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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삼우종합건축 '헐값 인수' 배경은 연매출 2700억 회사 69억에 매입 ‘영업권 제로', 수익성 저하 원인

길진홍 기자공개 2014-12-05 08:55:00

이 기사는 2014년 12월 04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이 국내 1위 설계업체인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를 사실상 헐값에 인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설법인 지분 취득을 통한 계열사 편입 과정에서 영업권을 거의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계열사 편입을 위해 건설사업관리(CM)와 감리 등을 따로 떼어낸 점을 생각해도 외형대비 지분가치가 과도하게 저평가됐다는 지적이다. 기존 시공부문과 결합에 따른 사업 시너지를 고려하면 공짜로 회사를 인수한 셈이 된다.

삼성물산은 지난 9월 30일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의 지분 100%를 취득하고,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기존 회사의 CM과 감리 등을 떼어내고, 설계부문 인력 800여 명을 흡수했다. 삼성물산이 지분 인수 대가로 지급한 금액은 69억 원이다. 인적분할로 신설 등록한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의 발행주식수는 10만 주. 주당 가치를 6만 9000원으로 평가한 것이다.

삼성물산, 삼우종합 인수 개요

삼성물산은 유동자산을 포함한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의 자산가치를 516억 원으로 평가했다. 부채 467억 원을 드러낸 순자산가치는 49억 원에 그쳤다. 인수대금 69억 원에서 순자산가치를 드러낸 영업권은 19억 원이다.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와 영업결합에 따라 발생하는 경제효과를 수치로 환산하면 20억 원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업계는 삼성그룹 계열사 편입 과정에서 삼우종합건축사무소의 가치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3년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가 올린 매출은 2776억 원이다. CM부문을 드러낼 경우 연간 매출은 최소 1500억 원 이상에 달한다. 삼성물산 자회사 편입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생각하면 매출액은 대폭 불어날 전망이다. 단순 시공에서 설계 전문 인력 흡수를 통한 건설부문 역량 강화를 생각하면 향후 시너지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종합건축사사무소 실적

그런데도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의 지분가치가 저평가된 이유는 낮은 수익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액에서 용역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90%를 웃돌았다.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의 지난해 원가율은 93.8%에 달했다. 2010년과 2011년에도 원가율이 각각 95.6%, 97.9%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1%대에 머물렀다. 2011년에는 영업적자를 냈다.

이는 경쟁사인 희림, 한미글로벌 등에 크게 밀리는 수치다. 희림의 경우 원가율이 80%대에 달한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4.6%를 기록했다. 한미글로벌은 2013년 원가율이 77%로 영업이익률이 6%를 웃돌았다. 삼성그룹 공사에 의존해온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가 이익을 남기지 않고, 설계를 맡아온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쟁사 대비 열악한 현금창출력은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 결국 삼성그룹과 매출거래를 통해 지분가치가 떨어진 셈이 된다.

게다가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는 CM부문을 떼어내면서 부채를 대부분 떠안았다. 분할 전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의 자산총계(2013년 12월 기준)는 739억 원이다. 이 가운데 부채가 499억 원을 차지했다. 부채 규모에 변동이 없는 가운데 분할로 인해 유무형자산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순자산가치가 줄면서 기업가치도 떨어졌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설계회사의 경우 업무 특성상 주요 자산이 대부분 인력이라고 할 수 있다"며 "최근 출혈경쟁에 따른 수익성 저하와 채무 부담이 가치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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