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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 자산재평가 안받은 이유는 에버랜드 수익가치 없어..영업용·비영업용 토지 구분 모호

한형주 기자공개 2014-09-22 10:45:31

이 기사는 2014년 09월 17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앞둔 제일모직(삼성에버랜드)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부동산 재평가에 나서지 않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보유 토지의 핵심인 에버랜드에서 이익이 안 난다는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제일모직이 공모가 눈높이를 낮춰 가려는 것 아니냐는 일부 관측도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상장 준비 과정에서 토지자산 재평가를 받지 않았다. 토지 재평가시 전체 자산가치가 큰 폭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는 점에 비춰 이례적인 행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제일모직 소유의 약 435만 평(1434만㎡) 토지 장부가는 9093억 원. 이는 단순 취득원가일 뿐 공정가치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증권업계에선 취득가 기준 평당 20만 원 남짓인 토지가가 최대 100만 원까지 재평가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었다. 토지자산 가치가 현재보다 3조~4조 원가량 뛰어오를 수도 있다고 본 것이다. 현실화된다면 제일모직 시가총액의 앞 자릿수가 바뀔 상황이었다.

하지만 삼성 측의 진단은 들뜬 시장 예상과 달랐다. 에버랜드의 수익가치가 없어 적정 가격을 매기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 이익이 안나는 에버랜드 부지가 영업용 부동산인지, 비영업용 부동산인지 구분하기도 애매했다는 후문이다.

당초 삼성도 제일모직이 갖고 있는 유형자산을 밸류에이션 산정에 포함시키는 것이 개념적으로 맞다는 데는 공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고 부동산 재평가를 미리 받아 놓은 것도 아닌 상태에서 절차상 이로울 게 없다는 판단에 결국 보류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이 처음부터 제일모직의 가격을 비싸게 가져갈 의도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일부 시각도 있다. 같은 맥락으로 제일모직이 상장 후 4년여가 지나서야 공모가 회복을 노리게 된 삼성생명의 사례를 답습하려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도 차츰 힘이 실리고 있다.

더구나 제일모직은 삼성생명 지분도 20%가량 쥐고 있다. 지분구조만 놓고 볼 때 사실상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을 보유한, 이른 바 지주사의 홀딩컴퍼니인 것이다. 삼성생명은 그룹의 캐시카우인 삼성전자 뿐 아니라 삼성자산운용 등 금융 계열사 주식도 들고 있다. 이처럼 그룹 내 핵심 계열사 중에서도 꼭짓점에 위치한 제일모직에겐 상장을 통한 거액 자금조달만이 대수가 아니라는 논리가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진다. 현실적인 가격으로 상장한 뒤 가치를 끌어올리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제 제일모직 입장에서 비영업가치에 해당하는 잉여자산은 삼성생명 등 보유 지분가치 정도로 압축된다. 제일모직은 영업가치와 비영업가치를 모두 감안해 시총을 산출하는 '썸 오브 파트(sum of part)'를 활용할 전망이다. 주가수익비율(PER)과 기업가치/상각 전 영업이익(EV/EBITDA) 배수로 영업가치를 구하고 비영업용 자산가치를 더해주는 방식이다. 이에 따른 공모 규모는 1조 원대로 거론된다.

제일모직은 이번주 중 한국거래소에 상장예심을 정식 청구할 예정이다. 이번 상장은 대우증권이 대표주관하고, 우리투자증권과 씨티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이 공동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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