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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그룹, 스카이라이프 버릴 수 있을까 [신용등급 스플릿 점검]한기평, 계열 지원 가능성 배제…"무리한 주관적 판단 개입"

황철 기자공개 2014-11-14 09:10:00

이 기사는 2014년 11월 12일 1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스카이라이프는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신용도 개선을 이룬 기업 중 하나다. 2008년 이후 매년 한 노치 이상씩 신용등급이 올라 지난해 6월 불과 4년여 만에 BBB0에서 AA급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배경에는 국내 최우량 그룹 주력사인 KT가 있었다. 모회사와의 사업적 시너지와 유사시 지원 가능성은 신용등급 수직 상승의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KT ENS 사태를 계기로 신용등급에 반영한 KT의 재무적 지원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대두됐다. 한국기업평가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등급 불일치(Split)가 나타났던 결정적 이유기도 했다.

KT스카이라이프의 신용등급 스플릿은 기업의 펀더멘털 변화가 아닌 계열 지원 노칭(notching)에 대한 판단 차이에서 발생한 사례라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계열 지원 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다분히 주관적 요소가 개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 시장에서는 KT스카라이프의 그룹내 전략적 위상을 감안할 때 타 계열사와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한기평의 평가 자체는 존중해야 하지만 다소 감정적 판단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KT그룹 내 전략적 위상 강화, 재무구조도 '환골탈태'

KT스카이라이프의 변천사를 보면 '환골탈태'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2001년 출범 직후부터 수익성 저하로 자기자본을 까먹기 시작해 오랜 기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었다. 2008년까지 신용등급은 BBB급에 머물러 있었다.

2009년 무상감자로 자본잠식을 해소하고 일정부분 재무구조를 개선해 A급 기업으로 올라섰지만 시장의 반응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았다. 당시 KT의 지분율은 24.46%에 불과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에 걸림돌이 많았다. 우리투자증권(10.83%), 한국방송공사(9.54%)를 비롯해 160개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의 출자로 설립된 기업의 한계이기도 했다.

KT스카이라이프 신용도의 극적인 반전은 2010년 KT가 추가로 지분을 인수한 이후 나타났다. KT가 지분율을 50.2%로 높이면서 최대 아킬레스건이었던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게 된 것.

특히 추가지분 인수는 KT스카이라이프에 대한 대주주의 지배의지를 뚜렷히 보여준 계기가 됐다. 2008년초까지 BBB0에 불과하던 KT스카이라이프의 신용등급이 그룹 편입후 2010년 A0, 2012년 A+, 2013년 AA-까지 초고속 상승한 이유기도 했다.

스카이라이프

이후 KT와의 긴밀한 협업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 수익창출력이 지속적으로 개선됐고 재무구조 또한 몰라보게 나아졌다. 풍부한 잉여현금창출로 순차입금 마이너스(-)의 실질적 무차입을 지속할 수 있게 된 배경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KT그룹의 방송·통신 융합전략의 핵심에 서며 계열 내 위상도 높아졌다. 대주주의 재무적 지원 가능성의 척도가 되는 계열 통합도와 중요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게 된 이유였다. 앞으로도 그룹 차세대 통방융합 전략의 중심에서 계열 내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신용등급 A급 강등, 다소 무리 '대세'

NICE신용평가가 KT ENS 사태 이후 KT그룹의 계열사 지원 의지에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KT스카이라이프의 신용등급에 손을 대지 않았던 이유다. 신용등급 강등을 결정을 내린 한국기업평가 역시 KT스카이라이프의 높은 '계열 내 통합도와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을 달지 않았다. 다만 "KT ENS 사태를 볼 때 KT가 유사시 자회사에 대해 재무적 지원에 나설 확실성이 매우 높을 것이라는 한기평의 기대를 훼손했다"라는 점을 평정에 더 크게 반영했다.

한기평은 지난 5월 정기평가에서 KT스카이라이프를 비롯해 KT캐피탈·KT렌탈·KT텔레캅의 신용등급을 모두 한 단계씩 강등했다. 평가에 나선 전 계열사의 독자신용등급을 일괄적으로 최종신용등급으로 결정했다. 신용등급에 반영한 계열 지원 가능성을 모두 배제한 것.

물론 한기평마저 인정한 '계열 내 통합도와 중요성'을 바탕으로 한 모기업과의 사업적·재무적 시너지 등은 독자신용등급(Stand alone)에 상당부분 반영돼 있다. 한기평의 판단에 모순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그룹 전략의 핵심에 서 있는 KT스카이라이프에 타 계열사와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주력 사업의 '선택과 집중'을 내세운 황창규 호가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통방융합 전략 하에서도 KT스카이라이프의 중요성이 커지면 커졌지 약화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

유사시 계열의 재무적 지원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NICE신용평가의 판단에 동의하는 목소리가 더 높은 것도 이 때문. 적어도 매각을 추진 중인 KT캐피탈이나 KT렌탈과는 격이 다르다는 것.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KT ENS 사태 이후 계열에 대한 지원 가능성이라는 신뢰가 훼손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전 계열에 동일하게 반영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라며 "타 대기업집단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보더라도 KT스카이라이프와 같은 주력 회사에 계열 지원 노칭을 배제하는 것은 과도한 주관적 판단으로 보여진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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