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현대차 오너기업 '이노션', 내부 일감 640억 줄었다 현대기아차 일감 20% 이상 급감..오너가 지분 매각도 진행

박창현 기자공개 2014-06-11 13:41:00

이 기사는 2014년 06월 09일 13: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계열 광고 대행사인 '이노션'에 주던 내부 일감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 부문을 중심으로 일감 나누기 계획을 실행하면서 이노션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대 고객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향 매출이 급감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노션이 지난해 그룹 계열사로부터 받은 내부 일감 총액은 전년도와 비교해 약 640억 원 줄었다. 지난해 이노션은 전체 매출액 3561억 원 가운데 44.35%에 해당하는 1579억 원을 그룹 매출 거래를 통해 벌어들였다. 전년 2200억 원과 비교해 28.85%나 줄어든 수치다.

그룹 지원이 줄면서 전체 외형과 이익 규모도 모두 감소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3.4% 줄어들었고, 영업이익은 616억 원에서 528억 원으로 87억가량 빠졌다.

이노션 내부 일감 640억 줄었다
(단위 : 백 만원)

이노션 실적 감소는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정부의 일감 나누기 정책에 동참하기로 하면서 광고 부문에 대한 일감 개방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일감 나누기 계획이 곧바로 실행에 옮겨지면서 그 동안 그룹 광고 일감을 도맡아 왔던 이노션이 직격탄을 맞았다.

먼저 현대차와 기아차향 매출 감소가 눈에 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노션의 핵심 고객사다. 양 사가 제공한 일감이 전체 계열사 내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가 넘는다. 지난 2012년 현대자동차는 1110억 원에 달하는 일감을 이노션에 제공했다. 기아차도 500억 원이 넘는 광고 일감을 맡겼다. 하지만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노션에 제공했던 광고 일감을 20% 이상 줄였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해 쏘나타 마케팅 이벤트(6~7월)는 '무한상상'이라는 중소 광고회사에, PYL 이벤트(8~11월)는 '모츠' 와 '라니앤컴퍼니'에 맡겼다. 또 신차 스포티지R TV광고(7~9월) 제작업체는 '컴투게더'로 선정하는 등 중소업체를 대상으로 광고 직발주 물량을 확대했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 방영된 80억 원 규모의 그룹 이미지 광고를 소형 광고회사인 '크리에이티브에어'에 맡기면서 광고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크리에이티브에어는 직원 수가 12명에 불과하며, 광고 취급액 기준 업계 40위 권 수준의 소규모 광고회사다.

현대제철과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핵심 계열사 대상 매출 거래도 최대 100억 원 이상 감소했다. 다만 금융계열사향 내부 매출은 95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현대카드 광고 용역 매출이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노션은 내부 거래를 줄이는 동시에 지배구조 재편을 통한 일감 규제 대응책도 내놓은 상태다. 이노션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총수일가 지분율이 100%에 달했다. 정몽구 그룹 회장이 20%, 정의선 부회장이 40%, 정성이 고문이 40% 씩 지분을 나눠 갖고 있었다.

먼저 지난해 7월 정 회장이 사회 환원을 위해 지분 20%를 정몽구 재단에 기부했고 이 중 10%를 작년 말 스틱인베스트먼트 PEF에 팔았다. 올해 들어서는 정의선 부회장이 지분 40%를 처분하기로 하고 모간스탠리 PE와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컨소시엄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노션이 그룹 내부 지원으로 성장한 오너가 기업의 대명사로 낙인 찍히면서 이를 탈피하기 위해 내부 일감을 줄이는 동시에 지배구조 재편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중소기업에 개방하기로 한 광고와 물류 일감은 원래 오너 일가 지배력이 높은 계열사들이 독점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노션 지분 매각과 일감 나누기 등 다양한 변화들이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