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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뎌지는 포스코특수강 매각, 내년으로 미뤄지나 노조 고용승계·위로금 요구, 실사도 불허..세아·포스코 "받아들이기 힘들다"

김장환 기자공개 2014-10-06 08:22:42

이 기사는 2014년 10월 01일 16: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노조를 중심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요구에 포스코특수강 매각이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기본적인 요구사안은 고용승계와 위로금이다. 세아그룹과 포스코 모두 신중한 입장만을 보이고 있어 협상은 당분간 지지부진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한해를 넘기기까지 실사조차 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마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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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업계에 따르면 세아베스틸은 지난달 안에 시작하기로 했던 포스코특수강 실사를 아직 착수조차 못했다. 비대위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공장 접근이 번번이 막히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특수강 비대위는 일주일에 수차례 서울 포스코 본사 사옥으로 올라와 시위를 벌이고 있기까지 하다. 일부 정치권에서도 포스코특수강 노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포스코와 세아그룹은 포스코특수강 실사를 10월 중에는 반드시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노조와 협상을 성사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포스코와 세아그룹이 우리 측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공장에 개미 한마리도 들이지 못하게 할 것"이라며 강경 입장을 밝혔다.

포스코특수강 비대위가 요구하고 있는 사안은 크게 두 가지로 축약된다. △세아베스틸로 매각시 5년간 전 직원의 고용승계 유지 △매각 총 금액의 10%를 전 직원에 위로금으로 지급 등이다. 비대위와 포스코 관계자는 이 같은 협상안을 두고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포스코 사옥에서 1차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양측은 아직까지 절충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일단 세아그룹은 노조가 요구하는 고용승계의 기본 방침은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규모와 기간은 좀 더 검토를 벌여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고용안정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을 정한 상황"이라면서도 "구체적인 기간 등에 대해서는 보다 세부적인 논의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뒤로하고 그동안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해온 세아그룹의 과거 사례를 보면 포스코특수강 인수시 고용 100% 승계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대표적 경우가 가장 최근 인수한 SPP강관이다. 지난 2012년 세아그룹이 인수한 SPP강관은 이후 세아제강으로 흡수합병이 완료된 상태다. 당시 세아제강은 SPP그룹의 100% 고용승계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SPP강관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회사측에서는 100% 고용승계를 애초 요구했지만 세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당시 고용승계가 된 인원은 생산·사무직을 합쳐 60~70%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심각한 경영난에 휩싸여 법정관리로까지 치달았던 SPP그룹은 고용승계를 받아들이지 않았음에도 서둘러 SPP강관을 팔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특수강 인력은 SPP강관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많다. 간접고용 인원인 사내 파트너사까지 합치면 직원만 2000여 명이 넘는다. 약 2500명 직원을 거느린 세아베스틸과 맞먹는 수준이다. 향후 인수 후 합병 방식의 PMI를 고려하고 있는 세아베스틸 입장에서 이를 받아들였다가는 기존 직원들이 오히려 역차별 당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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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포스코도 노조의 입장을 마냥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포스코의 기본적인 입장은 "아직까지 밝힐 수 있는 사안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내부에서는 노조의 요구에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는 후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노조에서 요구하는 위로금 자체가 과도하게 많다. 업계에서 바라보고 있는 포스코특수강의 매각가는 적어도 1조2000억 원대. 최근 거론되고 있는 베트남 공장 제외 후 매각이 이뤄지더라도 1조 원은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의 협상안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면 포스코는 1000억~1200억 원대 돈을 포스코특수강 직원들에게 위로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얘기다. 매각 대금이 오르면 오를 수록 당연히 금액은 더 오르게 된다. 올해 3월 권오준 회장이 부임한 이후 자산 매각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한 유동성 확보 계획을 진행 중인 포스코 입장에서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결국 포스코나 세아그룹 양쪽 모두 포스코특수강 비대위의 협상안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 때문에 최대한 비대위의 요구 수준을 낮추는 선에서 향후 일정을 진행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를 보면 양측의 협상은 지지부진 미뤄지는 것이 불가피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올해 내에 실사는커녕 딜(DEAL)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마저 거론된다.

한편 지난달 25일 포스코와 1차 협상을 마무리한 포스코특수강 비대위는 포스코 측에서 회신을 주는 즉시 2차 협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특수강 비대위 관계자는 "일정은 아직까지 잡히지 않았고 포스코에서 회신을 주면 곧바로 2차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며 "고용승계와 위로금 요구가 받아들여지기 전에는 외부업체에 공장 문을 열어줄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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