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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지스틱스, 롯데측 감사 선임 '이해상충' 논란 박현철 롯데쇼핑 전무…감사 독립성 훼손

이경주 기자공개 2014-12-05 08:42:30

이 기사는 2014년 11월 28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로지스틱스가 롯데그룹이 대주주가 된 후 롯데그룹 측 임원을 감사로 선임해 '이해상충' 논란이 일고 있다.

감사는 대주주 측 경영진을 견제할 책임과 권한이 있어 대주주로부터 독립된 인사를 선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감사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취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대로지스틱스는 경영진과 감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대주주가 같아 이해상충 소지가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로지스틱스는 지난달 박현철 롯데쇼핑 운영담당 전무를 감사로 선임했다. 박 전무는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 운영팀장도 겸임하고 있다.

앞서 롯데그룹은 글로벌 사모투자회사 오릭스 PE(이하 오릭스)와 현대로지스틱스 지분(88.8%) 인수를 위해 설립된 SPC 지분 35%를 1190억 원에 사들이며 현대로지스틱스의 대주주 중 하나가 됐다. 1190억 원은 롯데쇼핑과 롯데로지스틱스 등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공동출자로 조성됐다. 나머지 SPC지분은 오릭스가 35%, 현대상선이 30% 보유하고 있다.

특히 롯데그룹은 오릭스가 향후 투자금회수(엑시트) 시 정해진 금액으로 지분을 우선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받아 현대로지스틱스의 주인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택배업계는 이를 기정사실화하고 유통공룡의 택배업 진출에 이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현대로지스틱스는 현재 대주주이자 향후 주인이 될 가능성이 높은 롯데그룹 측 인물을 감사로 선임한 상황이다.

특히 박 전무가 몸담고 있는 롯데쇼핑은 향후 현대로지스틱스의 최대화주가 될 가능성이 높아 두 기업은 직접적인 이해관계에 있다. 업계는 롯데쇼핑의 계열사인 롯데홈쇼핑이 현재 CJ대한통운에 맡기고 있는 택배물량을 수년내 현대로지스틱스로 돌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쇼핑에 몸담고 있는 박 전무가 롯데쇼핑과 현대로지스틱스의 내부거래를 감시하게 된 상황이다. 이해상충 논란이 더 커지는 대목이다.

현대로지스틱스는 비상장사이지만 소액주주도 지분 11.14% 보유하고 있어 독립적인 감사역할 수행이 필요한 상황이다.

감사로 박 전무를 선임한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상법 제411조에 따르면 감사는 회사 및 자회사의 이사 또는 지배인 기타의 사용인의 직무를 겸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 전무는 현대로지스틱스의 출자법인 전무이사로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이해상충 논란을 피하기 위해 계열사 임원을 감사로 선임하지 않는 경쟁사들과 비교되는 행보다.

경쟁사인 CJ대한통운과 한진은 학계와 법조계 인물을 감사나 감사위원으로 두고 있다. 계열사나 해당기업과 연관된 인물은 한명도 없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재무적투자자(FI) 입장에서 현대로지스틱스에 지분을 투자한 것으로 경영권이 오릭스에 있기 때문에 견제 차원에서 감사를 롯데그룹 측 인사로 선임한 것으로 보인다"며 "또 경영권이 없기 때문에 답변할 위치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박 전무 감사선임과 함께 2명의 롯데그룹 측 인사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해 전체 이사회 멤버 8명 중 4분의 1을 보유해 이사회 내에서도 목소리를 낼 수 있다.

한 지배구조 전문가는 "감사제도 취지가 대주주가 선임한 경영진을 견제하는데 있기 때문에 감사의 독립성이 보장돼야 한다"며 "롯데쇼핑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현대로지스틱스의 감사로 롯데쇼핑 임원을 선임하는 것은 다분히 이해상충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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