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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론스타 무임승차'…외환경쟁력도 위태 [하나-외환은행 통합]③ 론스타 시절 고비용 구조로 핵심익 감소…투뱅크 해소 점포확장도 가능

윤동희 기자공개 2014-07-23 08:56:58

[편집자주]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인수에 따른 시너지는 전무한 실정이다. 외환은행의 경쟁력은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리테일 경쟁력과 외환은행의 기업금융 경쟁력의 결합이라는 통합 비전은 보이지 않는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조기)통합이 대박"이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통합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는 것이다. 이에 머니투데이 더벨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 조기 통합이 필요한 이유 등 통합 이슈를 짚어보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14년 07월 18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론이 제기되기는 이유에는 외환은행의 자생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시중은행보다 빠르게 하락하는 핵심이익과 판매관리비의 증가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환시장에서의 경쟁력도 잃어가고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외환은행의 당기순익은 2011년 말 1조 6500억 원에서 2013년 말 4441억 원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에서 판매관리비를 뺀 구조적이익은 은행의 핵심이익이라 불린다. 외환은행의 구조적 이익은 2003년 론스타 인수 당시 5777억 원이었는데 지난해 말 3111억 원으로 46% 줄어들었다. 시중은행이 같은 기간동안 이익이 23%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낙폭이 더 크다.

업계에서는 외환은행의 이러한 수익성 악화의 원인을 판매관리비에서 꼽는다. 9년의 론스타 시절에 형성된 고비용 구조가 은행 수익성을 구조적으로 악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외환은행 직원들이 론스타라는 대주주의 우산 속에서 책임없이 무임승차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외환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총영업이익경비율(CIR·Cost Income Ratio)은 58.6%로 5개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높다. 예금보험공사로부터 비용통제를 받는 우리은행과 비교하면 7.3% 포인트나 높다. 전년대비 CIR 상승 폭도 가장 크다. 2012년 말 외환은행 CIR은 50.1%로 1년 사이에 8.5%가 올랐다. 하나은행의 같은 기간 CIR 상승 폭은 0.4%에 불과하다.

외환은행의 CIR은 절대 수치로도 높지만, 경쟁은행과 비교했을 때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물론 국내은행 전반적으로 판관비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모두 8.3%씩 줄어든 반면, 판매관리비는 0.3% 늘었다.

외환은행의 경우 지난해 외환은행은 순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6.2% 줄었는데 판관비는 1.9% 줄어드는 데 그쳤다. 같은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순영업이익이 5.8% 감소했지만 판매관리비는 5.1%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고비용의 인력구조와 생산성 하락 지속으로 은행 존립을 위한 비용 효율화와 수익 창출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구조적 이익 변동률
구조적이익(이자이익+수수료이익-판매관리비) 전년대비 증감율

핵심이익뿐 아니라 외환은행의 성역과도 같은 외환업무도 타은행에 밀리기 시작했다.

외환수수료이익을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을 계산하면 2000년대 초반에는 외환은행의 입지가 공고했다. 30%와 28%를 오가며 업계 1위를 지켰는데, 금융위기 이후부터 우리은행에 밀리면서 지난해에는 1.8%포인트의 격차로 우리은행보다 낮은 시장점유율을 보였다.

이는 외환은행 설립 역사를 생각하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외환은행은 외국환거래 전문 은행으로 설립된 후 1967년부터 외환업무를 전담해왔다. 지금도 국내에서 해외로 달러를 송금하거나 계좌이체할 때에는 'KEB 이체'를 거쳐 외환은행이 중개(결제)를 해준다. 그만큼 독점적인 위치에 있었으나 서서히 시중은행과 경쟁을 벌이는 신세가 됐다는 것이다.

외환업무 경쟁력 자체가 떨어진 것도 있지만, 외환거래 업무에 있어서 중요한 접근성 문제도 투뱅크 체제를 유지한 탓에 해소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 외환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점포수는 384개로, 우리은행(1012개)의 38% 수준이다. 외환은행은 10년 전인 2003년에 점포가 351개였는데 2008년까지 381개로 늘린 후 점포수에 큰 변동이 없다. 네트워크 확장의 필요성이 느껴지더라도 하나은행이나 외환은행 모두 합병을 전제로 하고 있어 점포 증설이나 인력 확충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외환은행이 우리은행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의 점포수로 1위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는 것 자체가 대단한 성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며 "다만 하나금융 인수 후 지점확장이 안돼 성적이 저조하게 나오는 아쉬운 점은 있다"고 말했다.

외환수수료 이익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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