지 공장을 활용해 중국에서 폭 넓은 기반을 마련한 반면, 한국 롯데제과는 수출이 위축되며 애매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롯데그룹의 고위 관계자는 "중국 진출 초기 현지 사무소를 통해 수출을 하다가 일본 ㈜롯데가 북경에 공장을 설립하자 (한국 롯데제과의) 수출이 중단됐다"며 "이로써 중국 현지 사업의 주도권이 한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갔고 이는 (롯데제과의) 해외 진출 방식에 일대 변화를 주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일본 ㈜롯데가 중국 북경 공장을 설립한 지 10년이 지난 2005년, 롯데제과는 맞불을 놓는다. 2005년 칭따오(청도)에 파이 생산공장(Lotte Qingdao Foods)을, 2006년에 상하이(상해)에 초콜렛 생산 공장(Lotte Shanghai Foods)을 건립한다. 각각 166억(90% 출자), 200억(100% 출자)을 투자해 온전히 롯데제과만의 생산기반을 마련했다.

◇ 롯데제과 중국 사업 체계화, '중국 사업 지주사' 설립·지배력 강화

중국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한국 롯데제과는 롯데 그룹 특유한 '얽히고 설킨' 출자 고리를 통해 중국 합작법인의 지배력을 강화하며 독자 영역 사수에 나섰다.

중국 사업의 중심은 2006년 464억 원을 투자해 홍콩에 설립한 롯데 푸드 홀딩스(Lotte Food Holdings)이다. 롯데 푸드 홀딩스는 미국 초콜릿 전문회사 허쉬(Hershey's)와의 합작사 롯데 허쉬 푸드(LH Food) 등에 출자하며, 롯데제과 중국 사업의 '대리인' 역할을 맡아하고 있다. 2007년·2012년 등 수차례 유증을 통해 롯데제과로부터 실탄을 지원 받기도 했다.

롯데제과는 홍콩에 홀딩스를 만든 이듬해 2007년 사실상 중국 지주회사인 '낙천투자유한공사'를 설립했다. 롯데칠성음료 등 한국 롯데그룹의 식품 유관 계열사와 함께 손을 잡고 설립한 법인으로, 롯데제과는 롯데 푸드 홀딩스를 통해 최초 94억 원을 투자해 전체 지분의 33%를 확보했다.

이후 낙천투자유한공사는 2008년 칭따오의 파이류 생산법인 롯데 칭따오 푸드(Lotte Qingdao Foods)와 아이스크림 생산 법인 산동펑청냉음유한공사(Lotte Ice Shandong)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즉 '롯데 푸드 홀딩스→낙천투자유한공사→중국 생산법인'으로 이어지는 촘촘한 출자 연결고리가 생기게 됐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롯데 푸드 홀딩스와 낙천투자유한공사의 지배력을 강화하면 곧 중국 사업을 강화할 수 있게 된 셈"이라며 "중국 사업에 대한 (롯데제과의) 의지를 살펴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더욱 눈에 띄는 대목은 이후 행보다. 롯데제과는 사업초기 33%에 불과했던 낙천투자유한법인의 2011년·2012년 차등적 유상증자에 참여해 보유 지분율을 54.8%까지 확대했다. 이후 잔여 지분을 전량 확보하며 2013년 100% 종속기업으로 편입시킨다. 낙천투자유한법인의 지분을 전량 보유한 롯데 푸드 홀딩스는 이미 롯데제과의 100% 자회사였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롯데그룹은 촘촘하게 얽힌 출자 구조를 통해 외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사업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는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며 "유사한 모습은 계열사의 해외 사업에서도 비춰진다"고 밝혔다. 해외 사업 지주회사의 지배력을 확대하며 자연스럽게 해외 현지 법인의 영향력을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롯데제과_일본롯데_중국사업계열사_현황 및 지분변화

◇ 롯데제과, 최초 중국 한·일 합작 법인 지배지분 확보·종속기업으로

제과 사업을 둘러싼 롯데제과와 일본 ㈜롯데의 '자웅' 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다. 롯데제과의 행보가 바빠지고 있는 반면 현재 일본 ㈜롯데의 중국 사업 규모와 영향력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오랫동안 균형을 맞춰오고 있었던 중국 합작사에서 드러난 '미묘한 변화' 역시 아시아 시장 내 한·일 롯데의 움직임을 가늠케 한다.

94년 최초로 설립된 해외 합작사 '롯데 차이나 푸드(Lotte China Foods)'는 일본 ㈜롯데가 약 60%, 한국 롯데제과 20% 출자다. 당시 일부 중국 현지업체와 일본 물류업체 등도 소액의 지분을 출자했다. 이 법인은 일본 ㈜롯데가 껌과 일부 제과 제품을 직접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며 적극적으로 중국 사업을 펼칠 수 있었던 교두보이기도 했다.

2000년 대 초반 롯데 차이나 푸드는 중국 현지업체와 지분관계를 일찌감치 정리했다. 추후 일본계 물류 회사가 들고 있던 소액 지분도 2007년 설립된 낙천투자유한공사가 매입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후 롯데제과·일본㈜롯데·낙천투자유한공사 3사가 출자 지분을 나눠 보유하며 합작사를 이끌어 왔다.

2000년대 후반부터 합작관계에 변화가 시작됐다. 2009년만해도 롯데제과는 롯데 차이나 푸드의 지분을 30.57%만 보유했었다. 그러나 이듬해 16.5%가량을 추가 매입했고, 2011년 롯데제과의 보유 지분율은 47.16%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당시까지도 롯데제과는 해당 법인의 과반수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롯데 차이나 푸드'는 롯데제과가 '유의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관계회사로 분류되어 있었다.

앞서 설명했듯 2012년과 2013년 롯데제과는 홍콩의 롯데 푸드 홀딩스를 통해 중국 지주사 낙천투자유한공사의 지분을 100% 확보하며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는 지배구조를 다시 쓰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낙천투자유한공사가 보유하고 있던 롯데 차이나 푸드의 지분 6.48% 역시 롯데제과의 영향력 안으로 들어오게 됐고, 당해 롯데제과는 롯데 차이나 푸드를 '종속회사'로 재분류했다. 일반적으로 종속회사란 발생 주식의 과반수 이상을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으며 이로써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또 다른 재계의 관계자는 "중국 시장 제과 시장에서 한·일 롯데간의 균형이 깨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각자가 협업 구조에서 독자 행보로 변화하며 제과 사업의 한·일 롯데간 분리가 가속화 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시장에서 한·일 제과 사업이 빠르게 분리 수순을 밟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시장 내 움직임 역시 이 같은 행보의 연장선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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