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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반기 최초 '역성장'..자신감 독됐나 보수적 가격정책 탓 주요 시장 UHP타이어 판매 '뒷걸음질'

권일운 기자공개 2014-08-06 09:58:27

이 기사는 2014년 08월 05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타이어의 반기 실적이 사상 최초로 역성장한 배경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여러가지 원인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소극적인 가격정책을 펼친 탓에 프리미엄급 제품의 판매가 저조했던 게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타이어는 지난달 29일 올 상반기 3조 3365억 원의 매출액과 511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해 대비 감소한 수치다.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만 놓고 보더라도 1분기보다 감소했다. 한국타이어의 분기 실적이 2분기 연속 전년 동기대비 감소한 것은 처음이다.

한국타이어는 "증설과 타이어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판매량 자체는 늘어났다"면서도 "원자재 가격이 하향 안정화돼 제품 판매가격이 하락한 데다 환율의 영향도 반영돼 매출액이 감소했다"고 실적 부진의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수출 비중이 높은 제조업체 가운데서 한국타이어만큼 환율의 영향을 적게 받는 곳은 드물다는 게 중론이다. 또한, 원자재 가격은 제품 판매가격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매출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수익성 악화를 원자재 가격과 직접 연관짓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타이어 업계는 환율이나 원자재 가격 변동보다는 제품군 구성(프로덕트 믹스)이나 판촉 활동을 비롯한 마케팅 전략 실패가 한국타이어의 상반기 실적 부진을 낳은 주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지나치게 방어적인 가격 정책을 펼친 게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한국타이어는 쟁쟁한 해외 업체들과 비교하더라도 제품 경쟁력 측면에서 손색이 없다"면서도 "제품에 대한 자신감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 온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타이어가 창사 이래 가장 많은 재고를 쌓아 놓고 있다는 점은 하반기 수요 증대에 대응하기 위한 측면도 있겠지만, 제값을 받지 못하면 재고를 소진하지 않겠다는 정책이 반영된 결과로도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한국타이어의 2분기 타이어 생산량은 2391만 개로 전년 동기보다 1.6%, 1분기보다는 5.2% 증가했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공장의 생산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헝가리 공장의 경우에는 생산 수량 자체는 줄어들었지만 생산 중량은 유지되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그러나 주요 시장에서의 매출 실적을 살펴보면 생산이나 판매량 증가가 곧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초고성능(UHP) 타이어 판매 비중이 줄어들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한국타이어에게 매출액 기준으로 가장 비중이 큰 시장은 유럽이다. 유럽 시장에서 한국타이어의 2분기 매출액은 5100억 원으로 1분기 4700억 원 대비 8.5% 증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때도 1.4% 늘어난 수치다. 동유럽을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인 덕분이다.

매출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UHP타이어 판매 비중은 감소했다. 2분기 유럽 UHP타이어 매출액은 1700억 원으로 1분기(1770억 원)보다 4% 줄어들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730억 원 보다도 적다. 매출액 대비 UHP 타이어 판매 비중은 33.3%로 전분기 대비 4.3%포인트, 전년 동기보다는 1.1%포인트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경제 사정이 나은 서유럽에서의 시장점유율 하락과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유럽 다음으로 큰 국내 시장에서도 한국타이어의 UHP타이어 판매는 부진했다. 한국타이어의 2분기 국내 UHP타이어 매출액은 930억 원으로 1분기보다 10억 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이 3340억 원에서 3540억 원으로 증가한 탓에 UHP타이어 매출 비중은 28.1%에서 26.4%로 감소했다.

그나마 UHP타이어 판매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는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 올 2분기 UHP타이어 판매 비중이 처음으로 30%를 넘어선 중국에서의 매출은 5분기 연속 감소 추세다. 수요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는 미국시장 매출액도 3분기 연속 감소했다.

한국타이어
※출처 : 한국타이어

이같은 결과가 나타난 데 대해 한국타이어는 한결같이 '경쟁 심화'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글로벌 시장과 내수 시장을 막론하고 중국업체를 필두로 저가형 타이어를 주력으로 내세운 경쟁사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는 데다 비슷한 수준의 제품군을 갖춘 기존 경쟁사들 역시 가격할인을 비롯한 다양한 판촉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한국타이어는 실적 만회나 재고 소진을 위해 무리한 가격할인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종호 한국타이어 월드와이드 기획재정부문장(전무)은 "유럽과 내수 시장에서 경쟁사들에게 대응하기 위해 프로모션(판촉)을 강화할 계획"이라면서도 "시장에 충격을 주거나 전체 판매 단가(ASP)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할인을 실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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