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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 없는 기술성평가...바이오산업 투자분위기 급냉 [원칙없는 특례상장③]특례상장 기준 명확하게 정하고 투자자들에게 공개해야

이윤정 기자공개 2014-10-22 08:17:21

이 기사는 2014년 10월 16일 1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술성 평가를 통한 특례상장의 잇따른 불발이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바이오기업의 주요 상장 수단으로 여겼던 기술성 평가를 통한 특례상장이 연이어 좌절된데다 그 과정에서 기술성평가의 일관성 부재, 심사 과정에 대한 불합리한 점 등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탈들은 회수 관점에서 제도적 불확실성이 드러나고 있어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를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일부 벤처투자기관들 사이에서는 당분간 바이오벤처투자를 자제하자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 바이오·의료 분야, 투자비중 최고…기술성 평가 특례 상장 노리는 기업 위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8월말 기준 올해 벤처캐피탈들이 바이오 및 의료 분야에 투자한 금액은 총 1600억 원이다. 이는 전체 투자자금의 16.95%로 산업별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벤처투자의 주요 타겟 산업인 ICT/제조, 전기/기계/장비 분야보다 더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

바이오/의료 분야에 대한 벤처투자가 늘어난 것은 작년부터다. 투자비중 7~8% 수준이었던 것이 지난해에는 전체 투자금의 10.57%를 기록하며 10%선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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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벤처캐피탈 협회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작년 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투자 성공 사례가 많이 나오면서 바이오 및 의료,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지기 시작했다"며 "많은 기관들이 올해 주요 투자처로 바이오/의료 분야를 꼽고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 및 의료 관련 기업들이 기술성 평가 특례상장의 대상이라는 점은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최근 특례상장 첫 관문인 기술성평가 불합격 사례가 늘어나면서 바이오벤처투자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입장도 바뀌고 있다.

작년 말 바이오 전문 투자 심사역을 영입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걸었던 A 벤처캐피탈 대표는 "바이오/의료 투자 열풍을 반영하듯 바이오 전문 투자심사역 모셔오기 경쟁으로 품귀현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IT, 반도체, 제조업이 업황이 부진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바이오/의료 산업이 주요 투자처로 급부상했다"며 "기술성평가를 앞둔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가 많이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최근 기술성평가 미승인 판정이 빈번해진데다 올해들어 특례상장에 성공하는 기업이 없자 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가 주춤한 양상이다. A사 대표는 당분간 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를 신중하게 접근하고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 기술성평가 결과 일관성 부족, 엑시트 불확실성으로 이어져

투자업계에서는 투자금 회수에서 제도적 불확실성이 확인된 만큼 당분간 투자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특히 몇 년 전 벤처투자업계가 태양광 투자 열풍으로 크게 손실을 보며 휘청 거린 경험이 있어 바이오·의료 산업을 기회로 보면서도 그 기회에 대해 더욱 신중한 입장을 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당연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했던 기업들마저 기술성평가에서 떨어지면서 다소 혼란스런 상황"이라며 "벤처기업 뿐 아니라 기술성평가 특례상장을 주관했던 전문가들마저 기술성평가 심사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성평가 특례상장은 기술력이 있지만 당장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는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하지만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기술성평가를 통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바이로메드나 제넥신처럼 신약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정통 바이오벤처기업보다 현재 매출을 일으키고 있는 바이오벤처기업들의 몸값만 높아졌다. 수익을 내더라도 그 규모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특례상장 심사에서 떨어지면서 특례상장 기준이 오락가락한다는 불만의 소리가 커지고 있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그 동안 기술성평가 특례상장을 통과한 곳과 떨어진 회사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면 일정한 패턴이 나오지 않는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엑시트가 가장 중요한데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는다는 것은 투자리스크를 극대화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처음부터 기술성평가 특례상장이 분명한 기준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투자를 한 것이 잘못이었다는 자성의 목소리마저 들리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바이오벤처 분야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지 않기 위해서는 기술성평가 특례상장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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