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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은행-증권 결합 'PIB센터' 본격 구축 'PB+IB' 5개 지점 오픈…화학적 결합 없어 성공 미지수

이승우 기자공개 2014-07-07 08:44:54

이 기사는 2014년 07월 01일 14: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이 자산관리(WM) 사업 확장을 위해 은행과 증권의 융합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프라이빗뱅킹(PB)과 인베스트먼트뱅킹(IB)을 합친 PIB센터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야심찬 계획으로 PIB센터를 출범시켰지만 부족함은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PWM이 매트릭스 조직으로 은행과 증권 인력을 하나의 본부로 묶어 실질적인 융합을 도모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하나금융 PIB는 은행과 증권 각자의 독자적인 조직과 인력으로 PIB를 꾸려가고 있다. WM 사업의 핵심인 금융상품 개발 역시 공동이 아닌 각자 개발 상품으로 고객을 대할 것으로 보인다.

◇5개 PIB센터 론칭…PB와 IB의 만남

하나대투증권 지난 30일 기존의 대치동과 이촌동 서현역 지점과 강남PB센터에 PIB센터를 신설했다. 압구정PB센터에는 지난달 2일 이미 PIB센터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PIB란 PB와 IB의 합성어로 증권사와 은행의 시너지를 노리기 위한 하나금융그룹 차원의 전략적 사업이다. PB에서 IB 딜을 발굴하든지, IB 부서에서 PB형 상품을 만들어내는 식의 시너지를 기대하는 것이다. 신한금융이 이미 구축해 놓은 PWM과 같은 성격이다.

하나금융의 PIB는 BIB(Branch In Branch) 형태로 기존 은행 점포 내에 증권 조직을 두는 방식이다. 은행의 PB 고객을 대상으로 증권의 IB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첫단계 목표다. 예를 들면 중소기업 CEO 고객의 경우 증권 IB를 통해 기업 자금 조달과 재무 관리 등의 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다. 금융상품 측면에서도 VIP 고객들은 증권사 IB 사업부에서 발굴한 상품을 제공받을 수 있다.

최근 하나대투증권 IB 부서에서 금융주관을 한 한국석유공사 하베스트 캐나다 광구 펀드와 일본 부동산 펀드 등이 IB 딜(Deal)이 WM 상품으로 전환한 사례로 꼽힌다. 하나대투증권은 전사적으로 WM 사업에 대한 비중을 늘릴 수 있고 하나은행도 고객에게 제시할 수 있는 금융상품과 서비스의 다양화를 이룰 수 있는 셈이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하나대투증권 내에서 WM 사업을 위해 IB 본부에서 개인 고객용 상품을 발굴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룹 차원에서 하나대투증권의 사업 체질 변화와 더불어 은행의 PB 사업에서의 위기 의식이 PIB 탄생의 배경으로도 분석되고 있다. 과거 PB 사업의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하나은행이 신한PWM의 등장으로 시장 지배력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그룹은 PWM을 구축하면서 독창적이고 다양한 상품을 생산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최근 WM 시장에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시중은행 PB는 "증권과 은행을 완전히 결합한 신한PWM이 생산해 내는 상품과 서비스를 PB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국내 은행 중 PB 사업의 절대강자로 여겨지던 하나은행의 아성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은행·증권 조직 제각각 '한계'…외환은행 비합류

PIB센터의 출범은 하나금융의 WM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외환은행 인수 이후 불거졌던 안팎의 잡음들이 하나 둘씩 사그라지면서 김정태 회장도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 간 시너지를 강조하고 있다. 한 고객을 상대로 한 증권과 은행 PB의 협업에 대해 실적을 동시에 인정해주는 더블카운팅 제도를 PIB센터에 도입한 점은 실질적인 협업을 위한 조치다. 증권과 은행의 물리적 결합을 넘어선 화학적 결합을 의도한 것이다.

하지만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 특히 PWM을 이미 안착시킨 신한금융과 비교 대상이 되면서 보완할 부분들이 집중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신한PWM과 PIB의 큰 차이는 조직의 실질적 융합 여부다. 신한PWM은 증권사와 은행 직원들이 지주사 산하 동일한 WM 본부 내 같은 장소에서 업무를 하고 있다. 매트릭스 조직을 실질적으로 실현시킨 셈이다. 반면 하나금융의 PIB는 고객을 대하는 지점에서만 증권사와 은행 직원을 병행해 두는 형태로 은행과 증권의 개별적인 전략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가장 중요한 것은 PIB센터에 진열하는 금융상품이 나오는 과정과 그 경쟁력이다. 신한PWM의 경우 WM본부 내 IPS본부를 둬 전 PWM센터에 동일하게 공급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상품 개발단계에서부터 증권과 은행의 공동 작업으로 결과물이 탄생하는 것이다. 반면 하나금융의 PIB는 은행 자체적으로 생산해내는 상품, 그리고 증권사가 독자적으로 만들어내는 상품을 PIB센터에 배치하게 된다. 그리고 하나대투증권 내에만 있는 IPS팀의 경쟁력 자체도 타 증권사 대비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금융상품 개발 과정이 조직화되거나 시스템화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효율적인 상품이 나오기 어렵다"며 "IB 상품이 WM 상품으로 나오기까지 증권과 은행의 실무적 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사모로 나온 유전펀드의 경우 세제 문제 등에 대한 정확한 분석 없이 IB 쪽에서 WM 쪽으로 던진 상품"이라며 "결국 협업이 되지 않아 사전 검증이 안돼 WM 상품이 될 수 없었던 경우"라고 덧붙였다.

한편 꽤 우량한 PB 고객군을 확보하고 있는 계열사 외환은행이 PIB 사업에 합류하지 않은 점 역시 아쉬운 대목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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